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 단팥 인생 이야기 An (2015)


가와세 나오미의 [앙: 단팥 인생 이야기]는 올해 칸 영화제에 초청받은 영화들 중 가장 심하게 얻어맞은 영화입니다. 인디와이어에서는 심지어 리뷰 제목을 [Why Does the Cannes Film Festival Keep Programming Naomi Kawase's Movies?]라고 짓기도 했죠.

영화를 보면 왜 그런 욕을 먹었는지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가 나쁘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냥 칸에서는 욕을 먹는 게 이해가 되지만 나쁜 영화는 아닌 그런 작품인 거죠. 국제 영화제에서는 각각 기대하는 무언가가 있지 않습니까. [앙: 단팥 인생 이야기]에는 그런 영화제스러움이 많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내수용 대중영화로는 나쁘지 않죠.

제목 그대로 단팥 이야기입니다. 도라야키를 파는 작은 가게에서 알바를 구하고 있는데, 도쿠에라는 할머니가 하겠다고 나타납니다. 가게 주인은 거절하려고 했지만 할머니는 (당연하게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팥소를 만드는 사람이죠. 할머니가 오면서 가게는 인기를 끌지만 할머니에겐 남들에겐 말 못할 비밀이 있습니다.

원작이 있는 영화입니다. 도리안 스케가와의 동명소설을 각색했대요. 하지만 엔드 크레디트가 올라가기 전에는 전혀 눈치를 못챘죠. 소재나 스토리 진행 방식은 여전히 가와세 나오미답습니다. 그래서 원작을 택한 것이겠지만요. 자신의 개성을 망치지 않고 담아낼 그릇인 것입니다.

영화의 내용은 많이 통속적입니다. 메시지도 지나칠 정도로 분명하고요. 그리고 도라야키와 단팥이라는 소재와 그에 딸려오는 주제는 일본에서 지나칠 정도 많이 나온 음식 소재 영화 장르에 휩쓸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 번 해볼만한 이야기이고 그 평범함 속에서 익숙한 주제를 곱씹는 맛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리고 도쿠에 역을 맡은 키키 키린은 아름답습니다. (15/09/15)

★★★

기타등등
제가 이 영화에 완벽하게 몰입할 수 없는 이유. 단팥을 안 좋아해요. 아무리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팥소를 만들어도 저에겐 그냥 단팥.


감독: Naomi Kawase, 배우: Kirin Kiki, Miyoko Asada, Etsuko Ichihara, Miki Mizuno, Masatoshi Nagase, Kyara Uchida

IMDb http://www.imdb.com/title/tt4298958/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39523

    • 아직 맛잇는 단팥을 못 만나신 거에요 틀림없이
      • 동감하려고 로그인 했습니다.^^
    • 어렸을 때에는 단팥이 정말 싫었는데 나이가 좀 드니ㅜㅜ 단팥의 맛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엉터리 싸구려 단팥은 여전히 안먹습니다. 구멍가게에서 파는 단팥빵이나 호빵, 싸구려 모나카 따위에 들어있는 건 단팥이라고 할 수도 없는 조악한 것이죠. 윗분 말씀처럼 정말로 맛있는 단팥을 만나보신다면 생각이 바뀌실지도... ^^
    • [오타 신고]
      일본에서 지나칠 정도 많이 나온 음식 소재 영화 장르 : 지나칠 정도로

      하지만 여전히 한 번 해볼만한 이야기이고 : 해볼 만한
    • 키키 키린 씨는 젊을 때부터 파격의 이미지였다는 것 같아요. 지금도 독특하고 상대하기 쉽지 않은 사람처럼 보이고요. 공식적인 자리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젊은 여자배우 보는 눈이 없다, 왜 그 자리에 그 배우를 데려다 놓는지 알 수 없다고 거침없이 말하기도 하고, 연기가 좋았을 때는 고레에다 감독의 지도가 좋은 거라고 한다거나, 촬영장에 동료 배우가 준비해 온 간식을 필요 없다고 단칼에 거절한 얘기가 들려오죠. 수십 년 된 옷을 입고 나와서 옷에 핀 곰팡이를 보여 주거나... 어쨌거나 매력적인 배우이고, 관객으로서 기대되고, 감독이나 배우라면 작품을 함께 해 보고 싶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다고 처음 기사가 떴을 땐 주인공의 이력이 소개됐었어요. 칸느 초청받았다는 기사에서는 그걸 감추고, 중학생 캐릭터에 관해 밝히면서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다룬 영화라고 했고요.


      최종 스코어는 모르겠지만, 일본 개봉 당시 소규모 공개였음에도 흥행 10위에 오르기도 했고, 작은 극장들의 객석 점유율이 높았대고, 감독에게 고맙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관객들도 많았나 봅니다. 영화 속 소리나 풍광이 인상적이었다는 감상이 거듭해서 보이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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