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d Things (6X13)

각본
스티븐 디나이트 Steven DeKnight

감독
제임스 A. 콘트너 James A. Contner

주연
사라 미셸 겔러....버피
Sarah Michelle Gellar....Buffy
제임스 마스터즈....스파이크
James Marsters....Spike
앰버 벤슨....타라
Amber Benson....Tara
앨리슨 해니건....윌로우
Alyson Hannigan....Willow
대니 스트롱....조나단
Danny Strong....Jonathan
애덤 부쉬....워렌
Adam Busch....Warren
톰 렝크....앤드루
Tom Lenk....Andrew
미셸 트라첸버그....던
Michelle Trachtenberg....Dawn
아멜린다 임브리....카트리나 실버
Amelinda Embry....Katrina Silber
니콜라스 브렌든....잰더
Nicholas Brendon....Xander
엠마 콜필드....아냐
Emma Caulfield....Anya

이번주 서니데일에서는...
기크 트리오는 워렌의 옛 여자 친구 카트리나를 마법으로 최면을 걸어 가지고 놀다가 실수로 달아나는 카트리나를 죽이고 맙니다. 그들은 마법을 이용해 버피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고, 자기가 살인을 했다고 믿게 된 버피는 심각한 윤리적 고민에 빠집니다.

'Dead Things'
슬레이어의 살인이라는 소재는 이미 3시즌의 'Consequences'에서 다루어진 적 있습니다. 하지만 그 에피소드에서 사람을 죽인 쪽은 페이스였고, 버피는 주변을 맴돌면서 걱정만하는 편이었지요. 아마 ME 사람들은 그 주제를 다시 끄집어와 보다 깊이 있게 다루고 싶어했던 것 같습니다.

과연 이 에피소드가 그 주제를 그렇게까지 깊이 있게 판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상당히 무거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일회성 스토리라는 한계 때문에 중간에 이야기가 갑작스럽게 끊겨버리는 것 같거든요. 생각해보세요. 애당초부터 그건 버피의 살인이 아니었잖아요. 시작부터 면죄부를 주고 있는 셈이지요. 덕택에 버피의 고민은 괜히 심각하게 시작했다가 기크 트리오가 범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바로 그 순간에 맥빠지는 안티 클라이맥스로 떨어지고 맙니다.

주제를 표면화시키기 위해 가져온 버피와 스파이크의 대립도 'Consequences'에서 나온 버피와 페이스 사이의 갈등보다 긴장감이 약해보입니다. 아마 그들 사이에 다른 이야기가 없었다면 더 약해졌겠지요.

결정적으로, 버피는 버피버스의 법칙을 까맣게 잊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버피는 자기가 사람을 죽였다고 믿자마자 몇 번 고민한 다음 경찰서로 달려가려 하는데, 'Consequences'에 따르면 버피가 진짜로 해야 할 일은 일단 와처 본부에게 연락하는 것입니다. 그게 '옳은' 일이죠. 자기 일에 책임을 지고 동시에 의무도 다치지 않게 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하면 드라마가 만들어지지 않는다고요? 하긴...

기크 트리오
기크 트리오는 지금까지 놀림감의 대상이었고 어릿광대들이었습니다. 야심은 컸지만 정말로 위험한 일들은 저지르지 않았죠. 하지만 오늘 그들은 사람을 죽였습니다. 아이러니컬한 건 그게 서니데일을 지배하려는 그들의 야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계획의 일부가 아니라 덜떨어진 섹스 게임을 하다 실수로 일어난 사고였다는 것이죠. 하긴 그게 이들의 기능입니다. 이들이 서니데일에 일으키는 끔찍한 일들은 모두 서툰 실수에서 파생된 부작용들입니다.

간신히 법망을 빠져나갔다고 생각한 앤드루가 막판에 내뱉는 대사는 상당히 섬뜩합니다.

ANDREW: We really got away with murder. That's ... kinda cool.

이게 기크 트리오의 진짜 문제입니다. 그들에게 세상 모든 것들의 잣대는 단 하나입니다. 바로 그들의 미적 기준이죠. 이들이 툭하면 사용하는 'cool'이라는 단어는 생각보다 훨씬 위험합니다.

버피와 스파이크
오늘 '슬레이어 살인' 이야기가 충분한 힘이 없는 또다른 이유는 버피가 자수를 일종의 도주로 여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버피는 자신이 스파이크에게 끌리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맨 처음에 한 일이 자신이 잘못 돌아왔다는 사실을 증명해서 어떻게든 책임회피를 하려는 거죠. 그 다음에 택한 게 바로 자수입니다. 제가 보기엔 이 이야기가 거의 화석화된 '슬레이어 살인' 이야기보다 더 정곡을 찌르고 있는 듯 합니다.

다른 사람들
윌로우와 타라는 잠시 짧은 재회를 합니다. 이 장면은 꽤 좋습니다. 대사는 평범하지만 배우들은 실제 대사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군요.

비교적 드문 일인데, 타라는 이 에피소드에서 윌로우와 직접 관계가 없는 다른 일을 합니다. 버피가 돌아오면서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알아내는 것이죠. 이들이 더블미트 팰리스에서 나누는 대화는 그 무시무시한 사실성 때문에 꽤 와닿습니다.

TARA: I have this sudden urge to dedicate my productive cooperation.
BUFFY: Well, if you close your eyes and repeatedly smash yourself in the head with frozen meat, it'll go away. Eventually. I'm hoping.

잰더와 아냐는 배경 이상은 아닙니다. 던이 덜 활용된 건 불만이군요. 버피의 자수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대상은 바로 던인데 말입니다. 쉬운 길을 택하느라 자매간의 근사한 드라마를 만들 기회를 놓쳤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타등등
덜떨어진 섹스 게임이라고 했는데, 카트리나가 죽기 전에 지적했듯, 기크 트리오의 장난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닙니다. 엄연한 강간미수죠. 전 6,7시즌이 성폭력을 지나치게 가볍게 다루는 경향이 있고, 단순히 강간이라는 단어를 반복하는 것만으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02/12/05)

DJ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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