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앨리 El Callejón (2011)


[블라인드 앨리]는 에드워드 고리의 컴컴한 인용구로 시작했다가 70년대 익스플로이테이션 영화 스타일의 랄라거리는 댄스 장면으로 오프닝 크레딧을 여는 영화입니다. 당연히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그러나?"라고 궁금해하는 게 정상입니다. 이것만으로는 도저히 방향을 잡을 수가 없어요.

영화가 시작되면, 연쇄살인마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한밤중 으슥한 골목에서 여자들을 살해하는 연쇄살인마가 영화 어딘가에 숨어 있는 거 같아요. 배우 지망생인 로사는 오디션에 입을 의상을 세탁하러 골목길의 24시간 세탁소로 들어갑니다. 그러다가 그 안에서 잘 생긴 젊은 남자를 만나는데, 갑자기 그의 태도가 돌변합니다. 로사는 세탁소 밖으로 간신히 남자를 쫓아내지만 휴대전화의 배터리는 간당간당하고 그 남자는 동생이 혼자 있는 로사의 아파트가 어디에 있는지도 압니다.

이는 굉장히 매력적인 위기상황입니다. 살인마와 주인공 모두 러닝타임 내내 머리를 잔뜩 쓰며 긴장해야 하죠. 일단 발동이 걸리면 영화는 서스펜스를 잃지 않습니다. 한 시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전력질주하는 영화지요.

그러다가 영화는 중반 이후에 갑자기 방향을 틉니다.

부천국제영화제 보도자료에는 '올해 최고의 반전 영화'라고 나와 있는데, 그건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호들갑 때문에 영화의 감흥이 떨어질 수 있겠어요. 이 영화의 반전은 그리 대단한 게 아니에요. 전 심지어 그 반전이 나왔을 때 그게 반전인지도 몰랐지요.

영화의 반전은 그냥 익숙한 장르 기성품으로, 감독/각본가인 안토니오 트라쇼라스 역시 엄청난 충격을 위해 이를 디자인한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냥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틀어 단조로움을 극복하려 했던 것 같아요. 전 "그냥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워낙 복선이 노골적이라 모르고 넘어갈 수가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많은 관객들은 허탈해하며, 원래의 이야기를 고수했다면 좋았을 거라 생각하더군요. 그럴 수도 있지요.

영화는 소품입니다. 그냥 단편이었다면 반전도 더 잘 막혔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길이는 좀 어정쩡하죠. 하지만 그 어정쩡한 길이의 러닝타임이 낭비 없이 치밀하게 짜여져 있고, 지루한 구석이 없다면 그 영화는 일단 성공한 거라고 봐야죠. 반전은 취향을 타겠지만, 일단 도입부부터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모르는 영화라고 고백을 해버렸으니, 그렇게 불공평하지도 않아요. (12/08/14) 

★★★

기타등등
영화에서 로사는 쿠바계인데, 로사 역의 배우 아나 데 아르마스도 쿠바 출신이더군요. 미국에서 자랐다가 쿠바로 돌아가 학교를 다녔고, 스페인에서 드라마 출연으로 유명해졌고...

감독: Antonio Trashorras, 출연: Ana de Armas, Jeff Gum, Leonor Varela,  Diego Cadavid,  다른 제목: Blind Alley 

IMDb http://www.imdb.com/title/tt1703911/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89002

    • 맨 마지막 문장에서, 반전'은' 맞는지...
    • 앞으로 볼 기회가 별로 없을 듯한 영화이니 반전이 뭔지 궁금합니다. 혹시 또 중간에 희생자인 줄 알았던 여자주인공이 흡혈귀로 변신해서 역습하고 뭐 이런것인지?
    • 트위터로 쪽지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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