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The American (2010)


조지 클루니가 [아메리칸]에서 연기하는 인물에 대한 정보는 형편없이 적습니다. 그는 영화 내내 잭 또는 에드워드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그것들 중 하나가 그의 본명일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는 영화 초반부터 정체불명의 스웨덴 사람들에게 쫓기는데, 무엇 때문에 그런지는 끝까지 밝혀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그가 살인청부와 무기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미국인이라는 것입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그는 스웨덴에서 그리 즐겁다고 할 수 없는 일을 겪고 이탈리아의 시골마을로 내려갑니다. 거기서 그는 암살자인 고객을 위해 무기를 만드는데, 솔직히 그가 왜 거기로 내려갔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자기 작업실이 있는 것도 아니니 물건이나 도구를 구하기도 힘들고 눈에 잘 뜨이거든요. 그가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온 마을 사람들이 수상쩍은 미국인 남자가 자기 마을에 왔다는 걸 알아버렸습니다. 


그 수상쩍은 미국인 남자도 숨는 것 따위는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영화 내내 그는 세상의 관심이나 동정 따위에는 관심없는 차가운 도시 남자인 척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하는 행동은 정반대예요. 자기에게 처음으로 말을 거는 마을 신부와 그 즉시 친구가 되고 동네 매춘부인 클라라와는 연애도 하거든요. 보기와는 달리, 그는 사람 냄새가 미치게 그리운 모양입니다. 


갑자기 사람이 변하면 어떻게 된다? 자신도 다치고 주변 사람들도 다칩니다. 특히 그와 같이 위험하기 짝이 없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그럴 위험이 더 큽니다. [아메리칸]이 배경으로 삼고 있는 이상한 세계라면 더욱 그렇고요. 전 이 영화의 프로페셔널들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모든 행동이 상식을 벗어나고 있어요. 상식적인 사람들이라면 눈에 잘 뜨이는 작은 마을에서는 암살이나 살인을 피하고, 만약 어쩔 수 없이 그런 일에 말려든다면 잽싸게 사라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은 안 그럽니다. 이해가 안 돼요. 


제가 이해를 하건 말건, 영화는 조용하고 차분한 톤으로 이 멜로드라마틱한 이야기를 그립니다. 조지 클루니 역시 될 수 있는 한 감정을 절제하며 이 갈림길에 선 인물의 갈등을 덤덤하게 그리고 있지요. 영화의 논리는 이상하고, 주인공의 행동 대부분은 바보스럽지만, 전 그래도 그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미래가 불확실하고 거기 도달하는 과정이 힘겨워도, 자신의 세계에서 탈출해야만 할 때가 있죠. 그 세계가 조금만 더 이치에 맞게 그려졌더라면 좋았을 걸 그랬는데 말입니다. (10/12/25)


★★★


기타등등

마틴 부스의 원작소설은 [미스터 버터플라이]라는 제목으로 얼마 전에 번역되었습니다. 


감독: Anton Corbijn, 출연: George Clooney, Violante Placido, Johan Leysen, Paolo Bonacelli, Thekla Reuten, Irina Björklund, Samuli Vauramo


IMDb http://www.imdb.com/title/tt1440728/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0396 

    • 그래도 별 셋을 주신 것을 보면 이 영화가 꽤 마음에 드셨나봅니다. 마이클 만 영화에 나오는 킬러들에 비하면 치밀함은 많이 떨어지지만 뭔가 영화가 은근히 로맨틱했어요. 극중에 조지 클루니가 턱걸이까지하면서 육체적인 매력을 드러내려하지만 오히려 그에게 보호본능을 느끼실 여성관객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초반의 장면에서 이미 결말이 드러난 듯한 좀 뻔한 캐릭터지만 인상은 강하게 남더군요. 꽃장수가 나오는 장면이 아주 좋았지요. Violante Placido도 정말 정말 정말 예뻤고.
    • 마음에 들었는지는 모르겠고, 제가 결함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주인공의 턱걸이 장면은 육체적 매력을 드러내는 것보다는 자기 관리를 꾸준히 하는 중년남자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역할이 더 컸다고 생각해요.
    • 이상하게 이영화를 보면서 아주 오래된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더군요. 마지막 부분은 영화 Carlito's way가 오버랩 되기도 하구요. 저 역시 마음에 드는 감성적 스릴러물이라고 생각합니다.
    • 많이들 알랭 들롱 주연의 옛날 영화들과 비교하더라고요. 특히 사무라이.
    • 동내 -> 동네.

      클루니씨는 아직도 몸이 폴더처럼 접히시더군요. (다리 펴고 앉아서 발끝에 손 대기)
      ...저는 초등학교 때도 안 되었는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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