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아웃: 익스트림 미션 Lockout (2012)


[락아웃: 익스트림 미션]의 무대는 궤도 위에 있는 우주 감옥. 아주 썩을 놈들만 골라서 냉동실에 보관해 놓고 있는 곳이라는데, 전 아직도 이런 게 왜 있어야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궤도에 사람 하나 보내는 데 얼마나 드는지 아세요? 미래라고 해도 겨우 2070년대. 인공위성 궤도는 감옥을 세우기엔 여전히 비싼 곳입니다. 소문에 따르면 죄수들을 대상으로 심우주여행을 대비하기 위한 생체 실험을 하기도 한다던데, 그런 걸 고려한다고 해도 이상한 건 마찬가지죠. 굳이 사람들을 거기까지 보낼 필요가 없단 말입니다.

하지만 제가 아무리 결점을 지적해도, 이 영화에는 MS-1이라는 우주 감옥이 이미 궤도에 있고, 몇 분 지나지도 않아, 미국 대통령의 딸인 에밀리 워녹이 감옥의 수상쩍은 상황을 조사하기 위해 그곳으로 갔다가 감옥 죄수들의 인질이 됩니다. 이를 구할 수 있는 건 누명을 쓰고 MS-1로 끌려 갈 운명에 처한 특수요원 스노우. 그에게는 대통령의 딸을 구하는 것 말고도, 얼마 전 MS-1에 끌려간 메이스라는 남자를 찾아 무죄를 증명해야 한다는 여분의 동기가 있습니다.

그 뒤에 벌어지는 일들은 뤽 베송이 만든 액션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들의 연속입니다. 이런 건 90년대에 장 클로드 반 담 영화에서 꽤 자주 보기도 했지요. 한 마디로 보급형 [다이 하드]입니다. 앞에는 [블레이드 런너]가, 후반부에는 [스타 워즈]가 조금 첨가된 [다이 하드]지요.

뤽 베송 액션 영화들이 대부분 그런 것처럼, 이 영화도 좀 밍밍합니다. 설정은 세게 잡았고, 센 주인공도 넣었어요. 하지만 영화는 이를 극한으로 밀어붙이지 못합니다. 주인공을 충분히 괴롭힐 만한 깡이 부족해요. 그러다보니 악당들도 자기 일을 충분히 못하고, 주인공도 자기 일을 충분히 못한 채 영화가 끝나 버립니다. 이러니 영화의 러닝타임을 연장하기 위해 대통령 따님이 계속 쓸데없는 일들을 해야죠. 매기 그레이스는 이런 역할이 좋아서 계속 하고 있는 걸까요.

가이 피어스는 나쁘지 않은 액션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각본과 감독이 그를 지나칠 정도로 짝퉁 브루스 윌리스로 몰아가고 있어서 보는 동안 종종 창피합니다. 특히 그에게 제공된 존 맥클레인식 이죽거리는 농담들은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 있고 질이 아주 나빠요. 이 양반도 왜 이런 역할에 잡혀 있는 건지. 10여년 전만 해도 훨씬 잘 풀릴 줄 알았는데.

SF지만 과학은 형편 없습니다. 막판의 탈출 장면도 어이가 없지만, 가장 짜증나는 건 인공중력 묘사죠. 전 우주를 무대로 한 근미래 SF가 인공 중력을 건성으로 처리하는 걸 보면 언제나 짜증이 납니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건가요. 정확한 저중력 묘사가 어렵다는 건 알지만, 일단 제대로 활용한다면 엄청난 스토리의 보고가 될 수 있는데 말이죠.

지루한 영화는 아닙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수월하게 흘러가는 킬링타임용 동영상이죠. 하지만 주어진 재료를 건성으로 이용한 죄는 쉽게 용서 못합니다. 그 핑계가 겨우 뤽 베송 액션물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더더욱. (12/06/05) 

★★

기타등등
아직도 영화의 인공중력이 계속 신경 쓰이는군요. 중앙에서 돌면서 인공중력을 만든다는 회전체들의 정체는 도대체 뭔가요. 우리가 아는 원심력을 이용한 장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물론 그 동안 통일장이론이 완성되어 중력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용하는 기술이 개발되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셔틀선에 그 기술이 이미 적용되어 있었어야죠. 

감독: James Mather, Stephen St. Leger, 출연: Guy Pearce, Maggie Grace, Vincent Regan, Joseph Gilgun, Lennie James, Peter Stormare, Jacky Ido, Tim Plester, Mark Tankersley, Anne-Solenne Hatte, Peter Hudson

IMDb http://www.imdb.com/title/tt1592525/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86862

    • 가이 피어스는 뭐가 문제였을까요....
    • 메멘토 보고 엄청 잘 될거라 생각했던 배우였는데
    • 진짜 메멘토 이후에 드라마틱하게 나갈줄 알았는데 참 안 풀리는 배우군요. 가이 피어스때문에 이 영화 보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접어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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