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버니 Ali Baba Bunny (1957)


벅스 버니는 작가들이 자기를 두더쥐로 착각하는 것 같다고 불평한 적이 있죠. 토끼답지 않게 그는 주로 땅굴을 파면서 여행을 합니다. 그런 방식이 그에게 기차나 자동차처럼 여분의 속도를 주는 것처럼요. [알리바바 버니]에서 그는 대피 덕까지 뒤에 달고 땅굴 여행을 합니다. 원래는 피스모 해안에 갈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아마도) 앨버쿼키에서 방향을 잘못 틀어 사막 속 동굴 안에 대신 들어오게 됐죠. 벅스 버니는 땅굴을 파고 다시 돌아갈 생각이지만 대피 덕은 사정이 다릅니다. 그 동굴은 어마어마한 보물들로 가득 차 있으니까요.

언제나처럼 벅스 버니와 대피 덕은 인간의 두 가지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욕에 관심이 없고 자유로운 벅스 버니가 있고 보물에 눈이 어두운 대피 덕이 있지요. 당연히 이 영화에서 승자는 욕심이 없는 벅스 버니입니다. 보물을 본 직후부터 보물에 완전히 넋이 나간 대피 덕은 이제 완전히 보물의 노예가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동굴 밖에는 그를 노리고 있는 덩치 큰 가이드 하산이 있지요.

우리가 되고 싶어하는 건 벅스 버니... 아니, 정말 그럴까요? 이 영화에서 대피 덕은 우리가 정말로 보물을 찾느다면 대부분 할 법한 일을 합니다. 대피 덕이 외치는 "I can't help it, I'm a greedy slob—it's my hobby"나 "I'm rich! I'm wealthy! I'm comfortably well off!"같은 대사를 들어보면 전 많이 찡합니다. 우리의 욕망에서 조금도 떨어져 있지 않은 표현이니까요.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대충 만든 추상적인 악덕이 아니라 현실적이기 짝이 없는 욕망이죠.

그래도 이 영화의 승자는 적당히 돈과 보석에 대한 집착을 접은 벅스 버니입니다. 그는 무사히 피스모 해연에 도착해 바캉스를 즐기는데, 그가 거기서 우연히 집어든 조개 껍대기 안에는 작은 진주과 그 진주가 자기 거라고 설치는 작은 대피 덕이 있었죠. 이 정도면 거의 톨스토이 동화 같군요. 의도적인지 모르겠지만. (15/04/24)

★★★☆

기타등등
왜 벅스 버니가 앨버쿼키에서 늘 길을 잃는지는 저도 모르죠.


감독: Chuck Jones, 배우: Mel Blanc

IMDb http://www.imdb.com/title/tt0050111/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4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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