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딸 (2017)


[아빠는 딸]이 리메이크라는 사실을 시사회 며칠 전에야 알았습니다. 이가라시 타카히사의 [아빠와 딸의 7일간]이 먼저 있었고 그 소설을 각색한 드라마가 있었다는군요. 그러니까 각색물을 넘어 리메이크인 거죠. 물론 같은 원작을 각색한 다른 각색물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모르겠어요. 소설과 드라마 모두 안 봤으니 이 영화와의 연결성이 어떻게 되는지 저는 모르죠.

몸이 바뀌는 코미디입니다. 딸과 아빠가 오래된 시골 은행나무 밑에서 말다툼을 하는데, 글쎄, 그 나무가 소원을 들어주는 기적의 나무였던 거죠. 그리고 그 나무는 "내 입장이 되어 봐라!"라고 씩씩거리는 두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며 서로의 영혼을 바꾸어 버립니다. 기적은 일주일 동안 먹히기 때문에 그 동안 상대방의 몸 속에서 사고치지 않으려 조심하며 지내는 수밖에 없어요. 아, 둘이 싸워서도 안 됩니다. 그러면 그 몸 속에 그대로 남아야 하거든요.

보면서 '굳이 판권을 살 필요가 있었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만큼이나 이야기가 안전해요. 이렇게 몸이 바뀌는 코미디는 이야기 만들기가 굉장히 쉽죠. 낯선 환경에서 당황해하다가 작가의 장기를 이용해 의외로 선전하다가 위기에 빠지고... 정해진 순서가 있습니다. 영화는 그 순서를 거의 생각없이 따라가요. 줄거리를 읊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죠. 이미 영화 보기 전에 다들 짐작하고 계실 테니.

몇몇 주제와 소재는 좀 아깝긴 합니다. 예를 들어서 아빠의 화장품 회사에 다니는 딸은 이 영화에서 [빅] 식의 통찰력과 발전을 보여줄 수 있었지만 영화는 무난하고 나이브한 연설로 딸의 이야기를 마무리지어요. 딸 몸 속에 있는 아빠 역시 대한민국 여자고등학생이 겪는 고민 속에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었겠지만 이 역시 흔한 공부 이야기로 얼렁뚱땅 넘어가버리죠. 2시간 안쪽의 가족 코미디라는 설정 안에서 무리하지 않게 쉬운 길로만 가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내용보다 배우 보는 재미가 더 큰 영화입니다. 그리고 윤제문과 정소민은 모두 이 틀 안에서 신나게 놉니다. 특히 정소민은 의외로 코미디 감각이 좋은 배우더군요. 하지만 이들이 정확하게 서로를 연기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모두 상대방 배우가 연기하는 캐릭터 근방에 있는 아저씨와 여자 고등학생의 스테레오타이프를 흉내낸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영화가 그 이상의 섬세함을 요구하지 않으니 별 상관이 없긴 합니다만. (17/04/10)

★★☆

기타등등
집에 와서 보니 정소민과 이미도가 같은 주말 연속극에 출연 중이더군요. 캐릭터는 많이 다르긴 하지만.


감독: 김형협, 배우: 윤제문, 정소민, 이일화, 신구, 박혁권, 이미도, 강기영, 허가윤, 도희, 김인권, 지오, 이유진, 다른 제목: Daddy You, Daughter Me

Hancinema http://www.hancinema.net/korean_movie_Daddy_You_v__Daughter_Me.php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43473

    • '당황해하다가 작가의 장기를 이용해' -> '각자의 장기를 이용해'겠죠?
    • 옛날 [디즈니랜드]에서 해준 에피소드 중에 엄마와 딸(수상스키 선수)이 서로 몸이 바뀌는 영화가 있었죠. 처음엔 영혼이 이동했었다가 나중에 각자 처한 위기 상황(딸은 운전, 엄마는 수상스키)에서 "내 몸을 되찾고 싶어!" 라고 동시에 외쳐서 영혼이 있는 쪽으로 몸이 돌아왔었던. 그게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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