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폰 The Black Phone (2022)


스콧 데릭슨의 [블랙폰]은 요새 유행하는 청소년 주인공 호러 영화입니다. 보다 보면 스티븐 킹이 연상될 수밖에 없는데, 이 영화의 원작은 킹의 아들 조 힐이 쓴 동명 단편이에요. 그렇다고 힐이 아버지의 [그것]과 같은 소설을 오마주한 작품을 쓴 것이냐. 그런 건 아닙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뒤에 더 이야기하기로 하고요.

영화의 배경은 1970년대 덴버의 주택가입니다. (데릭슨 자신이 이 시기에 덴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요.) 그래버라는 악당이 그 동네에서 남자애들을 납치하고 있어요. 주인공 핀도 중반에 그래버의 희생자가 되고요. 지하실에 감금된 핀은 벽에 걸린 고장난 검은색 전화기에서 그래버가 살해한 아이들이 보내오는 메시지를 듣습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단편이 원작이라 덧붙인 게 많습니다. 핀의 학교 생활과 초능력을 가진 동생의 이야기도 길게 나오고, 전화기를 통해 메시지를 보내오는 희생자들도 수가 늘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지금은 작가를 넘어서서 존재하는 스티븐 킹스러운 분위기가 추가된 것이죠.

이 각색이 아주 성공적이냐. 글쎄요. 단편에서 한 방 치고 넘어가는 용도로 만들어진 아이디어가 장편 영화로 넘어가면 아무래도 인위적인 티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각색 과정 중 추가된 스티븐 킹스러움이 오히려 이야기의 개성을 죽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끝날 때까지 무시할 수 없는 서스펜스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희생자가 늘고 전달하는 메시지가 많아지면서 고전 동화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형식적인 매력이 생기기도 해요.

스티븐 킹스러움에 대해 불평을 좀 했는데, 이게 정말로 단점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스티븐 킹은 이 장르에서 청소년 주인공이 가장 그럴싸하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경로를 찾아냈고 그게 작가를 넘어서서 요긴하게 쓰이고 있는 것뿐이에요. 데릭슨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이 들어간 각색이 은근슬쩍 킹의 경로를 따르는 건 자연스러워요. 다른 경로도 찾으면 있겠지만 이 길도 나쁘지 않습니다. (22/09/07)

★★★

기타등등
그래버의 마스크는 톰 새비니의 작품이라고요.


감독: Scott Derrickson, 배우: Mason Thames, Madeleine McGraw, Ethan Hawke, Jeremy Davies, E. Roger Mitchell, Troy Rudeseal, James Ransone, Miguel Cazarez Mora

IMDb https://www.imdb.com/title/tt7144666/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202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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