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크라이 마미 (2012)


[돈 크라이 마미]는 강간복수극입니다. 이 영화에서 고등학생인 은아는 같은 반 남자애를 포함한 세 명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자살합니다. 가해자 모두가 미성년자들이라 제대로 된 처벌은 불가능. 결국 엄마는 직접 복수를 합니다.

조금 더 상세하게 알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타임라인을 드리죠. 러닝타임이 90분 조금 넘는 영화입니다. 영화 시작 15분만에 성폭행이 일어납니다. 그 사이에 재판이 있고 40분 뒤에 두 번째 성폭행이 있습니다. 50분에 딸이 자살하고요. 그리고 영화 끝나기 25분 전에 엄마의 복수가 시작됩니다.

이건 스포일러가 아닙니다.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자잘한 몇 개를 제외하면, [돈 크라이 마미]의 각본에는 오로지 뼈다귀만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예측할 수 있는 이야기만 나오는 영화예요. 캐릭터와 그들이 겪는 고난 역시 딱 이런 이야기에 맞추어져 있고요.

어떤 예술적 성취보다는 메시지에 더 집중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그 메시지란 사적 복수를 허용하자...는 당연히 아니고, 미성년 성범죄 가해자 처벌을 강화하자는 것입니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그 메시지의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한 부수적인 도구로, 어떤 때는 거의 재현 드라마처럼 보입니다. 고로 드라마의 완성도를 기대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거칠고 우직한 영화입니다. 이야기 전개 과정은 허술하고, 주제를 넘어서는 깊은 생각도 없습니다.

당연히 영화는 분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몇몇 분들은 후반 복수극의 쾌락에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계실 텐데, 한국 복수 영화들이 대부분 그렇듯 그런 건 거의 없습니다. 복수가 이루어지는 동안에도 주인공은 거의 주변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니까요. 그렇다고 가해자에게 제대로 고통을 주는 것도 아니고. 영화를 보면 그냥 찜찜함만 남습니다. 아마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은 그 찜찜함이 현실세계에서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길 바랄 것 같습니다.

단지 그것이 이루어지려면 영화를 봐야 할 텐데... 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관객들은 이런 식의 불쾌함을 소비하는 데에 익숙해진 사람들이죠. 저에겐 거의 신기할 정도로. 아마 분명 저보다 이 영화를 편하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심지어 자기 돈을 내고도. 전 못할 일입니다만. (12/11/15) 

★★☆

기타등등
1. 동호가 악역 중 한 명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연기를 못합니다. 이 친구 나오는 작품을 꽤 봤지만, 이렇게까지 연기를 못한다고 생각은 한 적 없었어요. 아마 능력치를 넘어서는 역할이었나 보죠.

2. 부천이 무대입니다. 야외 촬영 장면 3분의 2 정도가 아는 곳들. 하긴 좁은 동네니까요.

3. 영화가 끝나고 엔드 크레딧이 올라올 때 남보라의 성장 과정을 담은 사진들이 뜹니다. 기분이 이상합니다. 전 이미 자연인 남보라의 성장 과정을 알고 있는 걸요. 아무리 노력해도 영화 속에서 죽은 허구의 인물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4. [돈 크라이 마미]는 카피 제목입니다. [Bastard Out of Carolina] 영화판의 한국 제목이 그거였죠. 그 때도 어색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감독: 김용한, 배우: 유선, 남보라, 동호, 유오성, 권현상, 최대철, 이상민, 다른 제목: Don't Cry Mommy

Hancinema http://www.hancinema.net/korean_movie_Don__t_Cry_Mommy.php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8720

    • 복수극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도가니 계열의 사회비판 영화인가보네요...
    •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인터뷰 등을 보면 남보라라는 배우가 연기하면서 진짜 성폭행은 안 당했어도 그만큼의 트라우마가 마음에 남은 것 같은데 심리치료 같은 걸 받았는지 잘 모르겠군요. 필요한 과정 같은데 별로 중요하게 안 여기는 것 같아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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