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슨 타이드 Crimson Tide (1995)


90년대에 두 편의 준수한 잠수함 영화가 두 편 나왔으니, 하나는 톰 클랜시의 베스트셀러를 각색한 [붉은 10월]이었고 다른 하나는 토니 스코트의 [크림슨 타이드]였죠. 둘 다 재미있는 영화인데 전 [붉은 10월] 쪽이 더 잘 만든 영화였다고 기억합니다. 하지만 더 자꾸 생각나는 영화는 [크림슨 타이드] 쪽이죠.

90년대에 일어난 가상의 위기상황이 배경입니다. 러시아 극우주의자들이 미사일 기지를 점령해 미국에 핵미사일을 날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핵잠수함 USS 알라바마 호가 태평양에 투입됩니다. 이들이 핵미사일을 발사하기 직전에 메시지가 끊기고 잠수함은 두 패로 갈라집니다. 늦기 전에 핵미사일을 발사해야 한다는 램지 함장과, 일단 메시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헌터 부함장.

중간에 러시아 잠수함과 전투가 박진감있게 그려지긴 하지만 거의 연극적인 영화입니다. 실제로 연극으로 각색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배우 비중이 높고 대사 위주이며 밀폐된 단일 공간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니까요.

물리적 액션은 제한되어 있지만 긴장감은 엄청난 영화입니다. 세계멸망을 가져올 수도 있는 핵전쟁을 준비하는 중인데 의견이 갈려 선상반란이 일어났습니다. 이 상황에서 진 해크맨과 덴젤 워싱턴이 양쪽에서 엄청난 음량으로 고함을 질러대고 있으니 관객들은 그 에너지에 일단 압도당할 수밖에 없지요.

사실 각본 자체는 여러 모로 좀 수상쩍습니다. 설정은 인위적이고 결말은 싱거울 수밖에 없지요. 정말 전쟁이 일어날 수는 없으니까요. 짧은 시간 안에 드라마를 채우다 보니 무리한 상황이 마구 튀어나오고요. 양쪽 세력을 공평하게 다루려 노력하고 있지만 여기서 잘못하고 있는 쪽이 프로토콜을 어기고 있는 램지라는 건 분명하고요.

단지 토니 스코트는 여기에서 관객들에게 이들을 눈치챌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러닝 타임 내내 계속 폭발하는 폭탄같은 영화예요. 핵전쟁과 같은 중요한 주제로 관객들의 사고를 차단하는 영화를 만들었으니 이는 비판받아 마땅하겠지만 그렇다고 영화의 결론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고 무엇보다 시작부터 끝까지 재미있으니 특별히 불평할 이유는 없겠죠. 생각은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할 수 있으니까요. (15/02/22)

★★★

기타등등
도입부에 전쟁 영화 중심으로 영화 퀴즈가 몇 개 나오는데,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맞힌 작품이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에 EBS에서 해서 봤을 때는 다 알겠더라고요. 그 동안 모두 챙겨봤던 거죠.


감독: Tony Scott, 배우: Denzel Washington, Gene Hackman, Matt Craven, George Dzundza, Viggo Mortensen, James Gandolfini, Rocky Carroll, Jaime Gomez, 다른 제목:

IMDb http://www.imdb.com/title/tt0112740/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7486

    • 토니 커티스는 -> 토니 스콧은
      • 그래도 하나만 틀렸군요.
    • 영화 시작할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남자 3명은 각각 미국 대통령, 러시아 대통령, 그리고 미국의 탄도 미사일 잠수함 함장이다.' 라고 자막을 깔아뒤서 관객들은 램지 함장이 실제로 발사할 권한이 있는 것 처럼 착각하게 되었던것 같아요.
    • 이 영화에서 비고 모텐슨 참 애처롭고 예쁘지 않던가요/ㅅ/ 제가 이 얘기를 하면 다들 그 영화에 비고 모텐슨이 나왔어? 하고 어리둥절해 하더라구요. 그래도 세 번째로 중요한 사람인데ㅜㅜ
    • 단지 토니 스코트는 여기에서 관객들에게 이들을 눈치챌 생각을 주지 않습니다.

      '이런 것들을 눈치챌 시간을'이 더 자연스러울 것 같네요. 혹은 관객들이 이런 것들을 눈치채게 할 생각이 없습니다?
    • 저도 붉은 10월에 한 표. 그리고 저는 확실히 이 영화보단 붉은 10월 광팬이라 생각나는 쪽도 붉은 10월이네요. 저는 아마 붉은 10월을 거의 10번도 넘게 본 거 같아요. 물론 DVD로 장만해서 보고 싶을 때마다 꺼내 보죠. 우리 아들들한테도 보여주려고 시도했는데 아직은 어린 거 같애요.^^ 하지만 이 영화의 긴장감에 대한 거엔 한 표 던질께요. 확실히 두 배우를 주축으로 한 팽팽한 전개는 멋있었거든요. 근데 이 영화가 토니 스코트영화였단건 까맣게 까먹고 있었네요. 이젠 안 까먹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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