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메트리 (2013)


[사이코메트리]는 [평행이론]의 권호영의 신작입니다. 연달아 이런 소재의 영화 두 편을 연속으로 냈으니 그의 뚝심은 인정해줄 수밖에 없군요. 하지만 이 영화에서 인정할 수 있는 건 이것뿐입니다. 

제목만 봐도 알 수 있지만, 초능력으로 살인범 잡는 이야기입니다. 강력계 형사 양춘동은 우연히 마주친 그래피티 아티스트 김준이 어린이 유괴살인사건 현장을 정확하게 그린 것을 보고 그를 범인으로 의심합니다. 하지만 그는 사람이나 물건을 만져 그 과거를 읽을 수 있는 사이코메트리 능력의 소유자였죠. 같은 범인이 또다른 소녀를 유괴하자 양춘동은 김준의 도움을 요청합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나쁜 건 시간배분과 우선순위의 배치입니다. 어린 소녀가 납치되었다면, 영화에서 가장 우선 순위로 두어야 할 것은 범인을 잡고 유괴된 소녀를 구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이걸 전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 양춘동이 김준의 능력을 알아차리는 건 러닝타임 절반을 넘겨서. 그리고 이들이 손을 잡고 수사를 시작하는 건 영화가 끝나기 30분 전부터입니다. 그렇다고 그 30분 동안 범인잡기에 매진하는 것도 아닙니다. 두 주인공의 괜한 자학, 위로, 관계맺기, 밀당 때문에 15분은 날아가요.

양춘동과 김준은 최악의 주인공들입니다. 양춘동은 일단 바보입니다. 열의만 있지 형사로서 갖추어야 할 능력은 전혀 없어요. 최소한의 자기 보호도 못하는 수준이라 아직까지 살아있는 게 신기할 지경입니다. 김준도 바보인데, 이 친구는 심지어 구제불능 중2병 환자이기까지 합니다. 아이가 살인범에게 감금되어 언제 살해당할지 모르는데, 주저 앉아 "이건 내 탓이 아니야, 날 좀 내버려 둬, 왜 약속을 안 지켰어..."라며 징징거리는 걸 보고 있으면 정나미가 뚝 떨어집니다. 따귀라도 몇 대 갈겨서 정신을 차리게 하고 싶은데, 아, 그는 스크린 너머에 있군요.

사실 각본도 주인공들만큼이나 바보입니다. 예를 들어 영화는 김준의 초능력 없이도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단서를 중간에 흘립니다. 그것에만 집중해도 30분 일찍 범인을 잡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아무도 거기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안 합니다. 그러면서 김준이 준 단서를 최악의 방식으로 해석하며 엉뚱한 자리를 빙빙 돌고 있지요. 이런 게 끝도 없이 나옵니다. 이치에 맞지 않는 설정으로는 주정뱅이 아버지의 소주 심부름을 하는 어린 소녀의 설정 같은 것들이 있겠군요. 70년대라면 모를까.

이 영화에서 가장 기분이 나빴던 것은 초중반에 난무했던 과도한 코미디입니다. 이 장르에 코미디를 섞지 말라는 법은 없죠. 하지만 그래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있잖습니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린이 유괴살인사건 이야기를 하면서 슬랩스틱 코미디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십니까? (13/02/27)

★☆

기타등등
이솜이 잠시 나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납치되는 소녀 다희를 연기한 배우는 김유빈입니다. 

감독: 권호영, 배우: 김강우, 김범, 이솜, 박성웅,  다른 제목: The Gifted Hands, Psychometry 

Hancinema http://www.hancinema.net/korean_movie_Psycho-metry.php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92533

    • 적어 놓으신 것만 봐도 정말 '후진' 것 투성이군요 --;;;;
    • 전 이 감독의 네번째 층을 괜찮게 봤습니다. :-/
    • 다음엔 뭐 하려고? 도플갱어?
    • 오타! 범인에 이해-> 의해.
    • 예고편만봐도 맛이 간 영화라는게 감이왔지만 상상이상을 보여주는 영화였군요.
      거의 폭탄급의 영화같은데 아슬아슬하게 별반개를 받았으니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해야할까요? 솔직히 이내용으로 이렇게 망치는 감독들을 보면 정말 이해가 안갑니다.그냥 오버하면서 영화를 끔찍하게 만드는대신 평범하게 능력에라도 집중하면 뭔가 나올지도 모르는데 꼭 이렇게 찌질함을 과시해야하는 걸까요?이러니 한국영화에서 유능한 주인공이 드문건지도 모르지요.
    • IMDb 링크가 Young Mr. Lincoln으로 되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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