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너머 Le Milieu de l'horizon (2019)


올해 프라이드 영화제에서 마지막으로 본 영화는 [지평선 너머]입니다. 1976년 스위스 농촌 마을이 배경이에요. 막 개봉한 [죠스] 언급이 잠시 나옵니다. 롤랑 부티라는 작가의 소설을 각색했는데, 자서전적인 이야기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주인공 귀스는 이 동네 목장에 사는 남자아이입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모두가 가뭄 때문에 고생하고 있습니다. 농작물을 다 말라죽었고 가축들도 죽어가고 있어요. 아이에겐 죽은 닭을 주워 자루에 담는 게 일상입니다. 할아버지에게서 물려간 목장을 운영하는 아버지의 마음은 더 끔찍하겠지요. 말 그대로 자신의 세계가 붕괴되어 가는 중인 걸요.

당연히 이곳 사람들은 조금씩 맛이 가기 시작합니다. 다들 조금씩 신경질적이 되고 폭력적이 돼요. 안 좋은 일들이 여럿 일어나고 그 중 몇 개는 정말로 안 좋은 일인데, 그래도 대충 이해는 됩니다. 살아가는 데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물질이 충족되지 못하면 이상해질 수밖에 없어요. 당연히 이 영화는 비가 오면서 끝이 나야 하고 정말 비가 옵니다. 그런다고 이들의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지만요.

이 영화가 프라이드 영화제에 온 이유는? 귀스의 어머니 어머니가 친구와 바람을 피우기 때문입니다. 다른 영화에서라면 이게 이야기의 중심이겠지요. 시대배경이 70년대라면 더욱 큰 스캔들이었을 거고. 하지만 지금처럼 모두가 목이 마른 상황이라면 사정이 다릅니다. 물론 가뭄 때문에 상황이 더 극단적이 되었을 수도 있어요. 사람이 일단 기본욕구는 충족하고 살아야 하잖아요.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적당히 포기하고 타협할 수 있었던 사람이 가뭄 때문에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선택을 했던 것인지도. 네, 맞아요. (20/11/10)

★★★

기타등등
1. 엄마 역은 레티샤 카스타, 여자친구 역은 클레망스 포시입니다. 포시는 자주 봤지만 카스타는 한 동안 존재를 잊고 있었어요.

2. 한 동안 명동역 CGV 시네라이브러리엔 올 일이 없겠지요. 제가 명동에 가는 이유 4분의 3이 이 극장 때문이니 명동에 갈 일도 뜸해지겠고. 밤길을 걸으며 텅빈 건물들을 보니 오싹하더라고요.

3. 조금 더 검색을 해 봤는데, 1976년은 대충 고른 해가 아니더군요. 유럽이 최악의 폭염으로 시달렸던 때라고 합니다.


감독: Delphine Lehericey, 배우: Laetitia Casta, Luc Bruchez, Clémence Poésy, Thibaut Evrard, Fred Hotier, Patrick Descamps, Michaël Bier, Lisa Harder, Guillaume Lemarre 다른 제목: Beyond the Horizon

IMDb https://www.imdb.com/title/tt5373766/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91229

    • "귀사의 어머니 어머니가 친구와 바람을 피우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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