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큰 3 Taken 3 (2015)


전 시리즈 중간에 고정 캐릭터를 죽이는 걸 안 좋아해요. 이야기에 꼭 필요하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것도 아니라면 배반감을 느끼죠. 특히 삼부작인데 3편 초중반에 죽이는 건 최악. 바로 [로보캅]이 그랬었죠.

[테이큰 3]의 설정이 딱 [로보캅 3]이에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주인공 브라이언 밀스의 전처이고 딸 킴의 엄마인 르노어를 죽입니다. 이제 살인범으로 몰린 밀스는 경찰에 쫓기면서 르노어를 죽인 범인을 잡고 킴을 보호해야 합니다. [테이큰] 버전 [도망자]인 거죠.

"이렇게 이야기를 끌어갈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영화를 보면 그런 생각은 안 듭니다. 일단 밀스는 그렇게 달아날 이유가 전혀 없어요. 척 봐도 알리바이가 있고 파놓은 함정은 너무 엉성해서 경찰이 몇 분만 신경 써서 수사하면 다 들통이 납니다. 경찰이 왔을 때 그냥 자수했다면 금방 끝났을 일입니다. 이게 며칠 동안 질질 끌었던 건 밀스가 바보같이 달아났기 때문이죠. 그러는 동안 아무 짝에도 없는 자동차 추적전과 결투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죽었던 건지.

당연히 이 설정은 서스펜스에 영향을 끼칩니다. 뭐, 전 [테이큰] 1편도 그렇게 좋지는 않아요. 그래도 그 영화에는 "위기에 빠진 딸을 구하라!"라는 무시할 수 없는 설정이 있죠. 아무리 대충 다루어도 설정의 힘이 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굳이 달아날 필요도 없고 싸울 필요도 없는 상황이라면 모든 게 여분처럼 보이죠. 클라이맥스처럼 보이는 긴 액션이 엉뚱한 방향으로 빠질 경우는 더욱 그렇고.

그냥 존재할 필요가 없었던 이야기 같습니다. 앞의 1,2편과 잘 연결되지도 않고 만족스러운 맺음도 아니에요. 이런 이야기를 풀려면 그냥 처음부터 새 캐릭터로 작업하는 게 나았죠. (15/01/07)

★☆

기타등등
레니의 남편인 스튜어트 역의 배우가 잰더 버클리에서 더그레이 스콧으로 바뀌었는데, 스케줄 때문인지, 이미지 때문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배우가 유지되는 편이 효과가 더 컸겠죠. 적어도 제 생각엔 그렇습니다.


감독: Olivier Megaton, 배우: Liam Neeson, Forest Whitaker, Famke Janssen, Maggie Grace, Don Harvey, Dougray Scott, Sam Spruell

IMDb http://www.imdb.com/title/tt2446042/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09982

    • 로보캅 3편에서 루이스가 초반퇴장한 건 애초 각본은 아니었고, 루이스 역의 낸시 앨런의 스케줄 문제 또는 출연료 갈등 때문이라고 들었었는데 말이죠. 어쨌든 테이큰 3는 아무래도 또다른 3편의 저주에 걸린 영화인 듯 싶군요...=_=;
    • 노쇠하신 리암니슨옹의 액션장면들 볼때마다 안타깝다는 생각이들더군요..;;
    • "전 시리즈 중간에 고정 캐릭터를 죽이는 걸 안 좋아해요. 이야기에 꼭 필요하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것도 아니라면 배반감을 느끼죠. 특히 삼부작인데 3편 초중반에 죽이는 건 최악"이라는 언술에 몇 가지 망한 3편들을 떠올리며.. 감명 깊이 고개를 끄덕여봅니다 ㄱ-
    • 그러는 동안 아무짝에도 없는 자동차 추격전과 => 그러는 동안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자동차 추격전과
    • 3부작인데 3편 초중반에 고정 캐릭터를 죽이는 또다른 영화로 [블레이드 3]가 있습니다. 그것도 최악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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