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지 The Crazies (2010)

 

브렉 아이스너의 [크레이지]는 73년에 만들어진 조지 A. 로메로의 동명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인데, 유감스럽게도 아직 원작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영화를 보니 전작이 궁금해집니다. 검색해보니 어떤 분위기의 영화인지 짐작이 갑니다만.

 

리메이크 판 [크레이지]는 그냥 좀비 영화입니다. 단지 좀비가 나오지 않는 좀비 영화죠. 영화의 무대가 되는 작은 마을인 오그덴 마시의 주민들은 대부분 미군의 실수로 유출된 트릭시라는 생화학 무기에 감염되었습니다. 트릭시에 감염되면 모두 폭력적인 미치광이가 되고, 그 결과 오드덴 마시는 좀비 병이 들끓는 마을과 아주 비슷한 모양의 난장판이 됩니다. 물론 정부에서는 트릭시를 통제하기 위해 끔찍한 대학살도 불사할 준비가 되어 있고요. 이 난장판에서 탈출하기 위한 주인공들의 모험이 영화 내용의 전부를 차지합니다.

 

원작이 남겨준 것으로 보이는 로메로식 사회비판의 요소들이 이곳저곳에 보이지만, 아이스너는 여기에 큰 관심은 없어 보입니다. 대신 그는 철저하게 호러/액션의 효과에 집중합니다. 영화는 철저하게 좀비 액션의 블록들로 구성됩니다. 각각의 시퀀스가 중요하고 전체나 주제는 비교적 덜 중요한 것이죠. 이 블록들은 꽤 재미있습니다. 심리묘사나 공포창출의 테크닉도 좋고 액션도 날렵해요.

 

로메로의 팬들은 이 리메이크가 원작의 주제를 날려버린, 번지르르한 껍질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아마 제가 원작을 먼저 보았어도 비슷한 소리를 했을 수 있어요. 하지만 잘 작동하는 장르물을 보면서 시간을 때우는 건 나쁜 일이 아니고, [크레이지]는 여기서 자기 역할을 무리없이 해냈습니다. 물론 [반가운 살인자] 같은 영화를 본 직후에 무슨 영화든 좋아보이지 않겠냐고 우기신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10/03/26)

 

★★★

 

기타등등

오그덴 마시의 공식 페이지로 가보세요.

 

감독: Breck Eisner 출연: Timothy Olyphant, Radha Mitchell, Joe Anderson, Danielle Panabaker, Christie Lynn Smith, Brett Rickaby, Preston Bailey, John Aylw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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