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의 집 (2025)


갑자기 송지효 주연의 영화 두 편이 개봉되었어요. [만남의 집]과 [구원자]. 저예산 독립영화라는 걸 제외하면 성격도, 송지효가 연기하는 인물의 캐릭터도 완전히 다른 영화입니다. [만남의 집]은 제가 보려고 했을 때 대부분 극장에서 내렸지만 전 며칠 전 인디스페이스에서 한 GV 상영회에서 볼 수 있었어요.

영화의 제목인 만남의 집은 교도소 수용자가 가족을 만나 하루를 보낼 수 있게 하는 집입니다. 이 집은 영화 후반에 잠깐 나와요. 영화에서 가장 비중이 큰 공간은 여자 교도소입니다. 송지효가 연기하는 태저는 이 교도소에서 일하는 교도관이에요. 얼마 전에 이혼한 거 같고 지금은 혼자 살고 있습니다. 이혼 때문에 불행한 건 아니지만 그렇게 행복한 사람 같지도 않아요. 늘 피곤하거나 무표정한 얼굴이죠. 하지만 교도관이라는 직업엔 충실한 사람입니다. 그 직업이 이 사람의 삶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요.

어느 날 이 사람은 미영이라는 수용자의 모친 사망 소식을 듣게 됩니다. 어머니가 죽었으니 귀휴 허락이 나올 줄 알았는데, 그게 안 되었어요. 태저는 동료 교도관 혜림과 함께 장례식에 갑니다. 그리고 미영의 딸인 준영을 만나요. 그리고 거의 충동적으로 태저는 준영에게 자기 번호를 알려줍니다. 그리고 둘은 사적인 만남을 갖기 시작해요.

이건 그렇게 프로페셔널한 행동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태저는 올곧은 사람이고 조금이라도 어긋난 일은 하지 않아요. 하지만 중학생인 아이의 삶에 들어가는 건 그렇게 충동적으로 할 일이 아니죠. 자신의 존재가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그 관계가 어떤 부작용을 낳을지 어떻게 알아요.

이 관계의 어둡고 위험한 면을 파도 재미있을 거 같지만, [만남의 집]은 그런 영화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1970년대에도 나올 수 있었을 거 같은 보수적인 멜로드라마입니다. 무엇보다 영화는 교도관이라는 공무원에 대한 예찬에 가깝습니다. 영화에서 태저의 선택도 옛날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올 거 같은 종류예요. 미영과 준영을 만남의 집애서 만나게 한다는 거죠.

단지 [만남의 집]엔 옛 한국 영화의 과정된 감정의 폭발 같은 게 없습니다. '만남의 집' 계획만 해도, 태저가 열심히 진행하긴 하지만, 정작 미영과 준영 모두 심드렁하거든요. 일단 이들은 준영이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만난 적이 없습니다. 미영은 바깥 세상에 대한 미련을 잃어가고 있고 준영도 자기만의 삶이 있지요. 하지만 그래도 태저는 그 일을 해야 합니다. 자신이 두 사람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최선의 무언가니까요.

영화는 단순한 멜로드라마가 들어갈 법한 자리를 차분한 일상성으로 채웁니다. 그리고 그 묘사가 영화 형식의 보수성을 조금씩 깨트려요. 공무원의 단순한 온정주의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엔 삶이 너무 복잡하고 또 쉽지 않은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모든 선의가 의미가 없는 건 아니고. 우린 그 복잡한 세계에서 복잡한 사람들과 서툴게 살아가야 하는 거예요. (25/11/12)

★★★

기타등등
남자들이 거의 안 나오는 영화입니다. 그나마 대사가 있는 남자는 준영과 대화를 나누는 버스 기사와 교도소 소장. 거의 여자들만 일하는 직장 꼭대기에 남자가 있는 모습, 너무 흔하고 좀 그런데. 소장을 연기한 이윤희는 올해 초에 사망했습니다. 영화에도 추모사가 나와요.


감독: 차정윤, 출연: 송혜교, 옥지영, 윤혜리, 도영서, 다른 제목: Home Behind Bars

IMDbhttps://www.imdb.com/title/tt38705015/

영화 리뷰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열람 만남의 집 (2025) 1 791 11-12
2393 실명 Shih Ming (2025) 753 11-12
2392 트론: 아레스 Tron: Ares (2025) 5 1,708 10-27
2391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One Battle After Another (2025) 2 2,384 10-27
2390 어쩔수가없다 (2025) 2 2,185 10-27
2389 굿 보이 Good Boy (2025) 1,272 10-27
2388 중간계 (2025) 1 982 10-27
2387 비밀일 수밖에 (2025) 2 2,381 09-15
2386 레이니 블루 Rainy Blue (2025) 2 1,477 09-15
2385 생명의 은인 (2025) 1,354 09-09
2384 이반리 장만옥 (2025) 1 1,595 09-09
2383 호미사이달 Homicidal (1961) 961 09-09
2382 천국은 아직 멀어 Tengoku wa mada toi (2016) 1 1,714 08-11
2381 먼고 호수 Lake Mungo (2008) 2 1,363 08-09
2380 좀비딸 (2025) 2,515 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