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린스 Labyrinth (1986)


2017년 1월 8일은 데이빗 보위의 70번째 생일이었죠. 물론 그가 살아있었다면 말이지만. 전 그 날을 기념해서 짐 헨슨의 [라비린스]를 봤습니다. 보위가 고블린 왕으로 나왔던.

짐 헨슨이 만들었으니 당연히 [머펫] 시리즈처럼 퍼펫 영화입니다. 하지만 전작 [다크 크리스탈]과는 달리 중심 주인공은 인간입니다. 배우를 꿈꾸는 사라라는 십대 소녀죠. 엄마 아빠가 외출하고 혼자 갓난아기인 동생을 돌보게 된 사라는 어쩌다가 아기를 데려가 달라는 주문을 외우는데, 정말 고블링 왕이 나타나 아기를 빼앗아갑니다. 사라는 동생을 구하기 위해 고블린 킹이 지배하는 미로 나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짐 헨슨의 팀이 만든 온갖 종류의 퍼펫들이 돌아다니죠.

테리 존스가 쓴 각본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부터 [괴물들이 사는 나라], [오즈의 마법사]와 같은 고전 판타지 이야기들을 믹스한 것 같은 내용입니다. 사라의 방에도 그런 책들이 잔뜩 꽂혀있고요. 솔직히 그렇게 독창적인 이야기라고는 못하겠습니다. 독창적인 이야기의 생기가 결여되어 있죠.

헨슨의 세계가 얼마나 영화적인지도 잘 모르겠어요. 전 헨슨의 영화들은 언제나 와이드스크린으로 찍은 텔레비전 시리즈처럼 보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제니퍼 코넬리와 데이빗 보위가 게스트로 나오는 [머펫] 에피소드 같죠. 특히 데이빗 보위가 퍼펫들과 뮤지컬 넘버를 부를 때는요. [제국의 역습]의 요다처럼 퍼펫 혼자만 나온다면 모를까. 퍼펫들이 이렇게 많이 나오면 환상이 좀 깨지는 구석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라비린스]를 보는 재미가 떨어지는 건 아닙니다. 이 영화는 미적지근한 평을 받고 망해버렸던 개봉 당시보다 지금이 훨씬 재미있어요. 지금과 같은 CG 시대엔 이런 식의 영화가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죠. 물론 [머펫] 영화들은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그 영화들은 [라비린스]처럼 사실적인 판타지 묘사를 추구하지는 않잖아요.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재래식 특수효과의 성찬이고 보고 있으면 향수가 퐁퐁 돋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낡은 기술로 만든 것이라고 해도 일급의 판타지는 시대를 넘어서는 매력이 있기 마련입니다. 요새 관객들은 처음부터 사실성을 포기하고 보기 때문에 더욱 그렇고. 그리고 이 영화는 의외로 CG 역사에서 중요한 작품입니다. 도입부에 나오는 올빼미는 30년 전에 만든 초창기 CG 작업의 결과물이에요.

물론 배우들의 스타성을 잊을 수 없죠. 앞에서 데이빗 보위가 머펫 게스트 같다고 했지만 그건 그의 스타성을 부정하는 말은 아니죠. 반대라면 모를까. 그리고 이 영화에서 첫 주연을 맡은 제니퍼 코넬리로 말할 것 같으면... 아름답고 참 아름답고... (17/01/10)

★★★

기타등등
블루레이 자막엔 노래 가사가 빠져있더군요.


감독: Jim Henson, 배우: David Bowie, Jennifer Connelly, Toby Froud, Shelley Thompson, Christopher Malcolm, Brian Henson, Ron Mueck, 다른 제목: 사라의 미로여행

IMDb http://www.imdb.com/title/tt0091369/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4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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