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의 피 Blood of Dracula (1957)

허버트 L. 스톡의 [드라큘라의 피]에 대해 가장 먼저 이야기해야 할 것은 이 영화가 드라큘라와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입니다. 영화에서는 드라큘라를 그냥 뱀파이어의 의미로 쓰고 있어요. 옛날 한국 사람들만 이러는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퍼블릭 도메인이 된 유명한 고유명사를 이용해 하나라도 더 팔겠다는 의지의 반영이 아닐까요.
영화의 주인공은 낸시라는 여자애인데, 아빠가 재혼하면서 이 아이는 기숙학교에 보냅니다. 낸시는
이 학교에서 화학을 가르치는 브랜딩이라는 선생의 눈에 드는데, 이 사람은 세상을 파괴할 수 있는
엄청난 힘이 우리 내부에 있다고 믿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브랜딩은 최면과 흑마술을 이용해서
낸시를 뱀파이어로 만듭니다.
아니, 도대체 왜? 무엇보다 이 이야기를 어디서 전에 들은 거 같지 않아요? 맞아요.
같은 해에 나온 [나는 틴에이저 늑대인간이었다]가 미치광이 과학자에 의해
늑대인간으로 변하는 남자애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요. 표절 같은 건 아닐 거예요.
두 영화 모두 AIP에서 만들었으니까요. 싸구려 호러 영화를 허겁지겁 찍는
동네에서 비슷한 아이디어가 여러번 쓰이는 건 그렇게 이상한 일이 아니죠.
당시는 할리우드 틴에이저라는 개념을 거의 새로 발견하다시피 한 때이고
이 영화도 그 때의 열광이 보입니다. 그게 이 영화만의 무언가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요. 영화의 분장은 어처구니없고 거의 귀여운 수준인데, 위의 사진이
바로 낸시가 뱀파이어가 된 뒤의 모습이에요,
이 영화에서 가장 튀는 부분은 미치광이 과학자가 여자라는 것이지요.
여학교가 배경이라 거기에 맞춘 것일 텐데, 그래도 브랜딩 선생의
논문이 계속 거절당하는 걸 보고 있으면 당시 과학계의 성차별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5/12/31)
★★
기타등등
50년대 틴에이저 영화가 종종 그랬듯, [퍼피 러브]라는 노래 하나가 통쨰로 들어가 있습니다.
감독: Herbert L. Strock,
출연:
Sandra Harrison,
Louise Lewis,
Gail Ganley,
Jerry Blaine,
Richard Devon,
Thomas Browne Henry,
Heather Ames,
IMDb https://www.imdb.com/title/tt005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