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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Willow & Tara [Willow & Tara]에는 세 편의 만화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우선 벤슨과 골든이 공동집필한 'WannaBlessedBe'와 2부작 'Wilderness'가 실려 있고, 그 뒤에 [Dark Horse Extra]에 실린 앤디 왓슨의 'Demonology Menagerie'가 달려 있지요.
'WannaBlessedBe' 다른 매체에 이식된 [버피]의 자매 작품들이 대부분 그렇듯, 'WannaBlessedBe'도 텔레비전 특수 효과로 만들어내기 어려운 스펙터클을 이야기에 도입하고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새떼와 나무줄기들이 희생자들을 공격하는 장면이나 이번 이야기의 악역인 모리건이 거대한 새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장면 같은 것들이 그렇죠. 시각적 스케일에 비하면 이야기는 비교적 조촐합니다. 하긴 긴 이야기를 할 여유도 없긴 했어요. 케이틀린이 어설프게 벌여놓은 피투성이 난장판은 현명한 윌로우와 타라의 통제 밑에서 완벽하게 해결됩니다. 그 동안 케이틀린은 힘의 통제에 대한 교훈을 배우고 위카 그룹 회원들은 마법의 힘에 대해 알게 됩니다. 이런 이야기와 교훈은 6시즌의 스토리 전개를 생각해보면 아이러니컬하기까지 해요. 피투성이 살인이 두 건 있는 이야기치고는 전체적 분위기가 예쁘장하고 아기자기한 편입니다. 테리 무어와 앤디 왓슨의 그림도 온화하고요. 몇몇 부분은 지나치게 가볍다는 생각도 들어요. 아무리 실수라고 해도 자기 때문에 두 사람이나 죽었는데, 케이틀린은 너무나 손쉽게 그 사실을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타라와 케이틀린이 함께 있는 걸 보고 윌로우가 질투를 느끼는 장면도 조금 오버한다는 느낌이 들고요. 하지만 이 장면은 시리즈 밖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윌로우 & 타라의 닭살 대사들로 이어진답니다.
TARA: You're my best friend and I love you.
I could never work spells with anyone else.
There wouldn't be any magic in it.
'Wilderness' 이야기는 이들이 환경론자들과 벌목꾼들이 싸움을 벌이는 한 마을을 지나치면서 시작됩니다. 벌목꾼 한 명이 다람쥐 떼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우리의 주인공들은 숲의 비밀을 조사하기 시작해요. 곧 그들은 그곳이 요정들의 숲이며 성난 그린잭이 요정들과 함께 벌목꾼들을 공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윌로우와 타라는 그린잭의 학살을 막으면서 동시에 숲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도 텔레비전에서 불가능한 스펙터클로 가득합니다. 여기서 묘사된 요정들과 그린잭을 다 살리려면 웬만한 여름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비가 들었겠죠. 마법 한 방으로 모든 일들을 해결했던 전편과는 달리, 이 이야기의 액션은 난폭하고 거칠며 깁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윌로우와 타라가 놓인 미묘한 입장입니다. 이야기는 다른 [버피] 에피소드들과는 달리 선과 악을 그렇게까지 분명히 구별해놓지 않습니다. 벌목꾼들에게도 자기 입장이 있고 숲의 요정들에게도 자기 입장이 있죠. 윌로우와 타라의 해결책도 어느 한 쪽을 때려잡는 건 아닙니다. 이런 입장은 크리스토퍼 골든의 영향이 강하지 않나 싶어요. 그는 비슷한 소재를 비슷한 관점에서 다룬 이야기를 꽤 많이 썼으니까요. 윌로우와 타라의 관계는 보다 성숙하고 어른스럽게 그려졌습니다. 닭살 대사들은 조금 줄었지만 성적 암시는 늘었어요 ("And never let it be said that I left a Tara craving unsatisfied.") 둘의 관계 역시 데이트하는 사이에서 서로에게 깊이 의지하는 파트너 사이로 발전했고요. 윌로우, 타라, 던의 의사 모녀 관계는 다정하고 따뜻하게 묘사되었습니다. 이 이야기의 던은 텔레비전 시리즈의 던보다 더 용감하고 덜 이기적이며 사랑스럽습니다. 6시즌 던도 이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하지만 어두운 부분도 있습니다. 윌로우는 전편에 비해 마법을 훨씬 가볍게 쓰고 막판엔 DMW의 까만 눈이 등장하기도 해요. 그래도 타라를 겁탈하려는 보가트와 요정들에게 "Get off her now or in Hecate's name I will kill you all!"이라고 외쳐대는 윌로우는 얼마나 믿음직한지요. 에이제이의 그림에는 만족스러운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습니다. 우선 요정들과 그린잭의 묘사는 좋습니다. 액션 장면도 훌륭하고요. 하지만 날카로운 펜터치 때문에 우리 세 주인공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그 부드럽고 동그란 느낌은 많이 죽습니다. 종종 캐릭터들이 너무 매섭게 보여요. 덕택에 윌로우와 타라 사이의 격렬한 애정이 오히려 더 잘 묘사되는 부분도 있긴 합니다만.
'Demonology Menagerie' 짤막한 두 장짜리 농담답게, 앤디 왓슨의 그림은 극도로 단순합니다. 캐릭터들의 손은 벙어리 장갑을 끼고 있는 것 같고 몸은 이등신이죠. 마치 휴대전화 악세사리들의 인형극을 보는 것 같아요. 그래도 꽤 귀엽지 않나요?
기타등등 2. 'Wilderness'에서 우리의 주인공들은 삼림감시원이 숫사슴의 공격을 받는 걸 보고 질겁하는데, 끔찍한 일이긴 하지만 꽤 자주 있는 일이랍니다. 초식동물들이라고 위험하지 않은 건 아니라고요. (03/03/19)
DJUN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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