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The Avengers (2012)


몇 년 동안 정말 지겹게 끌었던 [어벤져스] 떡밥이 드디어 장편영화가 되어 우리를 찾아왔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 맨, 토르, 헐크라는 메인 주인공에 블랙 위도우, 호크 아이가 추가되고 악역은 [토르]의 로키. 로키는 [퍼스트 어벤저]에서 발견되었던 테세렉트를 이용해 차원의 문을 열어 치타우리 군대와 함께 지구를 정복하려 하고, 쉴드의 닉 퓨리는 우리의 주인공들을 날아다니는 항공모함에 모아놓고 이를 막으려 하죠. 하지만 감독 겸 작가가 쌈질보다는 혓바닥 놀리기를 더 좋아하는 조스 위든이기 때문에 관객들은 대격돌 전에 초능력 영웅들이 유치찬란하게 서로를 물고 뜯는 것을 먼저 봐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전 [어벤져스] 떡밥들을 안 좋아합니다. 나중에 [어벤져스] 영화를 만드는 건 상관 없지만, 죽어라 떡밥을 흘리면서 충분히 독립적일 수 있었던 영화들을 하나로 묶는 건 나빴어요. 저도 중간중간에 꾸준히 나오는 콜슨 요원이 반갑기는 했습니다만, 그래도 개별 영화의 독립적인 질이 더 중요하죠.

전 이런 식으로 초능력 영웅들을 하나로 묶어 팀을 만드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합니다. [엑스맨]이야 처음부터 세계가 그런 곳이니까 이해해줄 수 있어요. 하지만 아이언 맨, 토르, 헐크, 캡틴 아메리카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온 전혀 다른 사람들입니다. 아이언 맨과 캡틴 아메리카는 하나로 묶어줄 수 있어요. 조금만 여유가 있다면 헐크로 묶을 수 있고. 하지만 외계에서 온 신인 토르는 좀 심하지 않습니까? 이들의 능력치도 제각각이라 균형이 잘 안 맞습니다. 보통 사람인 블랙 위도우와 호크 아이는 살아남는 게 용할 지경이고 캡틴 아메리카도 다른 이들의 페이스를 따라가지 못해 헐떡거리는 게 보이죠.

그래도 위든의 [어벤져스]는 이 재료를 가지고 썩 재미있는 덩어리를 만들어냈습니다. 완벽하다고는 말을 못 해요. 처음부터 그런 건 불가능한 재료니까. 새롭다고도 말은 못 합니다. 최근 나온 마블 코믹스 원작 영화는 이미 이 재료로 할 것은 다 했으니까요. 하지만 위든은 이를 적당히 자기 영역으로 끌고 들어와 자기가 만들 수 있는 최선의 것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물은 [버피] 시즌 피날레 에피소드와 비슷해요. 주인공들이 서로와 갈등하고 입싸움을 벌이다가 막판에 화합해서 지구를 정복하거나 멸망시키려는 악당들과 맞서 싸우는 거죠. 심지어 이 영화 주인공들은 모국어처럼 버피스피크를 구사합니다. 정말 노골적으로 혀 꼬부라지는 버피스피크는 아니지만 그래도 티가 안 날 수가 없죠. 그 때문에 지구를 구하기 위해 뭉친 이 영웅들은 잘 삐치는 십대 청소년들 같습니다.

[어벤져스]는 팬들을 위한 영화입니다. 하긴 팬들이 아닌 사람들은 이 세계의 설정 자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죠. 전 팬이 아닙니다. 아마 앞으로도 그렇게 되지는 못할 거예요. 하지만 제 몸 안에는 [버피] 팬의 흔적이 조금은 남아 있고, 아이맥스의 거대한 화면으로 뉴욕 시티가 망가지는 걸 감상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아서 이 긴 영화가 그렇게 재미없지는 않더라고요. (12/05/03) 

★★★

기타등등
차라리 '첼로리스트'가 그냥 오타였다고 말했다면 자막 번역가도 욕을 덜 먹었을 텐데.  '첼리스트'가 어려운 단어라서 관객들이 못 알아들었을까봐 걱정해주었다는 게 말이 됩니까. 

감독: Joss Whedon, 출연: Robert Downey Jr., Mark Ruffalo, Chris Evans, Chris Hemsworth, Scarlett Johansson, Jeremy Renner, Tom Hiddleston, Clark Gregg, Stellan Skarsgård, Samuel L. Jackson,  다른 제목: Marvel Avengers Assemble

IMDb http://www.imdb.com/title/tt0848228/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2363

    • 저만 거슬린게 아니었네요..첼로리스트..무슨 플로리스트도 아니고..개나소나 일반관객수준을 걱정한다니..
    • 위든이 만든다고 할때부터 버피정도의 재미는 보장할줄 알았지만 액션의 질은 기대이상이었습니다.심지어 그동안 나온 모든 마블영화들중에서도 최고점을 찍은것처럼 보였습니다.버피시절부터 적은 제작비로 쓸만한 장면을 만드는 재주가 있는것은 알았지만 본격적으로 할리우드자본을 투입받자 정말 제대로 보여주더군요.적어도 후반 30분전투만으로도 이영화는 가치가 있었어요.다만 이정도로 잘만들어버리면 또 아이언맨이나 토르후속작들이 떡밥영화가 될것같은게 아쉬운 점입니다.
    • 팬이 아닌자에게는 썩 재밌는 액션영화 정도였죠.
      전 첼로리스트가 그렇게 거슬리진 않았어요. 하지만 첼로연주자 정도로 번역하는게 맞았겠죠.
    • 치타우리가 토르 영화판에 나온 종족이었나요??
    • 버피 5시즌인가 6시즌 첫화에서 버피봇 데리고 팀플레이로 사냥하던 장면이 생각나더군요. 그 장면 참 좋아했는데, "아, 조스 웨든이 이런 거 하고 싶어하고 꽤 잘하는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근데 모 캐릭터가 그렇게 될 때 버피의 타라가 생각나면서 불쾌했다면 제 오버일까요? 등장인물을 멜로드라마적으로 함부로 소비하는 버릇은 그대로구나 싶어서... 하긴 미국 코믹스가 항상 그렇긴 하지만.
    • 버피봇이면 6시즌이죠.

      토르겠죠?
    • 토르에 나온 애들은 프로스트 자이언트 였어요. 찾아보니 다른종족인듯하네요
    • 고쳤어요. 제가 토르를 제대로 기억 못 하나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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