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오브 파이 Life of Pi (2012)


[라이프 오브 파이]의 원작은 캐나다 작가 얀 마텔의 베스트셀러로, 난파한 배에서 리처드 파커라는 벵골 호랑이와 함께 살아남은 파이라는 인도소년이 200일이 넘는 표류 끝에 살아남는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어처구니없고 불가능한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어느 정도는 판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텔은 이를 그럴싸한 개연성을 통해 묘사합니다. 독자들은 여전히 뻥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상당히 설득력있고, 무엇보다 놀라운 뻥이죠.

이 이야기를 영화화할 수 있을까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애니메이션만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심지어 책이 출판된 2001년에도요. 하지만 특수효과 그 중에서도 CG의 발달로 이제는 이 소설을 실사영화로 옮길 수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 음, 사실 전 이게 과연 실사영화인지도 의심이 갑니다.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다룬 초반부를 지나 표류 장면으로 가면 파이 역의 배우 수라즈 샤르마와 보트를 제외한 거의 모든 것이 가짜입니다. 바다도 가짜, 하늘도 가짜, 호랑이도 가짜... 이 영화는 극사실적인 애니메이션 영화나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그렇게 보이지 않을 뿐이죠.

애니메이션이건 아니건, 결과는 놀랍습니다. 가능하다면 꼭 아이맥스로 보시기 바랍니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화면이 시야 전체를 덮는 앞자리에 앉으세요. [라이프 오브 파이]는 최근 나온 아이맥스용 할리우드 영화들 중 가장 확실한 아이맥스 체험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영화는 도저히 탈출할 수 없는 자연의 한가운데에 존재하고 그 안에서 자연의 온갖 경이를 그려냅니다. 어느 단계에 이르면 60년대 히피들이 마약 먹고 보았던 게 이런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각색 자체는 조촐한 편입니다. 전 별다른 설명 없이 어른이 된 파이가 작가에게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 좋았습니다. 그런 무심함 때문에 그의 어린 시절 모험이 더욱 거대하고 경이롭게 보이죠. 하지만 원작에서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신의 존재 운운의 이야기는 지나치게 설명적으로 나갔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친절할 필요는 없었어요. (12/12/17)

★★★☆

기타등등
제라르 드파르디외는 왜 이 영화에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그의 존재감 때문에 파이의 대사로만 전개되는 후반부의 또다른 설명에 뚜렷한 시각적 레퍼런스가 주어지긴 합니다만.

감독: Ang Lee, 배우: Suraj Sharma, Irrfan Khan, Ayush Tandon, Gautam Belur, Adil Hussain, Tabu, Ayan Khan, Mohd Abbas Khaleeli, Vibish Sivakumar, Rafe Spall, Gérard Depardieu, James Saito, Jun Naito, Andrea Di Stefano, Shravanthi Sainath

IMDb http://www.imdb.com/title/tt0454876/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87309

    • 갑작스럽게 리뷰 폭풍이!! 레 미제라블이랑 파이 이야기는 꼭 챙겨봐야겠어요
    • 60년대 히피들이 마약 먹고 보았던 게 이런 거구나,,,ㅋㅋㅋ
    • 3d로 개봉하는 것 같던데...3d효과는 어떨까요?
    • 왕십리에서 아이맥스로 봤습니다. 파이가 태평양 어딘가에서 본 풍경들보다 초반에 나온 프랑스 수영장씬에 매료되서 정신을 못 차렸었어요. 영화가 끝나고 분명 작은 스크린에서 봤다면 영상의 강렬함이 절반이하로 줄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계속했습니다. 영화 내에서도 이야기하지만 파이의 육체적, 정신적 고난과 서바이벌 가이드 보다는 신의 존재에 관해 좀 더 집중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때문에 캐스트어웨이보다 더 힘든 상황임에도 오히려 톰행크스가 더 고생을 한 것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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