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와 야수 La belle et la bête (2014)


[미녀와 야수]의 원작이 프랑스 동화이고, 이 원작으로 만들어진 첫 번째 걸작이 장 콕토의 영화라는 걸 생각해보면, [미녀와 야수]라는 제목에 자연스럽게 디즈니의 뮤지컬 애니메이션을 떠올리는 요새 분위기는 조금 자존심 상하는 구석이 있죠. 크리스토프 강스가 [미녀와 야수]를 각색한 실사 영화를 들고 나온 것도 그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기본 이야기는 같습니다. 벨의 아빠인 상인이 야수가 사는 성에 들어갔다가 곤욕을 치르고 벨이 자진해서 야수의 성으로 들어갑니다. 고생 끝에 야수는 벨의 진정한 사랑으로 마법이 풀려 왕자로 돌아오죠.

다른 점도 있습니다. 하긴 장 콕토의 영화와 디즈니 영화도 원작과는 조금 다르니까요. 강스의 영화에서는 왕자의 과거 이야기를 길게 늘렸습니다. 왕자가 유부남이었는데 알고 봤더니 아내가 숲의 요정이었고 그 때문에 아버지인 숲의 신의 분노를 사 저주에 걸렸다는 이야기죠. 그리고 영화에 악역으로 페르뒤카스라는 직업 악당을 만들어 위기상황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집중하기 쉬운 영화가 아닙니다. 각본이 이상할 정도로 산만해요. 일단 벨에겐 가족이 지나치게 많습니다. 언니 둘에 오빠가 셋이에요. 악당은 가족 밖에 따로 있고요. 게다가 왕자의 사연도 길지요. 이들을 다 건드리자니 정말 가장 중요한 부분, 그러니까 벨과 야수가 감정을 나누고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대폭 삭제됩니다. 이러니 마법이 풀리는 결말을 보면 "이게 뭐야?"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죠.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만으로는 도저히 그 결말이 나올 수가 없거든요.

레아 세두에 대해서는 아무런 불만이 없습니다. 아름답고 당당하고 씩씩하죠. 하지만 벨만 잘해서는 완성될 수 없는 영화죠. 뱅상 카셀은 좋은 배우지만 이 영화에서는 이상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배우가 가진 야수성과 박력이 야수로 분장했을 때는 전혀 살아나지 못하고 왕자의 과거 회상 장면에만 나오는 거죠. 그가 다시 왕자로 돌아왔을 때도 별 감동이 없고요.

사운드 스테이지에서 찍은 그림은 보기가 좋습니다. '캐니멀'화 된 사냥개와 같은 쓸모없는 예를 제외하면 컴퓨터 그래픽과 재래식 특수효과와의 조화도 나쁘지 않은 편이고요. 하지만 그림만으로 완성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죠. 왜 이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이 영화가 실내를 무대로 한 심리극이라는 걸 잊고 있었던 걸까요. (14/06/21)

★★

기타등등
신데렐라 공식을 깬 결말이 신기하긴 했습니다.


감독: Christophe Gans, 출연: Léa Seydoux, Vincent Cassel, André Dussollier, Eduardo Noriega, Myriam Charleins, Audrey Lamy, Sara Giraudeau, Jonathan Demurger, Nicolas Gob, Louka Meliava, Yvonne Catterfeld, 다른 제목: Beauty and the Beast

IMDb http://www.imdb.com/title/tt2316801/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19456

    • 이 영화는 못 보고 장콕토 영화를 봤어요. 장콕토 영화는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아주 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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