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정원 Koto no ha no niwa (2013)


고등학생 다카오의 장래 희망은 여성용 구두를 만드는 장인이 되는 것입니다. 비가 오는 오전마다 학교를 빼먹고 도심 정원으로 구두 스케치를 하러 가던 그는 그곳에서 초콜릿을 안주삼아 맥주를 마시는 유키노라는 연상의 여인을 만납니다. 그들은 비오는 날마다 그곳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다카오는 언젠가 그녀를 위해 구두를 만들어주겠다고 생각합니다.

이 뒤로도 이야기가 계속 이어집니다만 더 이상 할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우선 반전 비슷한 게 하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반전을 포함한다고 해도 이야기 자체가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니에요. 다카오와 유키노, 그들을 둘러싼 꿈과 절망의 이야기 재료들은 보기만큼 중요하지 않습니다. 뻔하기도 하고 얄팍하기도 하고.

신카이 마코토의 [언어의 정원]에서 진짜로 중요한 건 따로 있습니다. 바로 유키노의 발이죠. [언어의 정원]은 풋 페티시 영화입니다. 주인공 소년이 구두본을 뜬다는 이유로 연상의 여자주인공이 내민 발을 만지작거리는 장면이 들어갈 수 있다면 스토리는 어떤 것이어도 상관없어요. 이 영화의 모든 예술적 역량은 그 장면 하나에 총집결하고 있습니다.

2D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실사 영화로 같은 장면을 찍었을 때 나올 수 있는 변태스러움은 많이 죽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더 변태스럽기도 해요. 정교하게 그린 2D 그림이 보여주면서 동시에 은폐하는 스트립티즈 역할을 하죠. 또 그런 걸 꼼꼼하게 그리는 작업 자체가 무척이나 변태스럽잖아요.

결국 이 짧은 영화는 로맨스로 위장한 우아하고 정교한 포르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더 신선하고 좋은 드라마가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런 것이 있었다고 해도 여전히 영화는 비오는 도심 정원에서 여자주인공의 발을 만지작거리는 소년으로 수렴되었을 거예요. (13/08/25)

★★★

기타등등
다카오도 좋은 선생 밑에서 열심히 공부하면 예쁜 구두를 만들 수 있겠죠.


감독: Makoto Shinkai, 배우: Miyu Irino, Kana Hanazawa, Fumi Hirano, Gou Maeda, Yuka Terasaki, Suguru Inoue, 다른 제목: The Garden of Words

IMDb http://www.imdb.com/title/tt2591814/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06335

    • 기타등등 - 여자한테 만들어준 구두가 안예뻤나 보죠?
    • 맙소사... 풋페티시가 아니라면 영화의 의미가 없다는 건가요.
    • 세번째 문단의 유키오는 유키노로 수정해야할 듯합니다.
    • 풋 페티쉬라는건 제게 뜬금없네요. 남자 주인공이 따발총처럼 머릿속에 있던 얘길 쏟아놓는 장면이 [언어의 정원]에서 핵심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 감각에 집중 한다는 면에서 (???)포르노 물이라고 할 수 있을지라도, 풋페티쉬 포르노는 단면을 과장한 것 같습니다. 발을 만지는 것만큼 빗소리의 쾌감, 햇살의 쾌감도 있으니까요.
    • 저만 야한 느낌을 받은게 아니였군요
    • 너무 단면만 집중하신것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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