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a Mummy Girl (2X04)

각본
맷 킨 Matt Kiene
조 라인케마이어 Joe Reinkemeyer

감독
엘렌 S. 프레스먼 Ellen S. Pressman

주연
사라 미셸 겔러....버피
Sarah Michelle Gellar....Buffy
아라 셀리....암파타
Ara Celi....Ampata
니콜라스 브렌든....잰더
Nicholas Brendon....Xander
앨리슨 해니건....윌로우
Alyson Hannigan....Willow
카리스마 카펜터....코딜리아
Charisma Carpenter....Cordelia
앤소니 스튜어트 헤드....자일즈
Anthony Stewart Head....Giles
크리스틴 서덜랜드....조이스
Kristine Sutherland....Joyce
길 버밍햄....페루인 남자
Gil Birmingham....Peru Guy
세스 그린....오즈
Seth Green....Oz
대니 스트롱....조나단
Danny Strong....Jonathan

이번주 서니데일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날아든 교환 학생들이 서니데일에 도착합니다. 버피네 집에서도 암파타라는 페루 남학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고요. 하지만 버스 정류장에서 버피 일당을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여학생이었습니다. 아니, 사실은 여학생도 아니었죠. 몇 백 년 동안 미이라 상태로 있다가 서니데일 박물관에서 다시 살아난 잉카 공주였으니 말이에요. 암파타는 살아남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생명력을 빨아 마시기 시작하고, 아무 것도 모르는 잰더는 '당연히' 그런 암파타와 사랑에 빠집니다.

미이라
이번 에피소드의 괴물인 잉카 미이라 소녀에는 모델이 있습니다. 이 에피소드가 나오기 1년쯤 전에 페루의 암파토라는 곳에서 소녀의 미이라가 발견되었습니다. 둔기에 맞아 살해당한 이 소녀가 종교 의식의 제물이었다는 건 거의 확실합니다. 작가들의 구체적인 언급은 없지만 그들이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왔음도 그만큼 분명합니다.

'Inca Mummy Girl'는 굉장히 고전적인 (다시 말해 진부한) 소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소재만 따진다면 해머 영화사의 작품이라고 해도 이상할 게 없지요. 외지에서 날아온 이국적인 괴물이 동네 사람들의 생명력을 쪽쪽 빨아먹는다는 이야기니까요.

이런 식의 '인류학적 호러'가 대부분 그렇듯, 'Inca Mummy Girl'의 고증도 상당히 미심쩍습니다. 예를 들어 암파타를 연기한 아라 셀리는 그렇게까지 순수한 잉카인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언어 문제인데... 페루 고산 지대에서 태어난 소녀가 잉카 언어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추측하는 것 자체는 이상하다고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잉카에 과연 해독할 고대 문자가 있었던가요? 그리고 왜 암파타나 경비병은 다른 사람들이 없을 때도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걸까요?

암파타
고대의 미이라 괴물이라는 진부한 소재는 버피버스라는 세계와 만나면서 어느 정도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게 됩니다. 특히 암파타와 버피의 관계를 주목해주세요. 그들은 거울상입니다. 버피가 끌고 다니는 '선택받은 자'라는 표현은 암파타에게도 그대로 쓰입니다. 모두 다른 사람들을 위해 강제로 인생을 포기한 틴에이저들이지요. 단지 버피가 끝도 없이 투덜거리면서도 자신의 임무를 꿋꿋히 해내는 것과는 달리 암파타는 어떻게든 잃어버린 삶을 되찾으려 합니다. 여기서부터 윤리적 선택의 문제가 제기되는 거죠. 아무리 자신의 희생이 타의에 의해 강요된 것이라고 해도, 다른 사람들을 위험 속에 방치하거나 일부러 끌어들이면서 자기 삶을 되찾으려는 시도가 정당화될 수 있을까요?

이 에피소드가 암파타를 일부러 악역으로 밀어붙이지 않는다는 것도 지적해야겠군요. 암파타는 비교적 동정적인 괴물입니다. 그녀에겐 특별한 악의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생명력을 빨아마셔야만 살 수 있다는 건 불운한 운명이지, 그 사람의 죄는 아니죠. 암파타는 평범한 삶을 원하는 소녀일 뿐입니다. 하지만 원래 고딕 호러에서 이런 식의 묘사는 흔한 편입니다.

잰더
'Inca Mummy Girl'은 잰더의 불운한 연애운에 관한 수많은 에피소드들 중 하나입니다. 잰더는 늘 비정상적인 여자들에게 끌려다녔죠. 'Teacher's Pet'에 나오는 사마귀 괴물도 그렇고, 오늘의 주인공인 미이라 소녀도 그렇고... 물론 코딜리아와 아냐도 빼먹을 수 없죠. 지옥문의 저주라고 우길 수도 있겠지만, 그냥 당연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양극은 끌리기 마련이라잖아요. 잰더는 그런 괴상함에 익숙해진 평범한 아이니까, 오히려 괴물들이 편하게 여기며 끌리는 대상이 될 수도 있겠죠.

윌로우
먼저 이 딱한 대사를 읽어보세요.

WILLOW: Well, you know, I have a choice. I can spend my life waiting for Xander to go out with every other girl in the world until he notices me, or I can just get on with my life.
BUFFY: Good for you.
WILLOW: Well, I didn't choose yet.

암파타의 등장은 잰더와 윌로우의 어정쩡한 관계에 또다른 삼각 관계의 축을 들이미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사실 전 윌로우가 잰더에게 왜 그렇게 오래 끌려 다녔는지 모르겠어요. 전 잰더를 완전히 극복한 후반 시즌의 윌로우가 더 편합니다. 이후의 감정이 갓난아기 때부터 알고 지낸 소꿉친구의 감정과 더 잘 어울리기도 하고요.

다행히도 이 에피소드부터 잰더를 대체할만한 새 애인을 윌로우에게 주려는 시도가 시작됩니다. 오즈가 처음 등장하는 에피소드거든요. 오즈가 무도회에서 에스키모 복장을 한 윌로우를 처음 보고 사랑에 빠지는 장면은 그래서 무척 희망적입니다. 그 에스키모 복장은 정말로 윌로우 풍이거든요. 윌로우의 그 '독특한' 패션 센스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윌로우와 장기적인 연애도 가능한 사람이겠죠.

오늘의 대사
전 버피가 자일즈를 놀려대는 이 대사를 은근히 좋아한답니다. "Oh! I know this one! Slaying entails certain sacrifices, blah blah biddy blah, I'm so stuffy, give me a scone."

기타등등
서니데일의 동네북인 조나단이 이 에피소드에 처음 등장합니다. 당연히 암파타의 희생자가 될 뻔하다가 달아나는 역이죠.

암파토의 미이라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으신 분들은 다음 링크를 참고하세요.

오늘의 숙제. 소수의 희생에 의한 다수의 행복의 정당성에 대한 주제는 어슐러 르 귄의 단편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에서 보다 직접적으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02/06/21)

DJ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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