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 텀 12 Short Term 12 (2013)


데스틴 대니얼 크레튼의 [숏텀 12]은 몇 년째 보려고 미루다가 계속 못 본 영화입니다. 그리고 제가 미루는 동안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점점 유명해졌지요. 주연 배우 브리 라슨은 [룸]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지금은 캡틴 마블입니다. 이 영화에 조연으로 나온 라미 말렉은 [보헤미안 랩소디]로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고요. [브루클린 99]의 스테파니 베아트리스, [겟 아웃]의 라키스 스탠필드도 나옵니다. 이 정도면 스타 산실이라고 해도 될 거 같고. 하여간 오늘 보았습니다. [캡틴 마블]을 연달아 두 번 보니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더라고요.

청소년 보호시설이 배경인 영화입니다. 감독/작가인 크레튼은 보호시설에서 일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각본을 썼다고 해요. 도입부에 나오는 라미 말렉 캐릭터 네이트가 감독의 모습이 아닌가 잠시 생각해봤습니다. 원래는 2008년에 단편으로 만들었는데, 이 각본을 확장해서 2013년에 장편 버전이 나온 거죠.

영화의 주인공은 브리 라슨이 연기하는 보호시설의 스태프 멤버인 그레이스입니다. 시설에서 머무는 갈 곳 없고, 문제 많은 청소년들을 돌보는 게 일이죠. 같은 시설에서 일하는 메이슨과는 몇 년째 사귀는 중이고 영화 중간에 임신했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러는 동안 제이든이라는 여자아이가 새로 시설에 들어와요. 시설의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제이든에게도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그레이스는 제이든을 도우려하지만 그러려면 자신을 아이에게 열어보여야 합니다.

굉장히 건전한 영화입니다. 중요한 소재와 주제를 선량하고 올바른 사람들을 통해 진지하게 전달하는 영화지요. 이 영화에는 티끌만큼의 냉소주의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몇몇 등장인물들이 시도를 하긴 하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영화의 시선은 진지하기 짝이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손쉬운 자기 방어를 시도하지 않습니다. 대단한 영화적 실험을 하는 것도 아니고 서술방식이 엄청나게 신선한 것도 아니라 결국 '진정성'으로 승부를 낼 수밖에 없어요.

영화는 그걸 해냅니다. 끔찍한 어린시절을 겪었거나 견뎌낸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돕고 연대하는 과정을 묵묵하게 보여주는 것만으로 마음을 울리는 좋은 영화가 나온 겁니다. 당연히 작품을 '평가하는' 건 좀 재미가 없습니다. 영화를 보고 이 작품이 다루는 소재와 주제에 대해 토론을 나누는 건 또다른 이야기겠지만요. 평가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가 확실하게 할 수 있는 말은 이 작품을 이끄는 브리 라슨은 몇 년 전부터 정말로 훌륭한 배우였고 '브리 라슨의 연기력 난조' 어쩌구에 대해 떠든 사람들은 라슨의 영화를 한 편도 안 본 게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19/03/07)

★★★☆

기타등등
넷플릭스에 있습니다. 전에 한 번 내려갔지만 올해 초에 다시 올라왔다고 하더라고요.


감독: Destin Daniel Cretton, 배우: Brie Larson, John Gallagher Jr., Stephanie Beatriz, Rami Malek, Alex Calloway, Kevin Balmore, Lydia Du Veaux, LaKeith Stanfield, Frantz Turner, Kaitlyn Dever

IMDb https://www.imdb.com/title/tt2370248/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09624

    • 룸의 감독 레니 에이브럼슨이 이 영화를 보고 브리 라슨을 캐스팅하게 됐다고 하더라구요. 그게 오스카 여우주연상으로 이어졌으니... 그런데 이렇게 보니 정말 이 작품 당시에 인지도가 낮던 출연진들이 지금 대부분 잘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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