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파카바나 Copacabana (2010)


[코파카바나]라는 제목의 영화에서 여러분은 어떤 내용을 기대하십니까. 이자벨 위페르가 연기하는 중년 캐릭터가 브라질에 날아가 삼바나 배리 매닐로의 음악을 들으며 동네 젊은 총각들을 꼬셔야 할 것 같지 않나요?


하지만 마르크 피투시의 이 영화는 브라질 근처에도 가지 않습니다. 대신 위페르의 캐릭터 바부가 찾는 곳은 벨기에의 오스탕드. 아, 그곳도 피서철에는 북적대는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속 오스탕드는 우중충하고 썰렁하기만 해요. 바부도 휴가를 보내러 이 곳에 온 것이 아닙니다. 새로 얻은 직장에서 콘도 이용권을 팔려고 왔지요.


바부의 입장은 그리 여유롭지 못합니다. 중년도 거의 끝나가는데, 제대로 된 직장도 없고 모은 재산도 없지요. 매력적이고 친화력도 상당하지만 책임감과 참을성이 부족하고 성격이 유치해서 장기적으로는 그 장점도 별 도움이 안 됩니다. 곧 결혼을 앞둔 딸이 제발 결혼식에 오지 말라고 사정할 정도이니, 알만하죠. 바부의 정신연령은 사춘기 주변에서 멈추었습니다. 그리고 벨기에의 직장은 바부가 어른이 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겁니다.


[코파카바나]의 드라마는 바부와, 회사로 대표되는 세계와의 갈등입니다. 그렇게 컴컴한 이야기는 아니에요. 이 영화는 코미디이고, 바부는 자신을 지탱해온 개인적 매력과 붙임성을 갖고 있으니까요. 바부는 순식간에 직장에서 자리를 잡고 친구들을 사귑니다. 하지만 영화의 서스펜스는 줄어들지 않아요. 관객들은 바부가 이 산문적인 세계에 제대로 적응할 수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아니까요. 능력과 재능이 직업에 맞아도 가치관과 세계관의 차이는 쉽게 극복할 수 있는 게 아니지요.


다행히도 영화는 그렇게 매섭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사실 그게 캐릭터에도 맞죠.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겠지만, 바부와 같은 성격의 사람들은 엉뚱한 운과 우연의 일치에 의해 구원받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세상의 흐름을 탄달까. 영화 속에서 바부도 그렇게 움직입니다. 너무 노력하지 않아도 길은 나오죠. 그리고 그 길을 따르는 동안 바부는 아주 약간 성장합니다. 이야기의 현실성을 떨어뜨리지 않을 정도까지만.


말 하지 않아도 짐작하시겠지만, [코파카바나]는, 이자벨 위페르에 의한, 이자벨 위페르를 위한, 이자벨 위페르의 영화입니다. 위페르가 아주 새로운 연기를 보여준다는 건 아니고, 영화 내내 노련하게 위페르스럽단 말이죠. 단지 이 배우 특유의 새침한 엉뚱함이 코미디의 장르 안에서 제대로 흐르기만 해도 바부의 캐릭터는 완성됩니다. 더 이상의 추가가 필요없을 정도죠. (11/05/17)


★★★


기타등등

바부의 딸 에스메랄다로 나오는 롤리타 샤마는 위페르의 친딸입니다. 그리 닮은 것 같지는 않던데.

 

감독: Marc Fitoussi, 출연: Isabelle Huppert, Aure Atika, Lolita Chammah, Jurgen Delnaet, Chantal Banlier, Magali Woch, Nelly Antignac, Guillaume Gouix


IMDb http://www.imdb.com/title/tt1454910/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9180

    • 26일인가.. 위페르가 한국에 온다고. 그녀의 사진전이 열리는 듯..
    • 27일 시네큐브에서 코파카바나가 끝난 후, 위페르와 이창동 감독이 참석하는 대화시간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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