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삼총사 3 Charlie's Angels (2019)


엘리자베스 뱅크스의 [미녀삼총사 3]를 보았습니다. 이 번역제는 그렇게까지 거짓말은 아니에요. 사업적으로 보면 리부트이긴 하지만 여전히 속편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70년대 [미녀삼총사] 시리즈와 맥지가 만든 두 편의 [미녀삼총사] 영화, 뱅크스의 영화는 모두 하나의 세계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2011년 리부트 시리즈도 속해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여간 원작 시리즈에서도 멤버 교체는 많았으니 이 모든 건 자연스럽지요.

세월이 흐르는 동안 타운젠트 에이전시는 전세계적인 NGO 조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현역에서 활동하는 앤젤들은 모델 몸매의 아름다운 젊은 여자들 뿐이지요. 우린 이제 저번 시리즈에서는 잘 몰랐던 것을 알게 됩니다. 보즐리는 사람 이름이 아니라 반장 같은 직책명이었어요. 에이전시 안에는 수많은 보즐리들이 있고, 패트릭 스튜어트가 연기하는 보즐리는 막 은퇴했습니다. 그 자리를 엘리자베스 뱅크스가 연기하는 보즐리가 이어받았죠.

영화는 함부르크에 있는 회사에 다니는 엔지니어 엘레나가 자신이 제작에 참여한 칼리스토라는 클린 에너지 기계가 EMP를 이용한 살인무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시작됩니다. 엘레나는 이를 폭로하려 타운젠트 에이전시에 도움을 요청하지만 그만 살인청부업자가 끼어들고 그 와중에 보즐리 한 명이 죽습니다. 앤젤들은 엘레나의 도움을 받아 칼리스토의 견본품을 빼돌리려 하지만 이야기는 점점 꼬여갑니다.

좀 [미션 임파서블] 1편스러운 이야기입니다. 내부에 배신자가 있고 아무도 믿을 수 없으며 진상은 배배 꼬였습니다. 너무 꼬였다고 생각하는 평자도 있던데, 그렇다고 그 정도는 아니고요. 진상은 쉽게 눈치채실 수 있습니다. 이거 아니면 저것이니 일단 반반이거든요. 영화 대사에서도 있지만 내부 배신자가 처음 있었던 것도 아니니 이 [미션 임파서블]스러움이 그렇게 시리즈의 일관된 분위기를 해치는 건 아닙니다.

원작이 그랬던 것처럼 좀 정체성 혼란이 있는 영화입니다. 페미니스트 바비 놀이 같달까요. 임파워링하고 다 좋은데, 젊고 예쁜 여자들에게만 집착하는 에이전시의 성격은 여전히 수상쩍은 구석이 있습니다. 현역에서 은퇴한 뒤에도 여전히 에이전시 안에 남은 앤젤들도 있는 모양인데 전 이들을 조금 더 보고 싶었습니다.

재미있는 액션들이 꽤 있습니다. 브록 회사 잠입 장면은 가볍지만 유쾌하게 잘 쓰였어요. 그리고 의외로 좀 심술궂게 잔인한 구석이 있습니다. 사람 목숨을 무심하게 가지고 논달까. 예를 들어 앤젤들은 사람을 안 죽이겠다면서 마취총을 쏘는데, 그 마취탄을 맞은 사람들은 떨어져 죽어요. 엘레나도 중반에 어떤 사람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데, 다른 앤젤들은 너무 무심하게 엘레나를 '아무개 킬러'라고 부르고요. 대체로 영화는 남자들을 가볍게 다루는 편입니다. 이성애 로맨스의 가능성이 있긴 한데, 거기에 그렇게 매달리지는 않고요. 그리고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연기하는 사비나는 암만 봐도 퀴어예요.

흥행에 망한 영화로 알려져 있는데, 그렇게 재미없지는 않아요. 좀 식상하게 보일 수는 있을 거란 생각이 들고 멤버들의 화학반응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뭐. 시네마스코어 평범은 B+로, 직접 극장에서 영화를 본 관객들은 즐겼던 거 같고 썩토지수도 무난한 편입니다. 해외 수익까지 합치면 적자를 본 것도 아니고요. 여전히 흥행성과는 실망스럽고 속편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소문만큼 나쁜 영화는 아니었어요. 배우 팬들은 다들 만족했을 거고. (20/04/28)

★★☆

기타등등
뒤에 카메오들이 엄청 나오고, 그 중엔 원조 앤젤 중 한 명이었던 재클린 스미스도 있습니다.


감독: Elizabeth Banks, 배우: Kristen Stewart, Naomi Scott, Ella Balinska, Elizabeth Banks, Djimon Hounsou, Sam Claflin, Noah Centineo, Nat Faxon, Patrick Stewart, 다른 제목: 찰리스 엔젤스

IMDb https://www.imdb.com/title/tt5033998/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86611

    • 재밌었습니다. 딱히 드류 베리모어 버젼에 비해서 완성도 등이 밀리는 것도 아닌데 너무 철저하게 외면당한게 의아하더군요.
    • 원전 [찰리스 엔젤] 시리즈에서는 조금이라도 진지한 감정 연기가 필요한 설정이나 플롯에서는 줄기차게 케이트 잭슨에게만 그런 역할이 돌아가서 쓴웃음이 나던 기억이 있는데, 거의 사십몇년이 지난 이제까지 앤젤스와 연결이 되는 멤버는 결국 재클린 스미스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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