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만우절 April Fool's Day (1986)


봄방학을 맞은 한무리의 부유한 백인 대학생들이 섬에 있는 별장으로 놀러갑니다. 하필 그 날은 만우절이라 다들 장난을 치느라 정신이 없죠. 하지만 학생들이 섬으로 가기 전에 동네 사람 한 명이 심각하게 다치고 분위기가 조금 이상해집니다. 그리고 고립된 섬에서 학생들이 한 명씩 실종되기 시작해요.

익숙한 80년대 호러 영화의 설정이지요. 하지만 프레드 월튼의 [죽음의 만우절]은 전형적인 슬래셔의 스토리로 유명한 영화는 아닙니다. 막판에 이 모든 걸 뒤집었기 때문에 유명하지요. 이걸 설명하기 위해서는 스포일러를 노출할 수밖에 없습니다.

스포일러가 뭐냐고요. 이 모든 게 이들을 초대한 머피의 음모였습니다. 장난이라기보다는 테스트였지요. 머피는 자기가 물려받을 이 별장을 일종의 호러 유원지로 꾸미려 하고 있었는데, 학생들은 그 실험 대상이었던 거죠. 아무도 안 다쳤고 아무도 안 죽었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본 건 호러 테마 방탈출 게임 비슷한 거였어요. 단지 이들은 퇴장하기 전까지 자기가 게임 안에 있었다는 걸 몰랐을 뿐이죠.

당연히 안티 클라이맥스일 수밖에 없는 영화입니다. 스포일러를 노출시키지 않고는 제대로 홍보하기도 어렵고요. 영화는 당시 그럭저럭 흥행에 성공했지만 반응은 들쑥날쑥했습니다. 속았다고 생각하는 관객들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지요. 이런 이야기가 신선하다고 생각하는 관객들도 있을 수 있고. 지금은 전자들은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을 잃고, 후자들이 모여 컬트 영화가 된 작품입니다.

그 동안 세월이 흘렀고, 80년대 호러 영화 대부분은 이전처럼 무섭지 않습니다. 분장은 가짜 같고 페이스는 느릿느릿하지요. 이 세월의 변화 때문에 [죽음의 만우절]은 80년대 호러 영화 패러디로서 더 잘 먹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더 재미있는 영화가 되었느냐. 그건 잘 모르겠어요. (21/04/01)

★★☆

기타등등
1. 원래는 영화 끝에 실제 살인을 넣으려 했다는데, 제작사에서 싫어했다고 합니다.

2. 왓챠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코프 비율의 영화를 16:9로 크로핑한 버전이에요. 자막의 양 끝이 잘립니다. 러닝타임도 10분 정도 짧은 거 같고. 무엇보다 자막이 굉장히 옛것입니다. 오역투성이인데, 그게 8,90년대에 나올 법한 오역이에요.


감독: Fred Walton, 배우: Jay Baker, Deborah Foreman, Deborah Goodrich, Ken Olandt, Griffin O'Neal, Leah King Pinsent, Clayton Rohner, Amy Steel, Thomas F. Wilson

IMDb https://www.imdb.com/title/tt0090655/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0715

    • 정말 존재하는 영화인가? 하고 IMDb를 눌러보고 말았습니다.
    • 그리핀 오닐이 테이텀 오닐 동생이죠?
    • 이 영화 티비에서 해줬었어요. 90년대에.
      어릴 때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영화 끝에 실제 살인을 넣지 않은건 잘한 것 같아요. 그런게 더 진부하고, 오히려 아무도 만족 못 시켰을것 같아요. 이 영화의 안전함을 좋아하는 사람은 있을 것 같은데...
      너무 오래전에 봤던거라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럼에도 모든 전말이 밝혀진 후에도 뭔가 아슬아슬하게 혹시? 에이 아니구나. 하는 느낌으로 끝났던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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