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바낭] 앤솔로지는 괜찮은 에피 몇 개만 건지면... '귀신 부르는 앱: 영' 잡담입니다
- 올해 영홥니다. 런닝 타임은 87분. 스포일러는 아래 따로 적을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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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귀신을 '보는' 앱으로 만든 걸로 나오지만 보다 보면 '부르는' 기능도 있는 것 같기도 하구요...)
- 앤솔로지니까 늘 그렇듯 간단하게 전체 소감부터 적고 개별 에피소드 얘길 해보겠습니다.
총 여섯 개의 에피소드 중에 하나는 아주 별로, 하나는 별로, 둘은 그냥 그랬지만 나쁘지 않았고 나머지 둘은 상당히 괜찮았어요. 결국 '나쁨'에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가 2/3였으니 이 정도면 성공적인 호러 앤솔로지인 셈이죠. 보통은 타율이 5할만 조금 넘어도 흐뭇하거든요. V/H/S 시리즈처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앤솔로지도 그러한데 이 갑자기 툭 튀어 나온 한국의 가난한 인디 호러 앤솔로지가 이 정도면 만족해줘야... ㅋㅋㅋ
그러니 한국, 혹은 아시아 스타일 호러 영화들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큰 기대 없이 한밤중에 불 꺼놓고 틀어 볼만한 정도. 뭐 그 정도는 되는 준수한 영화였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큰 기대 없이'요. ㅋㅋ 뭔가 되게 참신하거나 임팩트 강렬한 이야긴 또 없거든요. 무난 평범한 느낌인데 은근 잘 만들었네? 이 정도면 썩 괜찮네?? 라는 정도를 맥시멈으로 잡아도 괜찮으시다면 한 번 보세요. 전 만족했습니다! 라고 적고 이제 개별 에피소드 얘기로...
1. 잠금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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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또 라이브 방송 호러인가? 했는데 아닙니다. 정확히는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데 별 의미는 없구요...)
- 한 무리의 고등학생 아이들이 한밤중에 심령 스팟을 찾아 라이브 방송을 합니다. 자기들이 개발한 귀신 보이는 앱으로 끝내주는 걸 보여주겠다며 스팟에 있던 사당 비슷한 곳에서 혼을 풀어주는 의식 같은 걸 시전하는데 뭐 당연히 귀신이 나타나서 얘들을 하나씩 죽이기 시작하겠죠.
- 액자는 아니고 영화 전체 에피소드들을 아우르는 프롤로그 격의 이야깁니다. 영화 제목의 그 앱이 등장하고, 이후의 에피소드들 주인공 핸드폰에 자꾸 저 앱이 깔리면서 귀신을 보게 되거든요. 근데... 그게 전부입니다. 여러 캐릭터들이 나오지만 설정도 없고 배경도 없고 관계성도 없고 그냥 아무 것도 없어요. 우루루 몰려가서 귀신 부르고 우아아악!! 하다 보면 끝나는 이야기라 줄거리랄 것도 존재하지 않고. 그렇더라도 호러 장면이 참신하거나 되게 잘 연출됐거나 했음 볼만 했겠지만 그것도 아니어서요. 제겐 최악의 에피소드였습니다.
2. 새벽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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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순간 포착으로 올리니 개그 장면 느낌이지만 실제로 보면 나름 무섭습니다. ㅋㅋ)
- 사람 죽은 장소들을 전문으로 입주 청소 비슷한 걸 하는 두 여성이 주인공입니다. 제목 그대로 새벽에 출근하던 길의 대화에 따르면 그 중 한 명의 핸드폰에 귀신 앱이 설치 되었다나봐요. 그래서 방문한 그 장소엔 당연히 귀신이 있겠고. 그래서 둘의 개고생이 시작되는데...
- 줄거리라고 하면 위에 적은 저게 답니다. 이후로는 호러 장면과 호러 장면과 호러 장면의 연속으로 달리다가 끝나요. 그리고 그 호러 장면들은 뭐... 준수합니다만 크게 좋을 정도까진 또 아니었고. 보는 동안은 나름 긴장도 되고 살짝 무섭기도 하고 그런데 이야기란 게 너무 없다 보니 끝을 보고 나면 살짝 '어쩔' 이란 생각이 드는 그런 이야기였어요. ㅋㅋ
3. 고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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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어디서 본 분이닷! 하고 검색해 봤는데 이게 연기 데뷔작이었다는 박서지 배우님. 대체 왜 저는...;)
- 한밤중에 엄마가 고등학생 딸을 시외 고속 버스에 태웁니다. 갑자기 진로 지도를 해 줄 훌륭한 분을 찾았다며 급하게 보내는데 목적지는 제목대로 강원도 고성이구요. 버스의 승객은 딸과 딱 봐도 귀신처럼 생긴 여성 승객 하나 뿐인데 이 분이 자꾸만 샤샤샥 눈에 안 보이는 무브먼트로 다가와서 '자리 좀 바꿔주실래요?'라고 진상질을 하는 이야기네요.
- 사실 이 에피소드 역시 이야기는 이게 전부이긴 해요. 근데 심야 고속 버스라는 배경을 잘 살려서 정말로 긴장감 넘치는 호러 장면들을 계속해서 이어가니 아쉬움 느낄 틈이 없구요. 또 나름 뻔하지만 이런 이야기에 걸맞는 반전 엔딩 같은 걸로 구색도 맞춰 줘서 재밌게 봤습니다. 제겐 베스트 에피소드였네요. 호러 좋아하신다면 이 영화가 안 땡겨도 이 에피소드는 한 번 보세요. 훌륭합니다.
4. 콜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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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외국인 배우가 주인공? 이라 생각했지만 뭐, 요즘 한국이면 이제 별 이유 없이 이런 캐스팅하는 게 이상할 것도 없겠죠.)
- 중고 핸드폰을 손 봐서 재판매 하는 업체입니다. 한국인 사수가 퇴근해서 홀로 남은 부사수 외국인 노동자님께서 사수가 절대 손대지 말라고 한 컴퓨터를 켜고 사수가 그동안 모아 놓은 핸드폰 사진, 영상들을 구경하는데... 이것들은 당연히 절대 남이 봐선 안 될 개인적인 것들이었고. 결과적으로 귀신이 출동합니다.
- 아주 교훈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죠. 이런 행위 자체가 심대한 범죄 행위인 데다가 주인공이 보는 영상들 중 영화에서 콕 찝어 보여주는 건 그나마도 불법 촬영이거든요. 나타나는 귀신도 그로 인해 목숨을 끊은 여성인 듯 하구요. 이렇게 컨셉과 메시지는 좋고 연출도 나쁘진 않은데 호러 장면이... 뭐랄까. 보고 나서 기억이 안 납니다. ㅋㅋ 그러니 별로였던 걸로.
5.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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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긴장되고 무서웠던 건 '고성행'이었지만 가장 재밌었던 건 이 에피소드였습니다.)
- 아직 나이도 젊건만 병이 든 건지 사고를 당한 건지 중증 장애 상태로 요양 병원에 입원해 있는 남자가 주인공입니다. 근데 자꾸 귀신 같은 게 보여요. 하지만 본인 상태가 워낙 그래서 그걸 돌봐주는 사람들에게 어필도 못 하며 혼자 고통 받구요. 그러다 돌봐주던 사람이 개인 사정으로 슬쩍 자리를 비운 사이에 그 귀신이 본격적으로 공격을 시작하는데...
- 아이디어가 좋습니다. 의사 표현을 못하는 상태의 사람이 귀신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갑갑해하는 설정도 나름 신선하지만 중반 쯤에 밝혀지는 반전(?) 같은 게 헐? 하게 되는 좀 놀라운 것이었거든요. 이후로 이어지는 이야기도 그 반전 설정을 잘 녹여서 사실 별로 안 무서웠음에도 불구하고 재밌게 봤습니다. 제겐 이 에피소드가 두 번째로 좋은 이야기였네요.
6. 귀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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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신 여성 생활 밀착형 호러. 라는 소장르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는 이야기였구요.)
- 젊은 여성이 홀로 새 월세방으로 이사를 들어갑니다. 집 상태도 그렇고 여러모로 구리고 수상한 느낌이지만 값이 워낙 싸야 말이죠. 하지만 세상에 너무 싼 것들은 다 이유가 있다잖아요. 곧 수상한 이웃들과 정체 모를 사람 그림자들에 둘러 싸이게 될 우리 주인공의 건투를 빌어 보아요...
- 이제는 많이 흔해져 버린 설정과 이야기죠. 해외 영화들로만, 그 중에서 꽤 괜찮았던 걸로만도 서너 편 정도가 떠오르고 국내 작품으로도 몇 개는 이미 있었구요. 그리고 이야기도 좀 덜컹거립니다. 각본을 좀 덜 다듬었는지 이해가 안 되는 장면 연결도 거슬렸구요. 그런데... 그냥 이해를 포기하고 각 장면 장면들의 악몽 같은 불쾌함, 공포감만 즐긴다면 그 쪽으론 또 나쁘지 않게 잘 연출된 이야기였습니다. 칭찬까진 못 해주겠지만, 이런 앤솔로지 중 한 자리를 차지하는 소품 괴담으로선 나쁘지 않았다. 정도라고 할 수 있겠네요.
+ 이 영화의 가장 괴상한 점은 제목과 그 설정입니다. 일단 제목 꼴을 보세요. 이게 사람들 보고 싶어질 제목입니까? ㅋㅋㅋ 감 다 떨어진 으르신이나 붙일 법한 제목이라서 듀나님 리뷰가 아니었음 스킵할 뻔 했구요. 또 듀나님께서 리뷰에서 언급하셨듯이 그 '영' 이라는 앱이 하는 일이 없습니다. 처음 두 에피소드에서만 조금 활용되고 이후 에피소드들에선 무의미하게, 일종의 '전조' 같은 느낌으로만 등장하고 활용도가 0이에요. 어쨌든 이야기들 괜찮았으니 큰 불만은 아니지만, 대체 어떻게 이렇게 기획이 된 걸까? 라는 호기심이 드네요.
++ 출연진 면면을 봐도 짐작할 수 있듯이 초저예산 영화겠고. 개봉할 때 제작진이랑 배우들이 흥행 공약을 건 게 10만명 돌파였대요. 하하. 근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이야기가 거의 없는 에피소드는 사실상 생략 수준으로 간단하게 적어요.
1. 잠금해제 : 이야기도 캐릭터도 없는 에피소드라서 스포일러랄 게 없습니다. 산에서 제사 같은 거 지내서 귀신들을 풀어주니 사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고 이상한 게 보여서 다들 꺅꺅하고 흩어져 뛰어다니다가 그냥 다 죽어요. 그나마 어떻게 죽는지 나오는 캐릭터들은 보람찬 편이고 어떤 캐릭터는 다들 방방 뛰는 와중에 이미 죽은 채로 발견되고 그럽니다. 대체 각본은 어떻게 생겼는지 한 번 찾아서 읽어 보고 싶었네요. ㅋㅋㅋ
2. 새벽출근 : 역시 별 거 없습니다. 갑자기 이 장소에 없어야 할 사람이 나타나서 후다닥 뛰어간다든가. 같이 일 하는 사람에게서 이상한 전화가 걸려온다든가. 그 사람이 귀신에 빙의해서 무시무시한 소릴 해대는데 정신 차려 보니 아무 일 없었다든가. 화장실에 가 있는데 문 밖에 다른 사람이 와서 문을 막 두드린다든가... 등등이 벌어지다 결국 다 죽어요. 그나마 마지막에 아무 것도 없는 공간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서 제목의 그 앱을 켜고 들이대니 귀신이 보이더라. 라는 장면을 넣어서 컨셉에 성의는 보여줬다는 게 가장 큰 의의...
3. 고성행 : 그래서 뒷자리 기분 나쁜 손님은 자꾸만 순간 이동을 해가며 깜짝 놀래키구요. 저 멀리 뒤에서 좌석들 틈새로 음침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어서 무섭게 만들구요. 무서워서 엄마에게 전화를 하니 엄마는 속 편하게 그냥 '그냥 자리 좀 바꿔주지 그러니' 같은 말만 하구요. 가뜩이나 사이도 안 좋았던 모녀지간이 더 망가지는 느낌입니다만. 암튼 휴게소에 들렀을 때 이 여자가 화장실까지 따라와서 자리 바꿔 달라 그러니 대충 밀치고 달려서 혼자 버스에 탑승. 그러고 출발까지 해 버리니 나이스! 였지만 잠시 후 이상하게도 버스의 빈 좌석 표시판 상으로는 그 여자 자리에 누가 앉아 있는 걸로 표시가 되고. 그 앉아 있는 표시가 띡. 띡. 띡. 하며 천천히 주인공 자리까지 다가와서는...
장면이 바뀌면 여전히 밤인데 아마 같은 날인 것 같아요. 근데 버스는 출발점으로 돌아왔고 버스에서 내리며 세상 반갑고 얌전하게 인사하는 딸은 아무래도 귀신에게 몸을 빼앗긴 것 같죠. 근데 이때 엄마랑 버스 기사의 대화를 보니... 애초에 버스 기사랑 엄마가 짜고서 딸의 영혼을 버스 안 귀신과 바꿔치려고 했던 건가 봅니다. ㅋㅋ 그래서 엄마는 한결 온순해진 딸에게 만족하며 함께 집으로 돌아가고, 홀로 버스에 남겨진 주인공이 공포에 질려 절규하는 모습으로 끝이에요.
4. 콜렉터 : 그래서 우리의 주인공은 직장 사수의 비밀 폴더를 열고 불법 영상들을 흥미진진하게 구경하는데요. 그러다 숨겨진 카메라를 발견하고 남자 친구에게 마구 화를 내는 여자가 보이구요. 보아하니 결국 남자가 여자에게 폭력을 쓰는 것 같은데... 다음 영상을 보니 시간이 좀 흐른 후에 그 남자가 혼자 침대에 누워 있다가 영상에 보이지 않는 어떤 존재에게 마구 두들겨 맞고 죽는 모습이 보입니다. 으악! 하고 겁에 질리는 순간 귀신이 나타나고. 주인공은 도망치려 하지만 뭐 출입문이 잠기고 뭐가 어떻게 되고 해서 건물 안에서 엉엉 울며 달리다가 아까 퇴근한 줄 알았던 사수가 눈알이 후벼진채로 죽어 있는 걸 발견하고 정신줄을 놓게 되구요. 결국엔 여자 귀신에게 붙들려 본인 눈알도... 라는 엔딩입니다.
5. 자신 : 위에 적은 대로 중증 장애로 말도 못하고 몸도 못 가누는 우리의 주인공. 밤새 돌봐줘야 할 사람은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별 일 있겠냐'라는 맘으로... 그래도 사정을 열심히 설명한 후에 핸드폰 하나를 통화 상태로 놓고 보조 배터리까지 연결해서 주인공 곁에 두고 떠나요. 하지만 곧바로 여자 귀신의 공격이 시작되는데... 겁에 질려 고통 받는 듯 했던 주인공이 갑자기 겁나 침착하고 쏘쿨한 말투로 귀신에게 말합니다. 야. 근데 이거 꿈이잖아. 니가 계속 이래서 뭘 어쩔 건데? 결국 나 죽이지도 못하잖아?? 그러자 여자 귀신은 피눈물을 흘리며 울부짖는데... 잠시 후 이어지는 남자의 말과 회상 장면을 보니 이게 뭡니까. 알고 보니 주인공이 원래 여자들만 노리는 연쇄 살인범이었던 겁니다. 찾아온 귀신은 희생자였구요. 그래서 꿈 속에서나마 이죽이죽거리며 귀신을 조롱하고 약올리는 주인공... 인데. 아마도 그 앱의 영향인지 뭔지 줄줄이 소환된 피해 여성 귀신들이 힘을 모아 남자의 목을 조르고, 결국 죽이는 데 성공합니다. 잠시 후 자리 비웠던 간병인이 돌아와 이 남자가 죽었음을 확인하고, 자기 책임이 없게 하려고 원래 세팅해 놨던 핸드폰이랑 보조 배터리를 치워요. 끝입니다.
6. 귀문방 : 이건 뭐 설명할 게 없어요. ㅋㅋㅋ 그냥 여자가 혼자 사는데 자꾸만 슥 슥 사람 그림자가 돌아다니고. 문이 혼자서 닫히거나 열리고. 그러는 가운데 집 주인 할배는 아무리 봐도 미친 놈 같은 기괴한 표정과 말투로 주인공을 괴롭힌단 말이죠. 그러다 주인공이 아랫 층 집 주인네 집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를 듣고 가 보니 이 할배놈이 범인이었어요. 무슨 주술 같은 걸 하면서 주인공을 저주하고 있었던 건데, 조용히 도망치는 데 실패해서 할배가 눈치를 채 버리고. 결국 주인공의 집으로 총출동한 정체불명의 남자 사람 그림자들이 '라이츠 아웃' 처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어택을 시전하면서... 며칠 후 다시 빈 그 집을 흐뭇한 표정으로 청소하는 집 주인 할배의 모습으로 엔딩이에요.