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신건 프리처 Machinegun Preacher (2011)


[머신건 프리쳐]의 주인공 샘 칠더스는 실존인물입니다. 바이커/마약상 출신이었던 그는 기독교인이 된 뒤로 우간다에 건축 봉사활동을 갔는데, 조셉 코니와 L.R.A.의 만행에 희생된 우간다와 수단의 아이들을 보고 그들을 돕겠다 결심합니다. 그는 수단에 커다란 고아원을 세우고, 아이들을 구출하기 위한 무장작전에도 참여했지요. '머신건 프리쳐'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영화만 보여준다면 아무도 실화라고 믿지 못할 이야기죠. 딱 스티븐 시걸 주연으로 목사 영화를 만들면 이런 작품이 나올 것 같지 않습니까? 하지만 영화가 그린 샘 칠더스의 이야기는 대부분 사실입니다. 오히려 영화로 만들면서 약화된 부분이 더 많다고 하더군요.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원래 인생은 예술을 모방하는 법. 칠더스 역시 그런 익숙한 예일 뿐입니다.

진지하게 보기 쉽지 않은 영화입니다. 우선 주인공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니 종교 영화의 색채가 더해지는데, 21세기를 10년 이상 넘긴 지금 기독교 신자와 교회를 진지하게 그리는 길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샘 칠더스가 예수를 영접하고 신자가 되고 교회를 세우고 하는 과정의 묘사는 별다른 장치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그려졌지만 뻣뻣하고 거의 희극적입니다. 게다가 이 기독교 신자 주인공이 아프리카로 내려가 기관총으로 악당들을 때려잡고 있으니, 이 조합이 신경질적인 가짜처럼 느껴지지 않으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것이죠.

영화를 감독한 마크 포스터도 그걸 알고 있어서 이를 완화하기 위한 장치들을 도입합니다. 샘 칠더스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신앙의 위기를 겪은 적 없다고 주장하지만, 영화 속의 샘 칠더스는 심각한 정신적 위기에 빠집니다. 이 과정은 완전히 신을 버리는 것도 아니고 다시 믿음을 되찾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에서 끝나는데, 전 그게 오히려 사실적이고 괜찮은 거 같습니다.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도 말이죠. 허구지만 영화에서 가장 깊이 있을 수도 있는 부분이랄까요.

영화는 샘 칠더스의 행위에 대해 객관적이 되려 노력합니다. 그의 종교적 믿음을 존중하고 그의 행동 동기를 이해하면서도, 과연 그의 그런 폭력이 온전히 정당화될 수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던지죠. 하지만 그런 태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조셉 코니와 샘 칠더스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전달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조셉 코니는 부정할 수 없는 악당이지만, 과연 영화의 배경이 되는 우간다와 수단의 상황이 칼로 그은 것처럼 단순할까요?

저에게 [머신건 프리쳐]는 소문만큼 나쁜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싸구려 전도영화나 스티븐 시걸류 액션물로 보일 수 있는 소재를 가지고 이 정도 결과물을 만들었다면 잘한 거죠. 하지만 이런 종류의 영화는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선택한 소재의 한계에 갇힐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뚫을 수 있는 다른 길도 분명히 있겠죠. 그러나 제라드 버틀러가 기관총을 휘두르는 기독교 액션 멜로를 만들려는 할리우드 사람들이 과연 그 길을 가려 할까요. (12/05/14)

★★☆

기타등등
영화가 끝나고 엔드 크레딧에 영화 속 실존인물들의 사진과 영화 클립들이 나옵니다. 실제 샘 칠더스는 제라드 버틀러보다 더 터프하게 생겼습니다. 물론 버틀러의 영화배우 근육은 없지만. 하지만 원래 진짜 마초들은 꼼꼼한 근육 관리 같은 건 안 하죠.


감독: Marc Forster, 출연: Gerard Butler, Michelle Monaghan, Kathy Baker, Michael Shannon, Madeline Carroll, Souleymane Sy Savane, Grant R. Krause

IMDb http://www.imdb.com/title/tt1586752/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7119

    • 3번째 단락 색체는 색채의 오타일까요?
    • 두번째 단락 마지막줄에 '인생'과 '예술' 위치가 문맥상 바뀌는게 맞지 않나요?
      세번째 단락 처음에 '진지하기'-->'진지하게'.
    • 오타 수정했습니다. 그리고 인생이 예술을 모방하는 거 맞습니다.
    • 인생과 예술은 서로 모방하며 돌고도는 법이라지만 정말 내용만봐서는 진짜처럼 안느껴지는 영화군요.그냥 바이커가 람보가 되었다면 실화란 얘기가 놀랍지 않을것 같은데 바이커출신목사의 람보영화라니 어색함이 넘쳐흐르는것 같습니다.
    • 아프리카 소년병 이야기를 다룬 '열두살 소령'이라는 소설을 보면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특히 앞쪽은 훌륭하죠.) 비슷한 인물이 나오는데요. 미국 출신 성직자로 뭔가 좋은 일을 하려고 총을 잡았다가 나중에는 악질 군벌 중 하나가 되는 거죠.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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