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국적소녀 Tôkyô Mukokuseki Shôjo (2015)

아이는 (아마도 도쿄에 있는) 예술학교의 학생입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영재로 추앙받았다고 하는데, 최근엔
언급되지 않는 사고 때문에 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지요. 학생들은 아이를 싫어하고 선생들은 방관 중. 아이
자신은 곧 허물어질 강당에 거대한 금속 오브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무국적소녀]는 오시이 마모루의 실사영화입니다. 그리고 딱 그의 실사영화에서 기대할 법한 작품이죠. 엄청
오타쿠스러운데 실사라서 더 튀는 영화입니다. 대사 하나하나까지 정말로 오타쿠스러운데 특히 미술선생 캐릭터는 그런
식으로 밖에 말을 하지 못하는 거 같습니다. 예를 들어 아는 척을 하고 싶을 때 "(뭔가 멋진 것처럼 들리는 개념)란 말인가!"라고
웅얼거리는 게 한 대사의 절반은 되는 것 같습니다.
영화의 대부분은 아이의 예술학교 생활 묘사가 차지하지만 별 의미도 재미도 없습니다. 폼만 있지 내용이 없으니까요.
이 영화에서 신경 쓰는 건 미술학교가 아니라 밀리터리 묘사입니다. 이 정도면 거의 스포일러지만 말해도 상관없을
거 같아요. [무국적소녀]는 밀덕판타지입니다. 심지어 주인공 교복소녀가 러시아 전투식량을 먹는 장면만
봐도 오르가즘에 떠는 영화예요. 이런 판타지가 영화 내내 묻혀 있다가 막판에 폭발하는 것입니다.
일본 교복소녀가 일당백으로 러시아 군인들을 총칼로 때려잡는 영화를 1년에 한 편 이상 봐야 한다면
[무국적소녀]는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페티시 충족용으로는 충분하지요.
단지 교복소녀 페티시와 밀덕 판타지만으로는 러닝타임을 채우기 어렵습니다. 결말 이후 반전에서 드러난
진상은 예술학교 이야기보다 더 공허해서 감흥이 없고요. 폼도 재미있게 잡으면 공허해도 재미있지만
이 영화의 폼이 그렇게 재미있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15/07/27)
★★
기타등등
모차르트의 23번 피아노 협주곡 2악장이 끝도 없이 나오는데, 영화 보고 나오면 질릴 지경입니다.
감독: Mamoru Oshii, 배우: Nana Seino, Kanon Hanakage, Hirotarô Honda, Nobuaki Kaneko, Sergey Kuvaev, Lily, Hinako Tanaka, Ayuri Yoshinaga, 다른 제목: Nowhere Girl, 도쿄무국적소녀
IMDb http://www.imdb.com/title/tt4654606/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41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