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자의 일지 (2025)


[관찰자의 일지]는 임정환의 신작입니다. 전작인 [신생대의 삶]은 아직 개봉되지 않은 것으로 알아요. 전 [국경의 왕]도 개봉 때 본 적이 없어요. 무슨 상영회에서 봤던 거 같은데.

무척 홍상수 영화처럼 시작해요. 영화감독이 일 때문에 고향인 대전에 내려가요. 거기서 지금은 시의원이 된 전남편을 만나고요. 어쩌다 보니 전남편의 사무실에서 잠을 자게 된 주인공은 남편이 지금 아내와 만나게 되고요. 홍상수스러운 대화와 설정들이 이어지고... 그러다 이야기가 끝이 나는데, 그래도 러닝타임이 한참 남았어요. 이 영화는 세 개의 단편을 묶은 옴니버스거든요.

두 번째 에피소드는 무대가 세르비아예요. 이번엔 앞 에피소드에서 전남편으로 나왔던 박종환이 영화감독으로 나와요. 영화감독이었던 방민아가 이번엔 인터뷰하는 기자고요. 저번 에피소드와 완전히 분리된 내용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은 또 연결되어 있어요. 예를 들어 관객들은 이 에피소드가 낯선 유럽 도시에서 문을 열 때 그곳이 세르비아의 어떤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첫 번째 에피소드에 러시아어를 가르치는 세르비아인 교사가 나오니까요. 홍상수스럽게 시작한 에피소드는 절대로 홍상수가 다루지 않을 어떤 장르로 슬쩍 빠지는데, 이것도 저번 에피소드의 대사들을 되씹다보면 이해가 돼요. 여전히 뜬금없지만.

세 번째 에피소드는 태국이 무대예요. 심달기가 여행 유튜버로 나오는데, 이번엔 박종환이 매우 수상쩍인 인물로 등장해요. 이번 박종환도 앞의 두 캐릭터와 다른 사람이죠. 하지만 연결성이 없는 것도 아닌 것이 뻔뻔스럽게 세르비아어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는 말이에요. 이 이야기도 폭력적인 상황을 다룬 서스펜스물로 흐르는데 물론 진짜 정통 서스펜스물의 해결 같은 것은 없어요.

그러니까 이야기꾼의 영화이고 이야기를 하는 행위 자체가 이야기의 내용만큼이나 재미있는 영화예요. 세계를 담는 이야기의 불완전성이 이야기의 완결성보다 더 중요하고. (25/12/30)

★★★

기타등등
영화 끝나고 검색해 보니 방민아와 온주완이 결혼했다는 기사가 뜨더군요. 그래서 온주완이 카메오로 나왔나.


감독: 임정환, 출연: 박종환, 방민아, 김새벽, 심달기, 박진수, 이지안 다른 제목: The Observer's Journal

IMDb https://www.imdb.com/title/tt38523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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