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소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

나는 몇 년 전이던가, 악마를 만난 적이 있다.

 

장기라도 내다 팔 정도는 아닐망정 암튼 돈이 꽤나 궁했을 때다.

 

악마는 나에게 간단한 계약 조건을 제시했다.

 

"전임 모 통령의 비자금만큼의 돈을 줄테니, 네 영혼을 다오."

 

나는 잠시 생각한 뒤에 이렇게 대꾸했다.

 

"일시불은 아닐망정 그 배의 돈을 줄테니, 네가 날 주인으로 모시면 어떻겠나?"

 

악마는 다소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더니 이렇게 말했다.

 

"아니, 악마한테 돈이 무슨 소용이 있다고 날 산다는 거야?"

 

이번엔 내가 어이없을 차례였다.

 

"아니, 그럼 넌 너한테 가치도 없는 걸 내고 내 영혼을 사려 했다는 거냐? 그런 말도 안되는 계약을 할 사람이 어디 있나?"

 

악마는 악마답게 무서운 눈으로 날 노려보더니 녹아내리듯 바닥으로 사라졌다.

 

악마가 계산 못한 것은, 내가 경제학을 전공했다는 것과,

 

그리고 지금에 와서는 그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은 걸 후회한다는 거다.

    • 재밌어요. 결말 바꿔서 뭐 시리즈로 이어도 되겠네요.
      이래서 경제학은 전공하지 말아야..
    • 최강검사/ poem II / 리플 감사합니다 ^^
    • 책 제목 하나 뽑아낼 수 있겠네요. "악마를 설득시킨 경제학" 내지는 "악마도 몰랐던 경제학"
    •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

      ㅋㅋㅋ위트 넘쳐요
    • 오. 짧고 강하고 지적이네요. 꺆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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