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The Hellmouth (1X01)

각본
조스 위든 Joss Whedon

감독
찰스 마틴 스미스 Charles Martin Smith

주연
사라 미셸 겔러....버피
Sarah Michelle Gellar....Buffy
앨리슨 해니건....윌로우
Alyson Hannigan....Willow
니콜라스 브렌든....잰더
Nicholas Brendon....Xander
앤소니 스튜어트 헤드....자일즈
Anthony Stewart Head....Giles
카리스마 카펜터....코딜리아
Charisma Carpenter....Cordelia
크리스틴 서덜랜드....조이스
Kristine Sutherland....Joyce
마크 메트카프....마스터
Mark Metcalf....the Master
데이빗 보레아나스....앤젤
David Boreanaz....Angel
켄 러너....플루티 교장
Ken Lerner....Principal Flutie
줄리 벤즈....달라
Julie Benz....Darla
브라이언 톰슨....루크
Brian Thompson....Luke
에릭 발포어....제시
Eric Balfour....Jesse

이번주 서니데일에서는...
로스앤젤레스의 학교에서 쫓겨난 버피와 조이스는 평범한 새 삶을 시작하기 위해 서니데일이라는 작은 도시로 이사옵니다. 하지만 서니데일에 온 것 자체가 버피에게는 또다른 운명이었죠. 서니데일의 고등학교 도서관 밑에는 지옥문이 숨어있었고 꿀냄새를 맡은 벌레들처럼 뱀파이어들과 악마들이 그 도시로 모여들고 있었으니까요. 버피는 새로 이사온 학교에서 윌로우와 잰더라는 친구를 사귀고 자일즈라는 새 와처와 함께 다시 슬레이어의 임무를 맡게 됩니다.

파일럿
'Welcome To The Hellmouth'와 'The Harvest'로 구성된 이 2부작 파일럿은 형식적으로 원작 영화의 속편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봐도 말이 되지 않죠. 시리즈의 버피는 원작의 버피보다 훨씬 어립니다. 원작의 남자 친구 파이크는 언급도 되지 않고, 엄마 조이스의 캐릭터도 원작의 생각없는 엄마와는 전혀 다릅니다. 물론 버피버스의 설정도 원작과는 다릅니다. 원작의 버피는 끊임없이 같은 모습으로 환생하지만, 시리즈의 슬레이어들은 계속 다른 사람들에게 사명을 넘겨주지요. 본색을 드러낼 때 짐승과도 같은 기괴한 얼굴로 변하고 죽을 때 한 줌의 재로 변하는 시리즈 뱀파이어들의 특성도 원작과 거리가 멀고요. 이렇게 차이가 노골적이니, 원작 영화와 시리즈가 연결되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예요.

그렇다면 왜 위든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고 가짜 속편 흉내를 냈던 걸까요? 제 생각엔 첫 영화에서 했던 일들을 반복하기 싫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원작이 그렇게까지 성공적인 영화가 아니었다고 해도 그건 과거일로 치고 다음 작업으로 넘어가고 싶었던 거였겠죠. 물론 이 시리즈의 미래가 시작부터 그렇게 밝은 편은 아니었으니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시리즈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되풀이하기도 싫었을 거고요.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그건 손해처럼 보입니다. 한 평범한 소녀가 슬레이어의 임무를 띠게 되는 도입부는 상당히 좋은 시리즈의 스토리가 될 수 있지 않았겠어요? 잘했다면 영화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 스토리를 전개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랬다면 버피의 캐릭터도 훨씬 깊어질 수 있었을 거고요. 1시즌의 단순하고 소박한 분위기도 괜찮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쉽게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느낌도 강하거든요.

스쿠비 갱의 탄생
많은 파일럿 에피소드들이 그렇듯, [버피]의 파일럿도 시리즈의 설정을 다지는 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일당이 결성되고, 악당들이 등장하고, 조언자와 장래의 애인이 등장하는 식이죠.

가장 중요한 사건은 물론 스쿠비 갱의 탄생입니다. 버피는 학교 공주 코딜리아에게 포섭될 뻔하다가 따돌림 당하는 모범생 윌로우와 윌로우의 단짝 친구 잰더를 친구로 택합니다. 버피가 나중에 뱀파이어의 희생자가 될 뻔한 윌로우를 구해주고 잰더 역시 그 사건에 얽히기 때문에 둘은 어쩔 수 없이 버피의 비밀을 공유하고 되고요. 다른 동네에서 온 공주과 여자아이가 따돌림당하는 아이들과 친구가 된다는 설정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버피] 시리즈의 핵심이라고까지 할 수 있어요.

앤젤의 등장은 그보다 조금 덜 전형적입니다. 적당히 신비스럽게 포장되어 있지요. 사실 그렇게 앤젤답지는 않습니다. 나중 에피소드를 보다보면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지요. 캐릭터가 굳어지기 전이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앤젤도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이들은 그렇게까지 엄청나게 입체적인 인물들은 아니었습니다. 모두 하나의 스테레오 타입에 속해있지요. 윌로우는 수줍은 공부 벌레, 잰더는 다정다감하지만 눈치없고 사회적으로 고립된 낙제생, 코딜리아는 무심하고 매정한 공주, 새로운 와처 자일즈는 영국식 악센트로 더듬거리는 전형적인 영국 신사죠. 아마 기본 설정만 따진다면 버피가 그 중에서 가장 입체적인 인물일 겁니다. 공주과에 속하면서 따돌림당하는 아이들의 그룹에 속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니까요.

물론 캐릭터의 기본 설정만 가지고 이 시리즈의 질을 쉽게 저울질할 수는 없습니다. [버피]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은 이 단순했던 캐릭터가 조금씩 성장하는 과정을 관찰하는 데에 있었으니 말이에요.

기타등등
파일럿에 나오는 날씬한 데이빗 보레아나스의 모습을 보다가 최근 [앤젤] 에피소드를 보면 한숨과 키득거리는 웃음이 동시에 나오죠. :-P (04/04/14)

DJ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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