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드 Livide (2012)


[리비드]는 [인사이드]의 알렉상드르 뷔스티요와 쥘리앵 모리 콤비의 신작입니다. 기대가 많으실 텐데, 영화는 전작 [인사이드]가 추구했던 방향으로 가지는 않습니다. 그게 좋은 방향인가, 나쁜 방향인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겠지만요.

루시라는 젊은 여성이 주인공입니다. 이 아가씨는 막 건강관리사로 일을 시작했지요. 그런데 루시가 일하는 직장에서 관리하는 마담 제셀에 대한 소문이 귀에 들려옵니다. 지금은 거의 식물인간인 이 전직 발레 교사의 집 어딘가에 보물이 숨겨져 있답니다. 루시의 남자친구 윌리엄과 윌리엄의 동생 벤은 그 집을 털자고 제안하고, 세 명은 한밤중에 마담 제셀의 저택으로 들어갑니다.

이 영화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모두 끔찍하기 짝이 없습니다. 저택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곳이고, 마을에서는 어린 소녀들이 수상쩍은 상황에서 실종되고 있으니, 뭔가 나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죠.

하지만 [리비드]는 전작처럼 고어가 노골적인 작품은 아닙니다. 잔인한 살인과 신체손상이 벌어지긴 하지만 그렇게 과시적으로 묘사되지는 않아요. 거기에 대해 큰 관심도 없는 것 같고요.

영화가 추구하고 있는 방향은 고딕 호러와 판타지의 영역입니다. 거기로 가는 중간지점엔 다리오 아르젠토의 [서스피리아]가 놓여있고요. 영화는 [서스피리아]를 건너서 거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렛미인]의 영역까지 갑니다. 연쇄살인마나 광신도들의 난도질이 주가 될 줄 알았던 영화가 중반을 넘어서자 뱀파이어와 마법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죠.

영화는 예상 외로 예쁩니다. 주연배우들도 예쁘고, 고색창연한 저택의 내부도 아름다우며, 피칠갑한 발레리나로 대표되는 호러 요소들도 아름답습니다. 영화의 탐미주의적 성향은 강한 편이고, 이는 내부의 드라마와도 연결됩니다. 영화가 관객들에게 주려는 건 공포가 아니라 연민이거든요. 

단지 영화의 의도를 충분히 살리기엔 후반이 너무 짧고 잡다합니다. 뭔가 드라마가 있긴 한데, 그걸 다 들려주기엔 시간이 모자라고, 주어진 짧은 시간 안에서 스토리 관리가 엉망이죠. 생각없이 아무 거나 마구 던진다는 생각도 들고. 차라리 처음부터 고깃덩어리인 게 분명한 남자들을 치워버리고 주인공 루시에 집중을 했다면 조금 낫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어떻게 보더라도 성공작은 아니지만, [리비드]는 흥미로운 영화입니다. 예술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작품이라 더 그런 건지도 모르죠. 아르젠토 영화들을 좋게 보는 저 같은 사람이 [리비드]의 단점들을 물고 늘어진다면 그건 정직하지 못한 짓일 겁니다. (12/07/25) 

★★☆

기타등등
[서스피리아]의 깜찍한 인용이 영화 중반에 있습니다. 


감독: Alexandre Bustillo, Julien Maury, 출연: Chloé Coulloud, Félix Moati, Jérémy Kapone, Catherine Jacob, Béatrice Dalle, Chloé Marcq, Marie-Claude Pietragalla, Loïc Berthezene, Joël Cudennec, Sabine Londault, 다른 제목: Livid

IMDb http://www.imdb.com/title/tt1727516/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87790

    • 초반부는 길고 후반부는 너무 짧아서 아쉽더군요. 그래도 배우들도 예쁘고 영상 자체가 예쁜 게 많아서 눈요기는 되었던 것 같아요. 오드아이가 너무 의도적으로 그려져서 그부분에선 좀 재미없었어요.
    • 보고 싶은데, 놓쳤습니다. 혹시 이후 개봉 소식을 들은 바 있으신지요.
    • <인사이드>나 <마터스> 같은 작품도 리뷰 올려주시면 정말 너무너무 좋을 텐데 말이죠 ㅠ ㅠ 저런 영화들의 평론가 리뷰는 정말 국내선 찾아볼 수가 없잖아요 ㅠㅠ ㅎㅎ 듀나님이 고어 영화를 안 좋아하시는 건 알지만... ^^;;
    • 타이밍을 놓쳤죠. 근데 마터스 리뷰는 꽤 있지 않나요? 국내 개봉도 되었는데.
    • 호러 영화를 잘 분석하시는 듀나님의 리뷰가 보고 싶다는 거죠 ^^;; 마터스는 당시 나왔던 리뷰는 서너개 정도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제가 본 건 말이죠~) 뭔가 평론가들의 리뷰 같지가 않았다고 저는 느꼈어요..(ㅎㅎ) 인사이드는 나름 맥락 있는 2000년대 프랑스 호러 시리즈 중에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는데 정말 리뷰가 없네요 ㅠ ㅠ <리비드>도 정말 예쁜 영화라서 좋았는데 전 <인사이드>도 다른 방향으로 예쁘다고 느꼈거든요. 예쁘단 표현보단 뭐.. 나름 아름다웠다는.. ㅋㅋ
      타이밍을 놓치셔서 안 올라온 거였군요. 전 듀나님이 그런 피칠갑 영화엔 영 애정이 없어서 봐도 안 올리시는 줄 알았어요 ^^;
    • 요새 고문 포르노 영화가 취향이 아니긴 하지만 여기도 피칠갑 영화 리뷰는 많은데요.
    • 듀나님이 올리시는 '여기 피칠갑 영화'들이랑 제가 말한 '그런 피칠갑 영화'랑.. 저 혼자 선을 긋고 있었던 건지 몰라도.. ;; 수위도 많이 다르고 표현법도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건가.. ㅎㅎ 여튼 저는 인사이드나 마터스는 듀나님 피칠갑 취향에 안 맞을 거라 추측 하고 있었다죠.. 으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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