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본 것들

상을 치르고 난 직후에는 당분간 영화 같은 거 볼 마음이 생기겠나 싶었는데 그래도 습관이 무서운지 제가 사람이 얄팍한지 여가시간에는 그냥 평소대로 컨텐츠들 보다가 웃기면 웃고 그렇게 되더군요. 하하;;

그냥 당분간은 가끔 예전처럼 본 것들 중에서 괜찮았던 작품들 간략하게 추천글 올려보겠습니다.


'대도시의 사랑법' 시리즈 (2024년작, 넷플릭스 8부작, 편당 4~50분)

g-uPFeKvJ27wtb3UkpqM7Ppcd7iT28nOGsIqYpzcS9IZeZQmBkZnhz-pGBPSvgqRKlYfyVZ2kwEGGcPYyORoBQ.webp- 얼마전에 영화판 추천글을 올렸었는데 원작자가 직접 각색에 참여한 시리즈도 거의 동시에 공개가 됐었죠. 확실히 제가 보면서 느낀 것도 그렇고 눈치도 많이 보고 대중적인 타협을 한 것으로 보이는 영화에 비해 시리즈는 당연히 원작에 더 충실하게 만들어진 것 같고 리뷰들도 그래서 원작팬들이 더 만족한 것 같더군요.

동거하는 헤테로녀, 게이남이 동등한 비중으로 우정에 무게가 실렸던 영화에 비해 시리즈는 주인공 이름(고영)도 책에서 그대로 가져왔고 아무래도 분량의 여유가 있다보니 정말 한국의 한 평범하면서 특별한 게이청년의 10년에 걸친 성장담을 지켜본 것 같고 마지막엔 괜히 짠하고 뿌듯하고 그렇네요.

흥미롭게도 네 명의 감독이 2화씩 맡아서 연출했는데 국내 멜로장인 허진호 감독이 만든 3, 4화도 좋았지만 영에게 가장 중요한 상대인 규호와의 관계를 다룬 마지막 네 편이 특히 훌륭했습니다. 홍지영(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김세인(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감독이 각각 맡았는데 이 스토리에서 무언가를 영화화하려면 바로 이 파트가 되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랬다면 이성애자 여주인공 역할에 김고은 같은 스타배우를 캐스팅 할 수 없었을테니까 뭐 그런 거겠죠.

영화만 보셨던 분 혹은 영화나 이 원작을 모르셨던 분들께도 퀴어물에 거부감이 있는 게 아니라면 자신있게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트윈리스' 영화 (2025년작, 왓챠, 1시간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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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터, 사진들 분위기가 좋고 끌려서 감상했습니다. 쌍둥이 한쪽을 미리 떠나보낸 쌍둥이들을 위한 모임 '트윈리스'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두 남자의 기묘한 우정 이야기 입니다.

시작 후 약 20여분만에 일종의 반전이 나오고 그제서야 오프닝 크레딧, 타이틀이 뜨는데요. 초반에 공개되는 만큼 엄청 결정적인 비밀은 아니지만 그래도 역시 모르고 보시는 게 최선이겠죠. 제임스 스위니(사진 오른쪽)라는 한국계 혼혈 감독 겸 배우가 각본, 연출, 주연을 도맡았는데 이게 두번째 연출작이라고 합니다. 굉장히 어색하고 뻘쭘한 엇박자에 가끔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보는 사람 민망하게 만드는 웃어야할지 찡그려야할지 모르겠는 코미디 감각과 가슴이 저리도록 따뜻하고 감동적인 드라마를 잘 섞는 재주가 있으신 것 같았어요. 연기도 괜찮았지만 창작자로서 더 재능이 있으신듯한데 앞으로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응원할 북미 영화인이 더 늘었습니다.

올해 초 '직장상사 길들이기'에서 불쌍해야하는데 전혀 안불쌍하게 만드는 캐릭터를 잘 소화해낸 딜런 오브라이언도 전~혀 다른 1인2역을 훌륭하게 해냈습니다. '틴 울프'라는 틴에이지 티비 시리즈로 인기를 모은 분이시라는데 역시 주목해야할 젊은 배우가 되겠네요.

또 한가지 이 영화는 '기생충' 등으로 봉준호와 주로 작업해왔던 국내 음악가 정재일의 첫 해외 진출작이기도 하답니다. 막귀로 들었지만 작품 분위기를 아주 딱 맞도록 잘 잡아주는 스코어였어요. 왓챠에 있긴한데 개별구매로 보셔야합니다. 죄송합니다(?)


타케우치 마리야 - Plastic Love

 

- 최근에 오랜만에 다시 씨티팝에 꽂혀서 플리 만들어서 운전할 때 듣고 다니고 있는데 뒤늦게 인기를 얻어 이 장르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이 곡이 2020년대 들어서 틱톡 등에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무려 발표된지 37년만에 뮤직비디오가 나왔었다고 하더군요. 주인공 연기하신 분도 느낌있고 내용, 영상 다 좋네요.


마츠바라 미키 - 한밤중의 도어~Stay With Me

 

- 이것도 씨티팝 모음 듣다가 오랜만에 재발견한 곡입니다. 누가 이렇게 추억의 일본애니랑 실제 가수영상을 적절하게 믹스한 이런 고퀄 영상을 만들어서 올려놨더군요.

    • 레이디버드님 영화 소식 감사합니다. 틴 울프때부터 딜란 오브라이언을 눈여겨 봐 온 사람으로서 선댄스 공개부터 화제를 모았던 '트윈리스'를 국내에서도 볼 수 있다는 소식이 제일 반갑네요. 개봉할 거라는 기대는 (거의) 없었지만 벌써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볼 수 있을 줄도 몰랐습니다. 꼭 챙겨보도록 하겠습니다~ 

      • 댓글 감사합니다. 그 틴 울프가 다른 초대박난 시리즈들 만큼은 아니어도 은근히 팬층이 탄탄한 것 같더라구요. 생각해보니 이 배우를 '러브 앤 몬스터스'에서도 봤었습니다.

        저는 이런 영화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이럴 때는 숨겨진 보석 발견한 기분이라 참 좋더군요. 돈을 추가로 쓰셔야하지만 작품이 워낙 좋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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