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론: 아레스 Tron: Ares (2025)

[트론] 시리즈는 좀 이상한 프랜차이즈죠. 40년이나 되는 세월 동안 드문드문 이어졌는데, 영화는 겨우 세 편. 주연배우는 한 번도 겹친 적 없고, 무엇보다 성공작이라고
할 게 거의 없습니다. 오리지널은 이후 컬트 영화 대접을 받았지만 흥행에선 망했지요. [트론: 새로운 시작]은 성적이 나쁘지 않았고 저지 코진스키라는 스타 감독을
배출했지만 속편을 낼 정도로 성공한 건 아니었고요. 그 뒤에 세 번째 속편인 [트론: 아레스]는...망했어요. 소문에 따르면 이 시리즈의 극장용 후속작은 더이상
나올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도 시리즈를 보면 꽤 재미있습니다. 너무 드문드문 나와서 영화가 그리는 디지털 가상 현실을 다루는 방식이 다 다르기 때문이지요. 1편은 대중이 가상현실
같은 게 뭔지 전혀 몰랐던 때에 나왔던 영화라 이 모든 걸 의인화된 프로그램들이 나오는 판타지처럼 풀었습니다. 2편은 그럭저럭 사람들이 가상현실에
대한 지식과 관심이 있었던 때에 만들어서 전작의 판타지 설정을 어떻게든 SF스럽게 다루어야 했고요. 이번 3편은 가상현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때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가상현실 속 캐릭터들을 3D 프린터를 통해 현실 세계로 끄집어 냅니다.
이게 말이 되나? 물론 말이 안 되지요. [트론] 세계의 탈것이나 주인공들이 놀라운 움직임과 기능을 보여주는 건 그들이 가상현실 속 물리법칙을 따르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그 기계의 속 안엔 아무 것도 없을 것이고. 그런 걸 현실 세상에 풀어놓는다면 그냥 커다란 장난감만 하나 생기는 셈이죠. 하지만
[트론: 아레스]는 그냥 그렇다고 칩니다. 그리고 그렇다고 치니까 가상현실과 현실 세계를 오가는 꽤 재미있는 액션이 가능해집니다.
영화가 재미없지는 않습니다. 각본이 좋다는 건 아니에요. 대사나 스토리를 끌어가는 방식 같은 건 많이 대충인데, 그래도 속도감이 좋고, [트론] 시리즈의
전통을 이으면서 새롭기도 한 액션들이 계속 이어진단 말이죠. 페이스도 나쁘지 않은 편이고.
다들 지적하는 재러드 레토의 캐스팅이 문제로 지적됩니다. 다들 이 배우를 보기 싫어하잖아요. 할리우드 사람들도 그걸 모를 리가 없을 텐데 왜 굳이 캐스팅을 한
것인지. 근데 전 이 사람이 연기한 아레스라는 캐릭터도 문제가 많다고 봤습니다. 너무 재미없는 피노키오 캐릭터예요. 새로울 게 하나도
없는. 이 캐릭터에게 개성을 주기 위해 넣은 다프트펑크 대사는 민망할 정도였어요.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영화의 주관객일 젊은 사람들에게 이 영화가 충분한 설득력이 없었다는 것이 아닐까요. 너무 오래 전에 설정이 잡힌 시리즈라
아마 상당수가 그냥 어리둥절하며 나왔을 가능성이 커요.
(25/10/27)
★★☆
기타등등
그레타 리의 팬들은 만족했을 거 같아요. 투탑 주인공 중 한 명이고 비중도 크고 멋있게 나옵니다.
감독: Joachim Rønning,
출연: Jared Leto, Greta Lee, Evan Peters, Jodie Turner-Smith, Hasan Minhaj, Arturo Castro, and Gillian Anderson, Jeff Bridges
다른 제목:
IMDb https://www.imdb.com/title/tt6604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