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쌔신 크리드 Assassin’s Creed (2016)


[얼라이드]를 보고 시간이 남아 마리옹 코티아르가 나오는 영화를 한 편 더 보았습니다. [어쌔신 크리드]요. 전 원작이 되는 게임에 대해서는 피상적인 지식만 간신히 갖고 있을 뿐이지만 감독의 전작인 [맥베스]는 재미있게 봤고 그 영화에서 마리옹 코티아르의 레이디 맥베스 해석도 흥미로웠죠.

요점만 말하면 재미가 없었습니다. 우선 이야기를 따라가기 쉽지 않았죠. 현대의 주인공이 첨단기술로 자신의 유전자에 새겨진 선조의 기억을 기억해낸다는 의심스러운 설정인데, 과학적으로 수상쩍은 건 넘어가더라도 이런 상황에서 관객들이 감정이입을 하기는 쉽지 않죠. 스스로의 의지로 액션을 하는 건 수백년 전 사람인데 이미 그 일은 끝났고 현재에서는 기억만 할 뿐이죠. 그런데 주인공인 척 행세하는 건 현재 사람이란 말이죠. 이럼 누구에게 감정이입을 해야 하죠?

감정이입이 어려워지면 액션도 힘을 잃죠. 이게 게임이라면 같은 설정이라도 몰입이 쉽겠죠. 결국 액션에서 주인공은 자신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캐릭터에 몰입하기도, 긴장감을 느끼기도 어려운 상황에서라면 아무리 스턴트가 현란해도 지루해지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액션의 균형도 안 맞아요. 좋은 액션 대부분은 과거에 있는데, 영화는 현재를 중심으로 전개되니까요. 이건 심각한 각본 문제인데, 이렇게 많은 돈을 투자한 영화를 만들면서 여기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게 전 이해가 안 갑니다.

[어쌔신 크리드]는 게임과 영화가 얼마나 다른 매체인지, 과연 게임의 영화화가 필요하긴 한 작업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논의하고 싶은 게임팬들에게 좋은 이야기가 될만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전 이 영화에서 과학자로 나오는 마리옹 코티아르를 보러 왔으니까 그 이야기만 할게요. 물론 이 영화에서도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캐릭터가 너무 얇고 기능적이라 캐릭터 대신 그냥 배우만 보게 되더군요. 그래도 코티아르가 오펜하이머에 빙의해서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도다"라고 뇌까리는 장면을 언제 다시 보겠습니까. (17/01/12)

★☆

기타등등
이 영화 자막에서도 마이클 파스벤더의 캐릭터는 코티아르의 캐릭터에게 일방적으로 말을 놓습니다. 다들 왜 그래.


감독: Justin Kurzel, 배우: Michael Fassbender, Marion Cotillard, Jeremy Irons, Brendan Gleeson, Charlotte Rampling, Michael Kenneth Williams, Denis Ménochet, Ariane Labed, Khalid Abdalla, Essie Davis

IMDb http://www.imdb.com/title/tt2094766/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18307

    • 21세기로 넘어간지가 언제인데 남자배우가 반말 쓰는 번역법은 여전히 일제시대 수준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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