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킬러 Ghost Killer (2025)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제가 가장 처음 본 영화는 소노무라 켄수케의 [고스트 킬러]였습니다.
정말로 고스트인 킬러가 나오는 영화예요. 킬러 쿠도가 조직에게 배반당해 살해당하는데, 어쩌다 보니
귀신이 그 남자를 살해한 총에서 나온 탄피를 주운 여자대학생 후미카에게 들러붙습니다. 쿠도의 귀신은
후미카 주변을 떠나지 못하고 손을 잡으면 몸 안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후미카의
의식은 유지되고요. 그러니까 좀 [베놈] 같은 설정의 슈퍼 히어로물입니다.
설정을 게임처럼 가볍게 다루는 영화입니다. 후미카가 초반에 하는 말이 "규칙이 뭔지
모르겠다"라는 것입니다. 영화가 시작되자 마차 두 주인공은 잽싸게 그 규칙을 발견해 정리합니다.
쿠도는 후미카 주변에서 15미터 이상 떨어질 수 없고, 이 상황을 정리하려면 복수를 해서 성불할
수밖에 없고. 매우 인위적이죠. 그리고 이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은 이 설정의 비현실성과 인위성에
대한 큰 고민이 없습니다. 가끔 그걸 농담으로 삼기도 하고요.
갖고 놀 수 있는 재료가 꽤 많은 영화입니다. 예를 들어서 매우 험난한 일본 여자의 삶을 살고 있는
주인공에게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능력이 들어왔으니 폭력의 방향이 달라지죠. 사실 이 영화에서
가장 카타르시스가 큰 부분은 후미카의 몸에 들어간 쿠도가 강간범들을 처벌하는 부분입니다.
쿠도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여자 몸에 들어가니까 그 적응 기간의 묘사로 액션과 농담을 넣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영화는 이 재료들을 완전히 살리기엔 좀 겁이 많고 게으릅니다. 예를 들어 쿠도가 후미카의
몸으로 살인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아무래도 민간인이니까요.
그건 의미있는 선택이죠. 하지만 계속 이런 상황이 계속 되니까 후미카에게 충분한 액션을
주지 않은 핑계처럼 보입니다. 액션이 길어지면 영화는 후미카 대신 쿠도를 보여주는데,
그건 이 영화의 차별화된 설정을 배반하는 것이고요. 그리고 영화는 악당인 조직을
보여줄 때는 진짜로 재미가 없어집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가장 지루한 캐릭터는
나름 멋있는 척하는 '괜찮은 남자' 조직원인데, 아니, 강간범에게 약물 파는 조직에
있는 놈이 멋있어 봤자지. 그리고 얘도 후미카가 할 일을 자꾸 빼앗는단 말이에요.
왜들 그래.
(25/07/04)
★★☆
부천시청 어울마당에서 보았는데, 스크린에 상처가 좀 있더군요.
감독: Kensuke Sonomura,
출연: Akari Takaishi, Mario Kuroba, Masanori Mimoto,
IMDb https://www.imdb.com/title/tt333052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