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론 인 더 다크 Alone in the Dark (2005)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얼론 인 더 다크]를 영화 역사상 최악의 졸작이라고 믿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그런 영화로 뽑히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일까요? 최악의 졸작이 뭡니까. 여러분은 캠코더를 아무렇게나 흔들어 정말로 형편없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말 최악이 되나요? IMDb의 투표에서도 [얼론 인 더 다크]는 밑에서부터 75위입니다. IMDb 사용자들이 [얼론 인 더 다크]보다 형편없다고 생각하는 작품이 74편이 있단 말이죠.


[얼론 인 더 다크]가 욕을 먹는 것은 완성도 때문이 아닙니다. 웬만한 어사일럼 영화 한 편을 골라도 [얼론 인 더 다크]보다 나쁠 거예요. [얼론 인 더 다크]에는 기승전결이 있는 스토리와 그렇게 나쁘다고 할 수 없는 특수효과, 아주 A급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이름과 얼굴을 아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있습니다. 이 정도면 기본은 한다고 해야죠. 


이 영화에서 진짜로 나쁜 건 완성도가 아니라 잠재적인 관객들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태도입니다. 게다가 그 잠재적인 관객들이 보통 사람들인가요. 비디오 게임 팬을 무시하면 무슨 꼴을 당하는지 여러분은 아시잖습니까. 사실 조용히 묻힐 수도 있었던 우베 볼의 싸구려 영화들이 인터넷에서 공공의 적 취급을 받았던 것도 이 열혈팬들의 노력 때문이었습니다. 


태도가 어쨌길래? 영화를 보면 압니다. [얼론 인 더 다크]는 그냥 나쁜 영화가 아니라 비디오 게임이 원작인 영화를 재능없는 감독이 건성으로 만들면 나올 법한 결과물을 뻔뻔스럽게 과장하고 있습니다. 팬들은 원작의 러브크래프트 풍 불길한 호러 스토리와 분위기가 사라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화가 났습니다. 그런데 우베 볼은 일반 대중이 '비디오 게임 풍'이라고 생각하는 저질 액션으로 그 빈 자리를 채웠던 겁니다. 이런 것들은 대놓고 전면에 나와 있어서 도저히 무시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걸 보고 우베 볼이 그들을 향해 손가락을 세우고 욕을 하는 것이라고 해석한 팬들을 탓할 수 있을까요. 


일반 관객들이 보면 어떨까? 역시 그리 재미는 없습니다. 감독이 과시하는 영화적 테크닉이 노골적으로 졸렬하기 때문에 좀 웃기기는 합니다. 어쩌다가 우베 볼 영화에 나와서 곤욕을 치르는 배우들을 보는 재미도 있기는 합니다 (불쌍한 타라 레이드. 여러분은 이 아가씨가 여성 과학자를 연기하는 걸 상상하실 수 있습니까?) 하지만 이런 '나빠서 재미있는' 부분들도 중반을 넘어서면 자취를 감춥니다. 그 이후 나오는 괴물 사냥 장면은 그냥 지루하기만 해요. 보고 있으면 졸립니다. 


지금에 와서 우베 볼의 영화를 욕하는 건 무의미한 일처럼 보입니다. 우린 이미 그의 영화들이 일종의 사기였고, [얼론 인 더 다크]나 [하우스 오브 데드]와 같은 영화들이 고의로 못 만든 작품들이라는 걸 아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원작 팬들의 분노가 그 즉시 놀림감으로 떨어지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은 더 분노할 자격이 있지요. (11/01/15)


BOMB


기타등등

줄거리 요약을 해야 하나요? 이런 겁니다. 크리스찬 슬레이터는 고아원 출신인데, 22년 전, 731이라는 비밀 조직에 속해 있는 미친 과학자 한 명이 그 고아원 원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습니다. 그 실험은 초자연 세계로 연결되는 통로를 만들었던 압카니 고대 문명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미친 과학자는 지금 초자연 현상을 전문으로 다루는 탐정이 된 크리스찬 슬레이터가 가진 유물을 쫓고 그러는 동안 많이 죽고 다칩니다. 원작 게임 시리즈와는 시대 배경부터 다르며, 주인공의 이름과 직업을 빼면 도대체 닮은 구석도 없습니다. 그냥 그렇다는 겁니다. 


감독: Uwe Boll, 출연: Christian Slater, Tara Reid, Stephen Dorff, Frank C. Turner, Matthew Walker, 다른 제목: 어론 인 더 다크


IMDb http://www.imdb.com/title/tt0369226/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39898

    • 우베 볼이 재능있는 감독이었나요?
    • 첫 문단만 보고 우베 볼이 이 영화 감독임을 예감했습니다.
    • 우베볼영화를 보질않아서 잘은 모르지만 비교적 최근에 찍은 영화인 램페이지가 그의 전작들에 비해 비교적 좋은평가를 받고 있는것으로 알고있습니다
    • 간만에 폭탄등급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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