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편] 손톱

  딱.

  하는 소리와 함께 튀어올랐던 당신의 손톱.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당신은 이내 손가
락으로 다시 눈길을 돌렸다.

  딱. 딱.

  당신의 손톱이 내 등을 할퀴었고, 땀이 식은
등판은 쓰라렸다. 네가 고양이라도 되냐고 투
덜거렸던 그 밤. 그 밤을 떠나보낸 뒤의 아침이
었을 것이다.

  자취방의 노란 장판 한켠으로 튀어올랐던 그
손톱. 나는 놓치지 않았다. 샤워를 마친 당신이
방바닥에 흩어져 있던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던
동안, 나는 엎드린 채로 그 손톱 조각만을 뚫어
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당신의 하이힐이 또각거리며 반지하 계단을
올라갈 때, 나는 방바닥을 기어 그 손톱 조각으
로 다가갔다.

  검지 손가락을 내밀어 살며시 누르자, 손톱
조각이 검지 끝에 붙어 왔다. 옆으로 굴러 누워,
손가락 끝에 달라 붙은 그 유백색의 단백질 조
각을 형광등에 비춰 본다. 곰팡이 슨 천장에 매
달린 형광등은 하리하게 빛났다. 나는 이내 그
것을 코 앞으로 가져와, 냄새를 맡는다. 그리고
검지를 조금 더 아래로 내리고는, 입술을 열었
다. 누런 이 사이로 내민 혀끝에 그 손톱 조각
을 놓는다.

  당신의 조각을, 소중하게 잘근거렸다.

  삼키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나는 손톱을 깎았다. 당신
이 썼던 그 손톱깍이로.

  딱.

  하는 소리와 함께 손톱이 튀어 올랐다.

창작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71 [ZETA] 정수기 2,182 08-14
170 [단편] 별을 따다줘 2,798 08-05
169 [2분 소설] A Walk To Remember 2,776 07-29
168 [이미지] 표현의 자유 2,160 07-23
167 [시] 외로움이란 2,728 07-16
166 [시] 전학생 1 2,612 07-16
165 [엽편] 실쪼가리. 4,089 07-12
164 [연애 웹툰] 투닥토닥 1화 - 그의 정체 5 3,988 07-08
163 [시]시식 1,510 07-02
162 [시]언젠가는 1,828 07-02
161 [시]This Time, Distance 2 1,789 07-01
160 [시] 식은 밤 1,631 07-01
159 [시] Absolute Terror Field 4 2,989 06-19
열람 [엽편] 손톱 1,712 06-18
157 [한장 수필] 쉼 1 1,716 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