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도둑 (2014)


연주는 자전거 도둑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안장 도둑이죠. 연주는 자전거로 광고지를 붙이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안 돈이 되는 고급 안장이 보이면 훔쳐서 온라인으로 팝니다. 그러던 어느 날 괜찮은 안장을 훔쳐 자전거로 돌아온 연주는 누가 자기 자전거의 안장을 훔쳐가고 그 자리에 브로콜리 하나를 갖다 놓은 걸 발견합니다.

민용근의 [자전거 도둑]은 에릭 로메르의 영화가 그랬던 것처럼 정확하고 명료한 도덕극입니다. 그것도 기독교적인, 보다 정확히 말하면 가톨릭적인 이야기죠. 동명의 데 시카 영화가 가난한 사람들을 범죄로 몰고 가는 사회의 문제를 지적했다면, 이 영화에서 절도는 부인할 수 없는 '죄'입니다. 물론 그런 식으로 학비를 버는 연주도 사정이 있고 그런 사정으로 몰고 간 시스템의 잘못도 있겠지요. 하지만 여전히 죄는 죄예요.

절도를 죄라고 부르기 위해 꼭 종교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연주가 자신의 안장을 훔친 소녀를 만나면서부터 영화는 기독교적 분위기를 풍깁니다. [자전거 도둑]은 수치심 속에서 회개하는 죄인의 이야기이며 ,이 과정은 다른 사람의 대속을 통해 이루어지고 완성되지요. 물론 여기엔 신의 언급 같은 것은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자전거 도둑]은 관객들을 개종시키는 영화가 아니라 이야기와 주제를 위해 기독교 문화의 틀을 택한 영화입니다.

반전을 노린 단편 영화들이 대부분 그렇듯 이 영화에도 살짝 아귀가 안 맞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자잘한 빈틈은 효과적으로 전달된 주제와 그를 통한 드라마의 깊이 그리고 연주를 박주희의 연기를 통해 채워집니다. 작지만 만만치 않은 영화입니다. (14/12/01)

★★★☆

기타등등
올해는 박주희에게 바쁜 해였죠. 장편 주인공을 두 번이나 맡았고 이번 서울 독립 영화제에서도 주연작이 네 편이나 상영되었습니다. 그걸 모조리 다 보았는데, 마치 같은 배우가 나오는 연작 영화를 보는 기분이었어요.


감독: 민용근, 배우: 박주희, 허예슬, 이우진, 다른 제목: The Bicycle Thief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30391

    • 제목은 자전거 도둑, 막상 까 보면 에릭 로메르... 구미가 당기네요.
    • 근데 진짜 제목만 보다 보면 외국영화 한국영화의 같은 영화 제목 때문에 가끔씩은 좀 짜증이 날 때도 있네요. 그런 영화들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계속되는 연속성 때문인 거 같기도 하고 모방이 계속되어서 창조성 결여에서 오는 갈증때문인 거 같기도 하고...어쨌든 그러네요....저도 뭐에 화내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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