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메이커 The Ides of March (2011)


최근 할리우드 영화들 중 공화당원이 주인공인 정치영화가 몇 편이나 되지요? 전 거의 기억이 안 납니다. 그냥 일반 영화 주인공들 중에서도 공화당원은 드물죠. [랜덤 하트]의 크리스틴 스코트 토머스 캐릭터가 그 드문 예던가요.

[킹 메이커]에서도 주인공은 민주당원입니다. 아니, 여기에 나오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민주당원이죠. 드라마에 필요한 모든 역할들을 민주당원들로 채우고 있어요. 이 영화에서는 저 멀리 적수로 존재하는 공화당원은 관심 밖입니다. 그들과 싸우기 전에 자기네들과의 싸움이 더 중요해요.

영화의 배경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입니다. 마이크 모리스 주지사는 오하이오 경선에서 승리하면 대통령직을 코 앞에 두고 있는 상태죠. 주인공인 홍보관 스티븐 마이어스는 모리스를 추종하는 이상주의자고요. 그러나 모리스의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되고 자신의 경력 또한 위기에 처하자, 마이어스는 자신의 이상주의를 버릴 수밖에 없게 됩니다.

새로운 이야기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가까운 예로 몇 년 전에 나온 마이크 니콜스의 [프라이머리 컬러스]도 거의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요. 전 여전히 그 작품이 더 재미있고 좋았던 것 같습니다. [프라이머리 컬러스]가 자신의 경험에 바탕을 둔 진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 [킹 메이커]는 그런 이야기들을 재료로 노련하게 만든 기성품처럼 보여요. 위기 상황이 닥치면 놀라는 대신 '그러고 보니 이런 게 올 때가 되었지.'라고 생각하게 되는 그런 영화 있잖습니까. 예를 마이크 모리스의 비밀로 제시된 것은 지나치게 손쉬워 보입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들은 이런 비밀밖에 가질 수 없는 건가요.

정치판에 대한 영화의 관점은 냉소적입니다. 마이어스의 이상주의는 소년다운 몽상에 불과하고, 실제 세계는 그보다 혼란스럽고 난잡하며 더럽다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영화는 성장물이기도 합니다. 그런 위치에 오른 남자치고는 어른이 조금 늦게 된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하지만 이 영화가 주는 진짜 교훈과 경고는 마이어스가 가진 이상주의의 위험성에 대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차피 정치판이란 인간적인 음모와 악감정으로 부글거리는 곳이고 그 안에서 뛰는 사람들도 결백하기만 할 수는 없습니다. 당연히 여기 뛰어들려면 어른다운 자기 무장을 하고 있어야죠. 사슴처럼 맑은 눈을 하고 '주지사님은 좋은 분이셔'만 고집하면 안 되는 겁니다. 그러다 실망해서 한 번 떨어지면 바닥이 안 보이죠. 아, 이것도 남 이야기가 아니군요. 미국 사람들보다 우리에게 더 필요한 영화 같습니다. (12/03/25) 

★★★

기타등등
The Ides of March는 3월 15일. 셰익스피어의 [줄리어스 시저]에 나오는 시저의  "Beware the ides of March."라는 대사에서 따온 모양입니다.    

감독: George Clooney, 출연: Ryan Gosling, George Clooney, Philip Seymour Hoffman, Paul Giamatti, Evan Rachel Wood, Marisa Tomei, Jeffrey Wright, Max Minghella, Jennifer Ehle, Gregory Itzin

IMDb http://www.imdb.com/title/tt1124035/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81833

    • 저 사진 속 라이언 고슬링이 자꾸 아담 리바인처럼 보이네요.
    • 한시절 전에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요즘의 공화당 대선후보들이란 [게임체인지] 처럼 어이가 쑥 나가는 코메디 겸 호러영화의 캐릭터들로나 적당하죠.
    • /Q
      이번 대선을 소재로 [게임 체인지]만큼 어이없는 블랙 코미디 영화가 4년 후에 나올 것 같다는 예감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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