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수녀 Hermana Muerte (2023)


파코 플라자의 [죽음의 수녀]를 보았습니다. 플라자의 전작 [베로니카]의 프리퀄입니다. [베로니카]에 보면 죽음의 수녀라는 별명을 가진 눈먼 수녀가 조연으로 나오는데, 그 사람이 젊은 시절 겪은 이야기입니다. [베로니카]로 연결되는 에필로그가 붙어 있고요.

견습수녀인 나르시사가 교사로 수녀원에 들어오면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나르시사는 어린아이였던 10년 전에 성모를 보고 기적을 체험한 적 있지요. 기적은 사라졌고 어른이 된 나르시사는 믿음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건 이 사람이 이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 중 가장 종교에 진지한 사람이란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수녀원은 수상쩍은 곳입니다. 나르시사의 방엔 이전에 거기 살았던 수녀의 물건이 들어 있고 툭하면 의자가 넘어지고 이상한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벽에는 미완성인 교수형 게임의 그림이 그려져 있지요. 그리고 수녀원 부속 기숙학교의 아이들은 어떤 여자아이의 유령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수녀들이 뭔가를 감추고 있는 건 분명하고요.

나르시사는 탐정이 됩니다. 그리고 일련의 초자연적인 현상과 함께 과거에 일어난 사건의 진상이 드러납니다. 그건 꽤 통속적인 이야기인데 수녀원이라는 공간, 20세기 중반의 스페인 역사와 잘 어울립니다. 거기까지 가는 과정의 몇몇 호러 묘사도 좋고요. 무엇보다 나르시사를 연기한 아리아 베드마르가 정말 좋은 호러 주인공이에요.

그러나 영화는 거기서 멈춥니다. 아무래도 프리퀄이라는 굴레에 갇힌 거 같아요. [베로니카]에서 설정한 죽음의 수녀 캐릭터에 나르시사를 맞추다 보니 더 깊이 다룰 수 있었던 주제를 건드리지 못했다고 할까요. 영화가 초반에 제시한 종교적인 테마는 이보다 훨씬 깊이 다룰 수 있었을 텐데요. (23/10/28)

★★☆

기타등등
우연인지 모르겠는데, [죽음의 수녀]에서 나르시사 수녀를 연기한 아리아 베드마르와 [베로니카]에서 같은 캐릭터를 연기한 콘수엘로 트루히요는 모두 퀴어입니다.


감독: Paco Plaza, 배우: Aria Bedmar, Almudena Amor, Maru Valdivielso, Luisa Merelas, Chelo Vivares, Consuelo Trujillo, 다른 제목: Sister Death

IMDb https://www.imdb.com/title/tt19175696/
Daum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71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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