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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주연
이번주 서니데일에서는...
제인 에스핀슨 재미있는 건 이 작품이 6시즌에 에스핀슨이 쓴 에피소드들 중 가장 좋다는 것입니다. 이 사람의 장기라고 할 수 있는 일회성 코미디였던 'Doublemeat Palace'가 이번 시즌 중 가장 인기없는 에피소드였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아이러니컬하죠.
Jet-lag from heaven 하지만 그거야 책상 위에서 세운 계획이 그렇게 보인다는 거고, 실제의 6시즌은 그 주제를 그렇게까지 잘 살려낸 편은 아닙니다. 계획은 세웠지만 그걸 받쳐줄 스토리가 빈약했던 거죠. 덕택에 버피의 복귀 과정은 끝없는 주저와 반복으로 일관하게 됩니다. 보고 있으면 좀 질려요. 그래도 'Afterlife'는 괜찮은 도입부입니다. 하긴 대부분 도입부가 결말보다 쓰기 쉬운 법이긴 하지만요. 악마 이야기는 그 자체로도 잘 먹히지만 버피가 잘못 돌아왔을지도 모른다는 암시와 섞이면 훨씬 효율적이 됩니다. 괜찮은 연막 역할도 하고요. 주문에 의해 창조된 악마가 '지옥에서 올라온 히치하이커'로 오인된다는 설정은 버피가 '천국'에서 끌려왔다는 반전을 감추는 데 효과적이니까요. 물론 시청자들은 버피의 행동이나 전편에서 나온 "Is ... this hell?"과 같은 대사를 통해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기는 해요. 그래도 연막이 존재하면 그런 단서들이 잠시 이중의 의미로 읽힐 수 있고, 또 속지 않는다고 해도 스토리가 훨씬 드라마틱해지지요. 에스핀슨(또는 조스 위든?)은 천국을 창조하는 데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버피의 대사를 들어보세요. I was happy. Wherever I... was... I was happy. At peace. I knew that everyone I cared about was all right. I knew it. Time... didn't mean anything... nothing had form... but I was still me, you know? And I was warm... and I was loved... and I was finished. Complete. I don't understand about theology or dimensions, or... any of it, really... but I think I was in heaven. And now I'm not. I was torn out of there. Pulled out... by my friends. Everything here is... hard, and bright, and violent. Everything I feel, everything I touch... this is Hell. Just getting through the next moment, and the one after that... knowing what I've lost... 제가 보기엔 버피의 천국은 좀 마약 중독 경험 같습니다. 하지만 이 애매함은 효율적입니다. 일단 현대인들은 기존의 천국 이미지에 쉽게 설득되지 않으니까요. "Time... didn't mean anything"이라는 말로 영원의 패러독스를 해결하려고 한 시도는 괜찮습니다. 경험의 모호함으로 다의적으로 해석될 가능성을 제공하는 술수도 괜찮고요. 무엇보다 천국을 경험한 사람에게 현실이 상대적인 지옥으로 느껴진다는 개념 자체가 좋습니다. 하지만 버피의 경험이 사후 세계 체험을 했다고 믿는 사람들의 일반적 행동 패턴과 다르다는 건 조금 걸립니다. 그들이 경험한 것이 무엇이건, 이런 사람들은 다시 '살아난' 뒤에 삶에 상당히 적극적인 경우가 많거든요. 내세에 대한 확신 때문에 오히려 삶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거죠. 물론 몇 분 동안 이상한 경험을 한 것과 몇 개월 동안 천국에 있었던 건 다르겠지만 바로 위에서 시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하지 않았어요?
Thaumogenesis 그래도 오늘의 악마는 상당히 으스스합니다. 공포물의 분위기가 나요. 기본적으로 버피의 악당들이 라텍스 가면을 쓴 덩치 큰 남자들이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죠. 이 악마는 사고 구조부터가 인간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거든요. 뒤에 악마가 던과 잰더로 건너 뛸 때는 익숙해져서 큰 느낌은 들지 않지만 처음 버피와 아냐에게 기생했을 때의 효과는 좋습니다. 특히 버피의 이미지를 뒤집어 쓰고 중얼거리는 대사는 헛소리와 의미 있는 비난의 중간에서 불길한 다의성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더욱 그럴싸하죠.
버피와 스파이크 이 에피소드를 다시 보고 있노라면, 둘의 가능성을 잘못 활용했다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습니다. 물론 섹스는 늘 관계의 전환점이 되는 법이고, 스파이크도 천사는 아닙니다. 하지만 시즌 후반부의 설정은 아무래도 '둘 관계를 엉망으로 만든 뒤 스파이크에게 영혼을 주자'라는 설정을 위해 억지로 쥐어짠 것 같단 말이에요.
윌로우와 타라 하지만 불길한 암시는 이들을 건너 뛰지 않습니다. 자신의 능력에 취한 윌로우가 타라와의 '조인트 마법'을 깨고 독자적으로 마법을 행사하는 후반부가 그렇죠.
기타등등 오늘의 잡상식. Pig Latin은 글자의 순서를 바꾸어서 외국어처럼 만드는 영어의 말장난입니다. Pig Latin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으신 분들은 여기로 가보세요. (02/09/26)
DJUN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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