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 The Switch (2010)


[스위치]의 원작은 [미들섹스]의 제프리 유제니디스가 [뉴요커]에 발표한 단편 [Baster]입니다. 원작은 읽지 못했지만, [뉴요커] 사이트에 있는 시놉시스는 챙겨볼 수 있었죠. '정자 바꿔치기'와 캐릭터 관계설정의 일부를 제외하면 원작과 영화의 유사점은 크지 않습니다. 유제니디스는 외모와, 지능, 다위니즘에 대한 보다 추상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할리우드 사람들은 원작의 판권을 구입했을 때부터 제니퍼 애니스톤이 나오는 로맨틱 코미디로 만들 생각이었으니 말이죠.


영화는 [프렌즈]와 같은 뉴욕 무대의 시트콤처럼 시작합니다. 제니퍼 애니스턴의 캐스팅 때문에 더 그렇게 보이기도 하죠. 하여간 영화에서 캐시와 월리는 단짝 친구인데, 월리는 캐시를 짝사랑하고 있습니다. 캐시는 나이가 너무 들기 전에 아기를 갖기로 하고 롤랜드라는 정자 제공자를 구합니다. 하지만 술과 약에 취해 정신이 없던 월리는 그만 실수로 롤랜드의 정자를 쏟아버리고 자기 것을 대신 채워넣습니다. 임신한 뒤 캐시는 뉴욕을 떠났다가 7년 만에 돌아오는데, 월리는 캐시의 아들 세바스찬이 자기랑 판박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립니다. 


재미있는 설정이 아니냐고요.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적어도 예고편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끌만하죠. 코미디 소재도 상당한 편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세바스찬을 연기한 아역배우 토머스 로빈슨이 신경증을 앓는 뉴요커처럼 행동할 때죠. 그와 월리 역의 제이슨 베이츠먼은 좋은 짝꿍입니다. 그림이 좋아요.


하지만 영화는 중간에 막혀 버립니다. 갈등의 가능성이 많지 않아요. 월리는 이미 아이도 원하고 캐시도 원합니다. 캐시가 '예스'라고 하면 모든 갈등은 종결되는 거죠. 그 결과 월리는 필연적인 폭로 장면 이후 그냥 두 손 놓고 기다리게 됩니다. 이후로 갈등은 캐시에게 넘어가는데, 관객들은 끝까지 월리의 관점에서만 영화를 보죠. 그 때문에 관객들은 이 영화가 원래부터 그렇게 할 이야기가 많지 않았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대부분 관객들은 제니퍼 애니스톤의 이름을 보고 영화관에 들어가겠지만, 이 영화의 진짜 주연배우는 제이슨 베이츠먼입니다. 아마 두 번째 주연배우는 중반이후부터 나오는 토머스 로빈슨이겠죠. 위에서도 말했지만 둘은 좋습니다. 단지 제니퍼 애니스톤은 이 영화에서 얻은 게 별로 없습니다. 분명한 캐릭터도 없는 대상에 불과하지요. [프렌즈]의 아우라도 점점 흐려져 갑니다. 커리어를 바꿀만한 도전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요. (10/11/20)



기타등등

미라맥스 로고가 바뀌었더군요. 하긴. 


감독: Josh Gordon, Will Speck, 출연: Jason Bateman, Jennifer Aniston, Jeff Goldblum, Juliette Lewis, Patrick Wilson, Thomas Robinson

 

IMDb http://www.imdb.com/title/tt0889573/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69992

    • 별3개반 영화 맞나요 글만 읽어보면 전혀 그런느낌이 아닌데요 ^^
    • 두 개 반입니다. 중간에 글 일부가 날아가버려 다시 썼는데 그 부분만 수정 안 된 채 남아있었네요.
    • 마지막 문장 동감. 극장에 갔다가 포스터를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이제 '정성스레 드라이한 머리'가 아닌 영화좀 찍지... 굿걸 정도도 참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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