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언데드 다루는 법 Handling the Undead (2023), 뻐꾹! Cuckoo! (2024)- 부천영화제

언데드 다루는 법  Håndtering av udøde


노르웨이-스웨덴-그리스, 2024.   ☆☆☆ 


A Nordisk Film Egmont/Einar Film/Zentropa Sweden/Filmiki Athens/Film I Väst/Oslo Filmfond Co-Production. 1시간 33분. 화면비 2.39:1. 


Director: Thea Hvisthendahl. Screenplay: Thea Hvisthendahl, John Ajvide Lindqvist. Cinematography: Pål Ulvik Rokseth. Music: Peter Raeburn. Special Makeup Effects: Morten Jacobsen. Production Design: Linda Janson. 


CAST: Bjørn Sundqvist (말러), Renate Reinsve (안나), Dennis Østry Rudd (엘라스), Bente Børsum (토라), Olga Damani (엘리사베트), Anders Daniel Sen Lie (다비드), Bahar Pars (에바), Inesa Dauksta (플로라). 


HANDLING THE UNDEAD POSTER #1 


뻐꾹!  Cuckoo!  



독일-미국, 2024. ☆☆☆ 


A Focus Features/Fiction Park/Waypoint Pictures Production. Distributed by Neon/Universal Pictures. 1시간 42분. 화면비 2.35:1. 


Director & Screenplay: Tilman Singer. Cinematography: Paul Faltz. Production Design: Dario Mendez Acosta. Music: Simon Waskow. 


CAST: Hunter Schafer (그레첸), Marton Czokas (루이스), Jessica Henwick (베스), Dan Stevens (쾨니그씨), Konrad Singer (에릭), Jan Bluthardt (헨리), Mila Lieu (알마). 


CUCKOO POSTER #1


닥터큐: 제 28회 부천영화제의 두번째 리뷰 되겠습니다. 역시 연미국씨와 함께 합니다. 

연미국: 요번에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많이 보신 것 같은데요? AI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 어쨌다 하는 이유때문에 본 단편작들을 제외하고라도 거의 열 두편정도 관람하신 것 같은데요. 

큐: 예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지난해처럼 미국에 귀국한 다음에 다른 경로로 찾아서 보게 될 영화들까지 합치면 상당한 편수가 되겠습니다. 

연: 저야 뭐 좋죠. 그럼 가보실까요. 


큐: 첫번째 작품은 [언데드 다루는 법] 이군요. 제목만 보자면 가벼운 좀비 코메디를 연상시킵니다만, 알맹이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암울하고 어두운 북구형 사회심리적 호러죠. 

연: 아이디어는 솔직히 진부합니다. 좀비라는 제재가 진부한 것이 아니라, 이런 형태의 “잔잔한 생활형 좀비영화” 가 이미 여러 편 나왔죠. 유럽영화에 특화된 느낌도 들고. 

큐: 예. 이런 작품들의 패턴은 여러 형태와 양상의 감정적인 고통을 끌어안고 있는 일군의 캐릭터들이 죽어서 땅 속에 매장해두었거나 기타 완전히 사망신고가 난 사람들이 갑자기 회생해 돌아온다는 상황과 맞닥드리게 된다는 것이죠. 아마도 아이러니칼한 의미로 붙였을 제목과는 달리, 이런 상황에 대해 무슨 얼어죽을 대처 방법 매뉴얼이 있을 리가 없죠. 더군다나 이 한편의 주인공들은 가족들의 죽음에 의해 벌어진 상실감과 슬픔을 제대로 제어하고 있지도 못하는, 좀 평균보다 더 망가지거나 현실부정이 심한 사람들입니다. 


연: 원작자는 [렛미인] 의 욘 아이비데 링크비스트네요. 난 최근에 쓴 작품인줄 알았는데, 2005년에 출판된 것이니 거의 [렛미인] 의 원작과 동시기에 쓰여진 한편입니다. 

큐: 이 아이디어는 시류를 반영한다거나 그런 것은 완전히 아니고, [렛미인] 이 로맨틱 흡혈귀 설정을 북구적인 정서로 풀어낸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좀비-언데드 설정을 다루는 데 목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연: 소설은 읽어보지 않았습니다만, 좀 더 사회파 SF 적인 성격을 띄고 있지 않나 싶군요. 회생한 사람들을 다루는 정부 부서도 생겨나고 그런 방향으로 나가는 듯 해요. 솔직히 별로 읽어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큐: 미국이에게는 영화판 [렛미인], 스웨덴 미국판 둘 다 별로였으니까요. 

연: 그렇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 한편도 미적인 감각의 통일성이 있고, 특히 사운드 디자인과 아파트 단지와 공동묘지 등의 풍경을 잡아내는 펠 울비크 록세트의 촬영의 건조하면서도 억압적인 질감 등에서 일류의 공력이 느껴집니다. 계절적으로는 여름인 것 같은데, 독특하게 탈색되었고 생기가 박탈된 것 같은 비주얼로 일관하거든요. 그러나 역시 보고 나면 “그래서 뭘 어쨌다는 건데? 이걸로 뭔가 내가 감동을 받고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을 얻어야 하는 건가?” 라는 조금 심술궂은 감상이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런 식의 생활밀착형 묘사로 내가 보기에는 완전 재수없고 현실 부정에 빠진 사람들을 응시하는 것이 뭔가 일반 호러영화에서 더 앞서 나아간 것으로 여기는 분들이 꽤 계실 거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면 더욱 심술이 발동하죠. 


큐: 역시 이번에도 내가 미국이보다 약간 더 평가가 높은 것 같은데요. 사실 이 한편은 3분의 2정도에 다다르면 [산송장들의 밤]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지지 않은 좀비영화로 귀결됩니다만, 이 부분의 연출은 나쁘지 않았어요. 확실히 따지고 보면 새롭지도 않고 딱히 흥미있지도 않은 제재와 설정을 가지고, 뭔가 장중하고 비극적인 얘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폼을 잡고 있다는 혐의가 적용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연: 그렇다니까요. 죽은 아들이 살아 돌아온다는 얘기로 따지자면 밥 클라크의 1974년작 [Deathdream] 이 생성해내는 비극적이고 처참한 분위기에는 발치에도 못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큐: 아 뭐 그런 고전적인 명작과 비교할 것까지야. 

연: 암튼, 저는 별로였습니다. 피터 레이번 (이 이름은 영미식 이름인 것 같은데 아닌가요? 페터 라에부른 이라고 읽어야 되나) 이라는 분이 담당한 음악도 적당히 효율적이긴 한데 나중에는 통속적이라고 느껴졌어요. 

큐: 아마도 감독 테아 흐비스텐달의 의도를 제대로 짚지는 못한 해석일수도 있지만, 그냥 불온함과 불안함의 정서를 강조한 “천천히 움직이는” 좀비영화로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재미있고 의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전략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연: 뭐에요 닥터큐도 별로셨군요. ^ ^ 

큐: 아뇨, 아까 말했다시피 잘 만든 영화라는 것은 인정합니다. 우리의 취향이 아니라고 해서 다른 관객분들도 감동이나 성찰이 전무한 채로 끝날 거라는 성급한 결론을 내릴 필요는 없죠. 


연: [뻐꾹!] 은 완전히 반대되는 스타일의 한편이군요. 이쪽은 굉장히 널널하고, 키취적이고, 여러 의미로 괴상한 영환데, 재미는 있고 일면 꽤 창의적인 구석이 보이기도 하는 한편입니다. [언데드 다루는 법] 이 호러영화를 무시하는 (사실 호러라는 장르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높게 평가할 만한 영화라면, [뻐꾹!] 은 왕허접하고, 지리멸렬하고, 아귀가 하나도 안맞는 데 뭔가 희한뽕짝한 것들이 마구 나오는 그런 컬트 워너비 영화에 열광하는 관객들에게 추천드릴 수 있겠습니다. 

큐: 미국이는 벌써 마음에 드셨군요. ^ ^ 

연: [언데드 다루는 법] 보다는요. 물론 그쪽보다는 싼티가 마구 납니다. 여기서 “싼티” 라는 것은 당연하지만 제작비나 프로덕션 퀄리티 얘기는 아니구요. 뭔가 장엄하고 무거운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 이런 주제적인 성과는 눈 씻고 찾아도 없다는 뜻입니다. 


큐: 독일 영환데, 포커스 피쳐즈하고 네온이 자본금을 댔으니 정확하게는 미국과의 합작입니다만, 유럽 배우들이 영어로 대사를 말하는 그런 종류의 유럽 장르영화들의 문제점이 강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틸만 싱어는 [Luz] 라는, 이것도 알고서 이렇게 혼란스럽게 찍은 것인지 아님 그냥 실력이 없어서 헷갈리게 만들어 놓은 것인지 확정할 수 없는 심리 호러 장편 데뷔작 (전 아직도 이게 뭔 얘기를 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두 번 봐서 확인할 만큼 마음에 드는 영화도 아니었고요) 으로 꽤 입소문을 탔습니다. 전작에 비하면 이쪽은 수미일관한 스토리도 있고 SF 적인 설정도 나름 이해가 갑니다만, 배우들의 연기도 제각각이고, 캐릭터들은 개진지한데 관객들 입장에서 보면 패러디인지 코메디인지 알 수 없는 그런 상황이 처음부터 끝까지 벌어지죠. [이언 플럭스] 에 나왔던 마틴 소카스도 나오고, [왕좌의 게임] 의 제시카 헨윅 (이분은 이름은 헨윅이지만 인종적으로는 동양계) 도 주인공 소녀의 러브 인터레스트 역할로 등장하시는데, 연기를 못한다고는 말할수 없습니다만, [언데드] 의 캐릭터들이 왕재수없고 마주치기 싫긴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 부류의 사람들인 데 반해, [뻐꾹!] 의 캐릭터들은 자기가 대단한 천재라고 생각하는 중2병 말기 증상에 걸린 웹툰 작가가 그려놓은 것 같은, 완전 2차원적으로 납작한 장르적 세계에서만 존재하는 인물들이에요. 누가 봐도 백퍼 영국인인데도 “헤르 쾨니그” 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흑막 캐릭터를 연기하는 댄 스티븐스와 국제경찰관을 사칭하는 얀 블루타르트가 대립하는 시퀜스는 마치 1970년대 3류 마카로니 웨스턴에 리처드 존슨과 페터 라이너가 악덕 목장주와 그에게 가족을 잃은 농부, 뭐 그런 역할로 나와서 “정극연기” 를 열심히 피로하는 그런 상황을 연상시킵니다. 객관적으로 연기를 못하는 건 아닌데 현실미나 박진감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죠. 

연: 반면에 괴상망측하게 창의적인 면면들도 보입니다. 대놓고 [수정날개를 지닌 새] 등 이탈리아 고전 호러를 레퍼런스하는 “광녀” 의 첫 등장 신도 나쁘지 않았고, 무엇보다 그 “광녀” 의 초능력을 묘사하는 방식이 괴팍하지만 흥미있어요. 

큐: 전 한 두 번정도 이 “울대 진동” 장면 (스포일러이기 때문에 무슨 얘긴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습니다만, 영화를 실제 보시면 뭔 소린지 대번에 알 수 있습니다) 을 봤을 때는 로컬 타임 슬립을 하는 초능력인가? 하고 갸우뚱했는데, 끝까지 보고 나니 그 광녀에게 당한 대상들이 의식이 마비되어서 아무 행동을 못하는 것을 보여주는 방식이더라고요. 혼란스럽지만 (이런 혼란성이 아예 감독의 시그니처 스타일인지?) 확실히 딴 데서 보기 힘든 묘사긴 해요. 


연: “광녀” 의 정체도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는 더 고전적으로 삭막하게 황당한 아이디어더군요. 뭔가 진짜 50년대 북미 초저예산 SF 호러에서 차용했음직한 그런… (물론 시대가 시대인지라 구체적인 묘사는 보여줄 수 없었겠지만) 

큐: 전 그레이 외계인이 60년대 패션의 스카프 두르고 레인코트를 입은 페이 더나웨이로 변장한 것 같은 인상이었습니다. 

연: 악 ㅋㅋㅋㅋ. 그래도 독창성에서는 점수를 주실 수도 있지 않을까요? 

큐: 북미에서 일반적인 영화인들이 이 아이디어로 호러나 SF 로 제작한다면 절.대.로. 이런 모습을 하고 영화에 내보내지는 않을 것은 확실하니까, 그런 점에서는 “독창적” 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근데 전 좀… 몰입이 힘든 영화였습니다. 클라이맥스에 쾨니그와 헨리 (블루타르트가 연기한 캐릭터) 가 서로에게 기관단총과 권총을 겨누고 일촉즉발의 상태인데, 그 와중에 시간을 듬뿍 들여서 머리에 붕대를 칭칭 감은 주인공 그레첸이 의붓동생 (얘도 왠지 동양계) 알마와 눈물의 포옹을 하면서 “나는 항상 널 사랑했어! 널 결코 버리지 않을거야!” 투의 대사를 읊고 있는 걸 보면, 여러 생각이 들 긴 하는데 그 어떤 것도 “감동” 과는 거리가 멀죠. 


연: 잘 나가는 배급사 네온이 달겨든 걸 보면 최소한 북미 시장에서는 입소문을 탈 컬트영화로 이미 견적이 나온 듯 하네요. 

큐: 그건 잘 못 본건 아니겠죠. [Luz] 보다는 알기 쉬운 한편이니까. 그러나 그걸 감안하더라도, 유럽 연기자들이 영어로 찍은 영화라도 조금 더 정교하거나 세련된 방식으로 나온 작품들이 더 있을 법 합니다. 


연: 알겠습니다. 그러면 별점에 있어서는 저의 저평가와 고평가, 닥터큐의 고평가와 저평가를 반영해서 동점이 나왔습니다. 둘 다 그런대로 볼만했다고 결론내릴 수 있겠네요. 

큐: 나쁘지는 않았어요. 단지 요번 부천에서 본 작품들 중에서는 평균치를 그렇게 윗돈다고 볼 수는 없겠습니다. 

연: 네 그럼 다음번에는 뭘로 가나요? [신사] 나 [둠벙] 등의 일본 또는 한국, 한일 합작작품들? 무려 줄랍스키의 [포제션] 을 리메이크한 인도네시아 영화도 보셨던데, 그건 어때요? 

큐: 일단 듀나님 데뷔 기념 컨퍼런스가 끝나야 좀 여유가 생길 테니까 ^ ^ 그 때 다시 만나도록 하죠. 

연: 옙 그럼 또 불러주세요!

    • 뻐꾹!도 꽤 재밌을 것 같은데 언데드 다루는 법이 더 관심이 가네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주연배우도 반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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