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낳는다 (2016)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낳는다]는 저번 프라이드 영화제 때 처음 보고 반 년 터울로 두 번을 더 봤는데, 첫 번째 보았을 때가 가장 별로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후 감상이 더 나았던 건 그 동안 이 영화에 대한 감독의 설명 또는 변명을 까먹었기 때문인 거 같아요. 감독이 자신의 영화 속 캐릭터를 보호하고 싶은 건 당연하지만 전 굳이 그럴 생각은 없었던 거죠.

영화의 주인공은 정민과 윤성이라는 20대 후반의 여자들입니다. 두 사람 대화를 엿들어보면 정민은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데 곧 결혼할 예정이고 가게도 닫을 생각입니다. 윤성은 동성애자고요. 두 사람의 대화는 편안하고 자연스럽고 일상적입니다.

여기서 영화는 휙 하고 과거로 건너가 그들의 고등학생 시절을 보여줍니다. 둘은 고등학생 시절 애인이었던 거죠. 영화는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고 감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꼼꼼하게 보여주는데 이 과정이 아주 알콩달콩 예쁩니다.

그런데 정민이 이상한 판타지를 품기 시작합니다. 둘을 모두 닮은 아이를 낳고 싶다고요. 그렇게 하려면 일단 두 사람이 모두 결혼을 해서 각자 아이를 낳고 그 아이들이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아야 하는데... 당연히 이건 정민만의 판타지일 뿐입니다. 윤성은 여기에 큰 관심이 없죠. 하지만 그건 사랑하는 사람의 판타지입니다.

이제 앞에선 편안하기 짝이 없어 보였던 둘의 관계도 달라보이죠. 정민이 정말 그런 판타지를 아직도 믿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미래의 남편에 대한 감정이 뭔지도 모르겠고요. 하지만 윤성이 정민을 여전히 사랑하고 그녀를 떠나지 못할 거라는 것, 그리고 정민이 언제나 그런 윤성을 이용할 거라는 건 알죠. 물론 전 정민이 윤성을 사랑한다는 것도 믿습니다만 여기서 변명을 너무 길게 끌 필요는 없을 거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낳는다]는 예쁘고 달콤하지만 아주 이기적이고 그 때문에 많이 슬픈 사랑 이야기예요. 영화의 진짜 힘도 여기서 나오고요. (17/12/09)

★★★

기타등등
각본은 감독 정지윤과 안도영이라는 작가의 공동 작품으로 나오는데, 이 이야기를 누가 먼저 생각했는지 모르겠군요.


감독: 정지윤, 배우: 안선영, 이태경, 이택근, 윤환, 다른 제목: Family Plan

IMDb http://www.imdb.com/title/tt6465176/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54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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