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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주연
이번주 서니데일에서는...
'Pangs' 방영 당시 가장 요란하게 광고되었던 건 앤젤의 귀환이었습니다. [앤젤]의 'Bachelor Party'에서 도일이 버피에 닥칠 위기를 예언하는 환영을 보자, 허겁지겁 잠시 방문한 것이죠. 차마 쑥스러워 버피를 만나지 못하면서도 앤젤은 버피 일행을 구하기 위해 후반부의 액션 장면에 참가합니다. 이 이야기는 세 가지 중 가장 재미가 없고 거의 졸렬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번 에피소드의 분위기와도 맞지 않았고 원래 스토리 자체나 설정이 그저그랬어요. 앤젤과 버피의 재회가 다음 [앤젤] 에피소드에서 끝나기 때문에 [버피]만 보는 사람들에겐 이야기가 어정쩡하게 끊긴 듯 한 느낌도 주고요. 하긴 [앤젤]에서 이어진 덜 떨어진 신파 연애담은 안 보는 게 낫지만 말입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걸 만든 건지. 3시즌 이별 장면은 충분히 좋았잖아요. 도대체... 넘어가죠. 두번째 이야기인 스파이크의 구조 요청은 앤젤 것보다 훨씬 잘 먹힙니다. 에스핀슨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스파이크의 코믹한 이미지를 근사하게 활용해서 톡톡 쏘는 코미디를 만들고 있습니다. 스파이크가 칩 때문에 사람들을 해치지 못한다는 설정은 너무 억지지만 그래도 이 에피소드에서 이 캐릭터는 아주 잘 활용된 편이에요. 따분하고 어색한 앤젤과 비교되어 더 그런지도 모르겠군요. 가장 흥미진진한 건 세번째 슈마시 원주민 이야기입니다. 에스핀슨은 이 이야기를 기본적으로 서부극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추수감사절을 지내는 버피 일행은 개척자들이고 슈마시 원주민은 당연히 무시무시한 인디언들이고 나중에 자전거를 타고 버피를 구하러 오는 친구들은 기병대인 셈이지요. 이 뻔뻔스러운 장르 패러디는 거의 ZAZ 사단의 코미디만큼이나 웃깁니다. 그러나 여기서 재미있는 건 이게 단순히 서부극 이야기의 패러디 이상이라는 것입니다. 당연하지 않나요? 지금은 존 포드가 [역마차]를 만들 던 때와는 다릅니다. 이제 우린 그렇게 단순히 서부극을 볼 수 없어요. 암만 봐도 원주민들을 쫓아내고 땅을 차지한 역사는 그렇게 자랑스러운 게 아니잖아요. 어쩔 수 없는 아메리카 개척의 역사와 연결되는 추수감사절이라는 축일의 경건함 역시 의심할 수밖에 없고요. 에피소드는 여기서 서부개척과 관련된 역사와 윤리의 토론장이 됩니다. 버피와 윌로우는 차마 인디... 아니 슈마시 원주민들의 유령과 정면 대결할 수 없습니다. 조상들한테 물려받은 죄가 너무 많으니까요. 결정적인 순간까지 그들은 뒤로 질질 빼며 어떻게든 대화로 이야기를 풀려 합니다. 하지만 슈마시 원주민들의 유령들이 그런 대화를 원할 리가 없죠.
재미있는 이야기에요. 하지만 에스핀슨은 끝까지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합니다. 스쿠비갱들은 자일즈의 길을 따릅니다. 아니, 그냥 생존본능을 따른 거죠. 조상들의 잘못이 어떻건, 우선 일단 산 사람은 살아야 하니까요. 결국 그들은 윌로우처럼 양심이 쿡쿡 찔리는 걸 느끼면서 ("I feel lousy. It's just... Did you see me? 2 Seconds of conflict with an indigenous person, and I turned into general custer.") 다시 추수감사절의 만찬으로 돌아갑니다. 참, 허망하죠? 차라리 스파이크에겐 야무진 논리라도 있었지요.
기타등등 2. 아냐는 앤젤을 처음 본 것처럼 행동합니다. 물론 여러분은 이들이 'Doppelgängland'에서 처음 만났다는 걸 지적할 수 있겠죠. 하지만 기억 못할 수도 있는 것 아니겠어요? 3. 이 에피소드의 각본에는 원주민 부족 이름이 Shumach로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서니데일이 있는 남부 캘리포니아에 살던 원주민들의 부족명은 Chumash랍니다. (03/11/07)
DJUN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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