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소녀가 바닷가에서 춤추고 있다 Ano ko ga umibe de odotteru (2012)


[그 소녀가 바닷가에서 춤추고 있다]는 야마토 유키의 첫 작품입니다. 소피아 대학교에 다니는 동안 '소피아대학교 영화제작클럽'을 만들고 거기서 각본, 감독, 촬영까지 도맡아 하면서 이 50분짜리 중편을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야마토 유키는 이 영화로 제24회 도쿄학생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습니다.

해변가 마을에 사는 두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우선 AKB48 멤버가 되는 게 꿈인 마이코가 있습니다. 마이코의 유일한 단짝친구는 '부처'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성격이 좋은 스가와라입니다. 마이코는 하나밖에 없는 친구에 자신이 가진 모든 애정을 다 쏟아붓고요. 나중에 이들은 근처 학교의 사미센 클럽에 다니는 두 남자애들을 만나는데, 이들의 이야기는 관객들의 예상을 따르기도 하고, 따르지 않기도 합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급하게 찍은 아마추어 티가 나는 작품입니다. 얼핏 보면 기술적으로 아주 거칠어요. 사운드는 통제가 안 되었고, 에스컬레이터 음악처럼 끝도 없이 나오는 음악은 뜬금없고, 편집이나 촬영은 멋대로입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다보면 이 모든 게 그럴싸하게 말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별다른 기초나 준비 없이 멋대로 뛰어든 건방지고 당돌한 여자애가 어느 순간부터 관객들을 설득하고 있는 것이죠. 앞에서 말한 단점들도 그 뒤로는 일부러 선택한 독특한 표현법처럼 보입니다. 정말 어디까지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의 거친 테크닉은 영화의 폭발적인 감정 묘사와 밑도 끝도 없는 유머 그리고 무엇보다 주인공 캐릭터의 성격에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립니다.

야마토 유키는 생생하기 그지 없는 캐릭터를 한 명 만들어냈습니다. 예쁘지만 성격이 더럽고, 영리하지만 별다른 재능이 없고, 야심과 오만방자함은 하늘을 찌르지만 게을러 빠졌고, 사랑에 빠져 있지만 그 사랑을 언어로 분석하고 과시하기를 더 좋아하는 이 마이코라는 아이를 보면서 '어? 난 저 애를 아는데? 저 사람도 어떻게 쟤를 알지?'라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더군요. 특히 이 아이가 나태함과 짜증이 반반씩 섞인 태도로 푹 꺾어질 때는 그냥 기가 막히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수밖에. 일단 이렇게 캐릭터를 만들어놓자, 익숙한 소녀 성장물의 공식처럼 보이는 것도 전혀 다른 울림을 갖더군요.

GV에서 들었는데, 야마토 유키는 지금 첫 장편 상업영화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이번엔 제대로 된 스태프를 고용했기 때문에 이 영화만큼 말도 안 되는 영화는 나오지 않을 거라고, 이번에야 말로 제대로 된 소녀영화를 보여줄 거라고 하더군요. 그 말을 믿습니다. 한 번 보고 싶고요. 하지만 그 영화를 보면서도 [그 소녀가 바닷가에서 춤추고 있다]의 뜬금없음을 그리워할 것 같다는 생각이 조금 듭니다. (13/06/04)

★★★

기타등등
아이돌 립싱크를 이렇게 절절하게 옹호하는 영화는 처음 봤습니다.

감독: Yuki Yamato, 배우: Tomoko Kato, Sumire Ueno, Yu Wakatsuki, Kazuma Fukumoto, 다른 제목: That Girl is Dancing by the Seaside

Official Site http://anoko-dance.com/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08972

    • 두 번째 문단에서는 미아코인데, 네 번째 문단에서는 마이코네요.
      같은 인물인 것 같은데요......
    • 리뷰보니 꼭 보고 싶은데 영화제 아닌 이상 개봉은 어려울것 같은 영화로군요 아깝네요.
    • 마이코예요. 왜 그런 실수를 했을꼬. 아, 게시판이 느리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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