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duation Day (1) (3X21)

각본
조스 위든 Joss Whedon

감독
조스 위든 Joss Whedon

주연
사라 미셸 겔러....버피
Sarah Michelle Gellar....Buffy
일라이자 두쉬쿠....페이스
Eliza Dushku....Faith
해리 그로너....리처드 윌킨스 3세 시장
Harry Groener....Mayor Richard Wilkins III
데이빗 보레아나스....앤젤
David Boreanaz....Angel
앨리슨 해니건....윌로우
Alyson Hannigan....Willow
니콜라스 브렌든....잰더
Nicholas Brendon....Xander
카리스마 카펜터....코딜리아
Charisma Carpenter....Cordelia
세스 그린....오즈
Seth Green....Oz
앤소니 스튜어트 헤드....자일즈
Anthony Stewart Head....Giles
알렉시스 데니소프....웨슬리 윈덤-프라이스
Alexis Denisof....Wesley Wyndam-Pryce
크리스틴 서덜랜드....조이스
Kristine Sutherland....Joyce
엠마 콜필드....아냐
Emma Caulfield....Anya
아민 쉬머만....스나이더 교장
Armin Shimerman....Principal Snyder
머시디스 맥네이브....하모니
Mercedes McNab....Harmony
이산 에릭슨....퍼시 웨스트
Ethan Erickson....Percy West

이번주 서니데일에서는...
저번 승천의 유일한 목격자 아냐의 도움으로, 스쿠비갱은 시장의 '승천'이 무엇인지 밝혀냅니다. 다들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하는 동안, 지독한 일이 하나 더 일어나는군요. 페이스가 쏜 독화살에 맞아 앤젤의 목숨이 오락가락하게 된 거죠. 독의 유일한 해독제는 슬레이어의 피라는군요. 도시 하나가 날아갈지도 모르는 위기 순간인데도, 버피는 남자 친구 목숨 구하려고 또다른 슬레이어인 페이스를 찾아 나섭니다.

'Graduation Day'
'Graduation Day (1)'과 'Graduation Day (2)'은 독립적인 에피소드라기보다는 하나로 이어지는 2시간짜리 스페셜입니다. 하지만 당시 방영 스케줄을 보면, 1편과 2편 사이에는 거의 두 달이나 되는 갭이 존재합니다. 'Graduation Day (2)'의 스토리에 겁을 먹은 방송국에서 방영을 늦추었거든요. 지금 보면 괜한 짓 같지만, 교내 총격 사건들로 신경이 예민해져 있던 당시 사람들이 학교를 폭탄으로 날려버리는 클라이맥스를 보고 잔뜩 겁을 집어먹었던 것도 이해가 갑니다.

'Graduation Day'의 두 에피소드는 각각 독립적으로 3시즌을 끌어오던 드라마에 매듭을 지어주고 있습니다. 'Graduation Day (1)'에서는 버피와 페이스의 갈등으로 대표되는 멜로드라마에 어느 정도 종지부를 찍어주고, 'Graduation Day (2)'에서는 이번 시즌의 빅 배드인 시장을 때려잡는 것이죠.

시장
시장의 '승천'은 한마디로 거대한 악마가 되는 것입니다. 나중에 2편을 보면 그게 커다란 뱀과 같은 괴물이라는 걸 알 수 있죠. 왜 시장이 그런 게 되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어요. 시장은 악당이긴 하지만 무척 인간적인 사람이고 그런 인간적인 삶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는데 말입니다. 하긴 오래 살다 보니 인간으로 존재하는 게 외롭고 지쳤을 수도 있겠군요. 그러나 그런 악마가 되어서 얻는 건 또 뭔가요. 아니, 그런 악마들은 승천 이후에 어디로 가는 걸까요? 도시를 날려버린 뒤로는 다른 악마들도 소식이 없었으니 말입니다.

시장이 페이스를 시켜서 '승천'의 약점을 아는 과학자를 죽이는 장면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오히려 "내 약점은 이거야!"라고 고함을 치는 것과 같으니까요. 살인 사건이 신문에 실리지 않았다면 과연 스쿠비갱이 시장의 약점을 눈치채기나 했겠어요? 그나마 아냐가 있어서 승천이 뭔지 간신히 알아냈을 뿐이잖아요. 다른 식으로 스토리를 전개하는 방법도 있었을 겁니다. 물론 시장에게 남몰래 자살 충동이 있었다고 변명하지 않는다면 말이에요.

버피와 페이스
페이스와 버피, 앤젤의 이야기는 한마디로 폭력적인 삼각 관계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삼각 관계의 중심점은 앤젤이 아니라 버피지만요. 사실 앤젤은 이 이야기에서 철저한 '도구'입니다. 앤젤에 대한 버피의 애정도 여기서는 기능상의 역할만 하죠. 진짜 목적은 버피와 페이스가 한판 붙는 것이니 말입니다. 하긴 많은 시청자들의 이 둘의 한 판 승부를 기다리긴 했을 겁니다.

제가 이 스토리 라인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두어야겠군요. 일단 전 버피가 앤젤을 구하기 위해 페이스를 희생하려 한다는 설정을 아주 싫어합니다. 처음 보았을 때는 화면에다 대고 고함을 빽빽 질러댔답니다. "이 바보야!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생각해보세요. 버피 서머즈라는 캐릭터의 핵심은, 이 친구가 아무리 닳아빠진 치어리더처럼 군다고 해도 도덕적으로 올바른 선택을 하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의무감과 개인적 사랑이 전쟁을 벌이던 2시즌 피날레가 그처럼 강렬했던 것이죠. 그런데 지금 버피는 뱀파이어의 목숨을 구하려고 페이스를 죽이려 합니다. 버피버스의 윤리적 규칙을 생각해보면 절대로 용서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이유없는 살인이니까요. 게다가 곧 도시 전체가 날아갈지도 모르는데,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이 따위 사생활에 자신의 목숨을 던져도 되는 겁니까? 물론 주인공이 늘 올바른 선택만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에피소드에서는 버피가 이런 식의 행동을 해서 드라마가 특별한 이득을 얻지도 않습니다. 얻을 수 있는 건 기껏해야 2시즌 결말과의 차별화죠.

그래도 페이스와 버피의 대결은 상당히 그럴싸한 눈요기거리를 제공해주는 편입니다. 두 배우들 역시 캐릭터들 사이에 흐르는 강한 긴장감을 잘 전달해주고 있고요. 버피의 칼에 찔린 페이스가 지나가는 트럭에 몸을 던지는 결말도 이 상황에서는 최선의 선택입니다.

윌로우와 오즈
윌로우와 오즈는 이 에피소드에서 드디어 첫 섹스를 합니다. 이 장면은 따뜻하고 사랑스럽지만, 이후의 스토리 전개를 고려해보면 어느 정도 분위기가 죽는 것 같습니다. 요새 보면 [쇼우 미 러브]의 엘린과 요한이 연상된답니다. 결국 둘은 서로를 위한 존재가 아니었으니까 말이에요.

아냐와 잰더
이 에피소드에서 아냐는 호르몬의 힘에 밀려 다시 잰더에게 수작을 걸기 시작합니다. 더듬더듬 인간 여자 아이의 흉내를 내는 이 전직 악마의 모습은 굉장히 귀여워요. 마치 어린아기의 걸음마를 보는 기분이랄까요. 하지만 그래도 전 여전히 아냐가 잰더에게 과한 상대라고 생각합니다.

기타등등
아냐는 서니데일을 떠나면서, 잰더에게 "Hey, I'm packed. My car's right outside."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5시즌 'Triangle'을 보면, 아냐는 운전을 못합니다. 심지어 액셀레이터와 브레이크가 뭔지도 모르죠. (02/12/26)

DJ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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